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핑 하다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내게 거짓말을 해봐"가 올라와서 놀랐어요. 장정일이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 를 써서 난리가 났던 것이 1996년. 무려 15년 전이니까요. 난데없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되기에 혹시 장정일과 김영사가 다시 한 번 바뀐 시대의 평가를 받겠다고 이 책을 재출간했나 했습니다. 출판 당시에는 어려서 볼 수 없는 책이었고, 대학에 다닐 때 장정일의 책을 많이 읽었지만 이 책만은 이른바 '특수자료실'에 짱박혀있어 볼 수 없다가, 졸업 직전에 어인 일인지 일반 열람실에 풀려나와서 결국 보긴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 사이에 세상이 정말 자극적이 되어서 그런지, 별로 음란하게 느껴지지도 않더구만요.

 

궁금해서 클릭해보니.. 이런... 드라마 이야기였군요. 이번에 새로 시작한 드라마의 제목이 정확하게 "내게 거짓말을 해봐" 네요. 작가가 몇 살인지는 모르지만 나름 '작가'니까 저 문제작의 내용은 몰라도 제목도 모를 리는 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일부러 똑같이 지었다고 봐야할까요? 드라마 내용이 뭔진 모르지만 굳이 문제작의 제목을 토시 하나 안다르게 똑같이 재탕할 필요가 있는지...

 

사실 이런 경우가 한 두개가 아니죠. 케이블 채널 돌리다보면 "짝패"가 한다고 나오는데 이것도 알고보니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였고요. 흔한 단어(사랑, 엄마)도 그렇다치고, 흔하지 않더라도 한 단어로 된 것은 뭐 한 작품이 독점하란 법 없으니 이해할 수 있다고 치는데, "내게 거짓말을 해봐" 같은 문장형 제목은 우연히 겹친 것 같지도 않고...

 

뭐 그게 제 티비 시청을 크게 불편하게 하진 않으니 별 거 아닙니다만... 문득 정말 새로운 제목 붙이기는 이제 어려운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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