[듀게 대나무 숲] 급식민원...

2011.05.27 20:51

수지니야 조회 수:1358

오늘 점심시간에 학교급식 민원건으로 교육청 급식 담당사무관님과 급식 담당 선생님..이렇게 두분이 오셨습니다.

어느 학생이 교육청 민원게시판에 학교급식 민원을 넣어서 왔다고 하셨는데요.

사무관님이 직접 학생들에게 급식에 대해서 물어보시고 직접 식사도 하고 가셨습니다.

 

학생들이 아직도 육류만을 선호하고 자기가 먹고싶은 양만큼 못먹어서 투정을 부린다고 해도

학교급식에 익명으로 올릴정도로 심한 불만은 없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의 아이들은(원래는 인문계였으나 올해부터는 실업계가 신설된 남학교)

급식에 불만이 있으면 대놓고 불평하거나 전화로 민원을

걸어서 불만사항을 제기할 정도로 직선적인 패턴입니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학교급식 전자조달 입찰'방식으로 인하여

급식의 질이 작년대비 어느정도 좋아진 상태입니다.

(정상가격보다도 훨씬 부풀려진 가격으로 납품받은 '수의계약' 방식이 아님)

하지만 구제역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이 심화되면서 특히 육류와 공산품 가격이

작년대비 여전히 비싸서 육류 섭취비율이 주당 3~4회로 줄어들었습니다.

 

민원의 주 내용은 '저는 고기를 잘 먹는데 생선과 채소만 나와서 속상합니다'

'선생님들은 고기 안나오는 날이면 잔반을 남겨 버립니다'

'급식이 맛없어서 나가서 드십니다','차다리 근처 편의점에서 사먹는 라면이 맛있습니다'

등등의 문구가 적혀있었습니다(사무관님이 뽑아오신 민원 내용을 보니..)

우리학교가 다른학교에 비해 급식비도 비싸면서 질이 안좋습니다...까지요.

 실상은 반대입니다.

선생님들도 학교급식에 대한 만족도가 높으시고, 정말 불만이 있다면 행정실이나

영양선생님께 회의를 통해서라도 말씀을 드리고요. 출장으로 인해 급식을 못먹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교급식을 외면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십니다.

 

우리학교 급식비는 식수 500명에 학생은 2,700원이고

관내 다른 학교는 식수가 450~700명에 급식비가 2,700원 입니다.

급식비 대비 식수와 남학생이라는 성격상 조리종사원 인건비와 운영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식품비로 쓰여집니다.

성장기라 많이 먹는데 정해진 예산이 있기에 다른학교처럼 여유있게 식품비를 집행하기에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 1월에 관련글을 써서 한바탕 논쟁이 있었기에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학교급식비는 식품비,조리종사원 인건비, 운영비로 나뉘어 집행합니다.

저희학교는 현재 식품비 1,988원에 인건비 544원이고, 운영비 168원 입니다.)

 

 

저희학교뿐만 아니라 다른학교들도 작년부터 학교급식에 대한 말이 많습니다.

도시지역 초등학생들을 모두 무상급식을 실시했어도 한정된 예산에서 급식비를 집행하는 실상과

살인적인 물가인상도 모르는 학부모님들의 원성으로 인해

특히 초등학교(도시)는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저희 지역은 도시지역 초등학생은 모두 2,000원씩 무상급식 실시합니다. 중학교는 1250원씩 지원하고요.)

 

 

갑작스런 교육청 담당직원이 들어와서 한시간동안 맘 졸였을 영양선생님이 참 안스럽더군요.

그리고 '먹을것'에 대해 아직도 불평하는 우리사회가 참 야속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먹을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했다면, 지금은 너무 풍족해져서 내가 먹고 싶은게 나오지 않는다면

곧 바로 민원을 넣어버리는 행태로 변해버린게 아닌가 싶어요.

 

 

오늘 상황을 다른 학교 선생님들께 여쭤보니 그냥 넘어가고 헤프닝이라고 생각하라고 하시네요.

지역 특성상 학생이나 학부모가 억센것도 있고, 정해진 영양기준량에 제공되는 학교급식과는 달리

식사예절은 고사하고 무작정 인스던트 음식과 배달음식에 길들여져 아무렇게 자라온 생활환경에 길들여진 학생들에게는

아무리 학교에서 난리를 쳐도 개선될 여지는 없을것이라는 말과 함께...

 

오늘온 공문중에 '채식식단 체험행사 협조'도 있는데....만일 시행한다면 학생들이 협조할까요?

 

 

* 오늘 직접오신 사무관님과 급식담당 선생님께서 식사하신 소감은

' 내가 가본 도내 학교들 중에서 깔끔하고 맛있었고, 아이들도 물어보니 만족한다 하는데 왜 그런글이 올라왔는지 나도 이해가 안가요'였습니다.

 오늘 나온 식단은 옥수수알밥/돼지등뼈김치찌개/수제함박스테이크/취나물된장무침/배추김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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