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래도 한 100만은 가지 않을까 싶었어요. 틈새시장 노리고요. 마땅한 한국영화 경쟁작도 없어서 웬만큼 볼 줄 알았는데

개봉 2주를 못가네요. 저희 동네 상영관은 어제가 마지막이었습니다. 다른 영화관도 별 수 없더군요.

그래서 얼른 챙겨봤어요. 영화가 괜찮다는 얘기가 많아서 보고 싶었거든요.

일단 1994년 고증에 대해서.

벌써 1994년도 추억의 시대로 회상하게 되는 것 같아 아련하고 세월무상한데 영화 속 1994년 배경설정이 재밌네요.

그럴싸해요. 삐삐같은 소품은 애교이고 거리 풍경이나 옷입는 스타일이 김민희 빼고 다 1994년 같습니다. 김민희야 뭘 입혀놔도

화보다 보니 어쩔 수 없고요. 감독이 남자는 괴로워 무지 좋아하나 봅니다. 집에 비디오로 가지고 있는데 한번 다시 돌려봐야겠어요.

첫사랑보다 2천명 더 봤지만 그래도 서울관객 1만명을 못채운 비운의 영화였지만 잔재미가 빼곡한 작품이었죠.

뮤지컬 씬도 참신했고. 노래방에서 김혜수가 노래 부르는 장면이 웃겼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배경이 꼭 1994년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어요. 실제사건은 1990년도에 벌어졌다는데 오늘 날로 대입해봐도

가능한 이야기를 꼭 1994년으로 설정한거라면 뭔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텐데 영화를 보다보면 잘 모르겠거든요.

이런 이야기를 오히려 지금 시대에 대입했다면 더 흥민진진했을 것 같은데 좀 위험했으려나요.

영화 괜찮았어요. 후반으로 갈 수록 힘이 빠지고 일의 해결방식이 지나치게 쉽고 편하게 가는 경향이 있어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중반까진 정말 좋았어요. 결말을 어떻게 풀까 궁금했는데 이렇게 쉽게 풀릴줄은 몰랐죠.

그래도 실화와 픽션을 섞는 솜씨도 이만하면 괜찮은 편이죠. 긴장 많이 했어요. 너무 무서운 세상 같아요.

지금도 저런 일이 분명 벌어질걸 생각하면 아찔하다니까요. 정부 위의 정부라...

아나운서 배성재 형 배성우는 동생이랑 생긴건 비슷한데 영화나 연극에서의 이미지는 참 달라요. 뭔가 모자르고 변태같고 이상한 역할을 자주 맡더군요.

 

그 시절 신문사 풍경이 인상적이었고 오랜만에 타자기 돌아가는 소리 들으니 옛날 생각 났어요. 김보연이 간만에 좀 지적인(?)

역할 맡아서 보기 좋았어요. 이런 역도 잘 어울려요.

 

송영창과 이경영을 한 영화에서 다 보게 되네요. 기분 묘하더군요. 이경영은 또 악역이지만 송영창은 무려 신부님.

죄질은 송영창이 더 나쁜데 이경영은 송영창과 달리 배역 폭이 제한적이군요. 작품은 계속 하고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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