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쿠사의 한 아파트(일본식으로 아파트는 한국으로 치면... 빌라에 가깝습니다. 왜 그 일드나 영화에서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일본의 지방 대학생 기숙사같기도 한 거 있잖습니까. 2층 복도식 건물에 건물 끝에 계단을 올라가서 자기 집으로 가는...)에 한 아저씨(야쿠쇼 코지)가 한 명 살고 있습니다. 그는 아침이 되면 문 열고 하늘 한 번 보고, 집 바로 앞 자판기에서 캔커피 하나 뽑은다음.. 트럭의 오디오에서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을 들으며 도쿄 시내로 향합니다. 


그가 맡은 일은, 공중화장실 청소입니다. 그는 그 일을 정말 열심히 합니다. 동료청년(안도 사쿠라의 남편인 에모토 타스쿠의 동생이 맡았더군요. 아버지 아들들 모두 배우 집안에 며느리도 배우)이 와서 뭐라해도 안 듣습니다. 그 청년은 2일차부터 어느 클럽 여자에게 정신팔린 나머지, 본인이 사랑을 돈으로 사려고 하면서도 모두앞에서 사랑을 돈으로 사는 게 말이돼요? 그러는... 


여러모로... 짐 자무쉬의 패터슨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패터슨하고 다른게, 이 영화는 2주차가 나와요. 즉... 1주차하고는 다른 전개로 갈 수 밖에 없게끔 시나리오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극적 사건도 2주차에 더 많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패터슨이... 지난주와 같으면서도 다른 일상을 영유한다는 느낌이었다면... 퍼펙트 데이즈는 하루하루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일상속의 풍요로움을 느끼면서, 동시에 갈수록 명확해지는 인생의 끄트머리에 대한 진전으로 인한 회한... 같은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주인공 주변사람들의 문제도 어느정도 보이고요.




정식 개봉은 내년에나 될 거 같지만, 패터슨 좋아했다면 보러가시는 거 추천드립니다. 전 아직 베를린 천사의 시도 안봐서, 아마 이 영화가 빔 벤더스 첫영화일겁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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