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작이고 런닝타임은 1시간 39분. 장르는 호러입니다. 스포일러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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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생고기 스릴러!!!)



 - 외딴 길을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뭐라도 본 듯 격하게 핸들을 꺾고, 길가의 나무에 부딪혀 멈춰섭니다. 잠시 후 길 반대편에서 누군가 나타나 자동차 쪽으로 다가가며 장면 전환.

 엄마, 아빠, 딸의 3인 가족이 도로 식당에 있어요. 딸은 자긴 채식주의자라며 으깬 감자 하나만 주문을 하죠. 근데 직원 아줌마가 과잉 친절로 고기 완자를 넣어 버렸네요. 딸은 그냥 뱉어내고 계속 먹으려 하지만 엄마는 매우 깊이 빡쳐서 점원에게 따지고... 성깔이 장난이 아니신가봐요.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난 셋이 도착한 곳은 대학교입니다. 딸이 엄마, 아빠가 졸업한 수의대에 입학하고 오늘이 첫날인가 봐요. 보아하니 언니도 역시 같은 과에 재학 중인 듯. 온 김에 얼굴이나 보려고 부모가 전화를 해보지만 연락을 안 받고, 부모 대화를 보니 언니는 반항기인가 봅니다. 

 그래서 결국 혼자 기숙사에 들어온 딸은 기숙사 룸메이트가 남자라는 걸 알고 기겁합니다만 ('게이라서 여자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나보지' 라고 그 남자가 말합니다. 헐. ㅋㅋ) 잠시 후 그런 문제는 그냥 잊어요. 갑작스레 시작되는 신입생 환영회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무슨 90년대 대한민국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나 악명 높은 모 학교의 '사발식' 같은 건 쨉도 안 될 정도로 괴이한 신입생 환영회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 주인공 딸래미는 선배들이 내미는 토끼 생간(만병통치!!!)을 억지로 먹게 되고. 이후로 몸 상태가 격하게 안 좋아졌다가... 갑자기 생고기의 충동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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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올 감독의 변태력을 알지 못한 채...)



 - 음. 일단 이 영화를 보시려면 최대한 아무 정보도 안 찾아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장르와 영화 제목만 봐도 대략 어떤 이야기일지 짐작이 가능하고 정말로 그런 방향의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이야기의 전개가 예측 불허의 연속이라 아무 정보 없이 보는 게 제일 좋아요. 일단 이게 제가 꼽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도대체 다음 장면에 뭐가 나올지, 잠시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가 힘들어요. 닳고 닳은 장르 호러의 세상에서 이건 아주 분명한 미덕이죠.


 사실 전 평소에 영화 정보나 뉴스에 관심이 없어서 이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걍 어느 날 iptv에서 볼만한 호러 없나 찾다가 포스터 이미지가 뭔가 성의 있는 퀄이라 메모만 해뒀었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며칠 안 돼서 듀게에서 이 영화 언급을 봤고, 그러고 또 며칠 안 지나서 감독의 깐느 수상 소식이 들리고. ㅋㅋ 그래서 어젯밤에 보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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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한 스포일러 없는 짤만 찾으려다 보니 올릴 게 이런 것 밖에 없네요. ㅋㅋ 주인공 언니입니다. 그야말로 애증의 관계.)



 - 깐느에서 큰 상 받으신 감독의 영화답게 아트 하우스 영화의 느낌이 가득합니다. '아트 하우스 호러'라고 그러던가요. 그리고 감독님은 21세기의 여성 감독답게 시종일관 여성 주인공으로 여성의 내면을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고로 여성주의 영화를 선호하는 분들도 좋아하겠죠.


 근데 뭐랄까, 심플하게 말해서 아주 과격합니다. 느릿느릿 흘러가면서 분위기로 승부한다든가 그런 영화 아니에요. 시종일관 아주 강렬한 자극이 가득한데요. 그 자극은 어떤 종류냐면... 역시 간단하게 말해서 이런 겁니다. '으악 설마!!!? 하지마!!! 하지 말라구요!!!!!! 헝헝헝...' <- 요고의 반복이에요. ㅋㅋㅋ

 강렬한 고어라든가 깜짝 놀라는 쇼크 장면 같은 건 거의 없어요. 근데 그냥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는 장면, 제발 안 그랬으면 하는 상황들을 아주 성실하게 찾아내서 그 길로 성실하게 갑니다. 그러니까 아주 '고통스러운' 영화에요. 


 얼마 전에 본 '이블데드' 리부트도 상당히 보기 힘든 구석이 있는 영화였는데. 둘이 비교하자면 하드코어한 고어 투성이인 '이블데드' 보다 이 영화 쪽이 압도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주인공이 처음으로 사고를 치는 문제의 장면에선 실제로 몸을 배배 꼬면서 육성으로 '하지말라고!!!' 라고 외쳤습니...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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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고기 마이쩡!!!!!!)



 - 그러니 엄청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며 고통스러운 영화입니다만. 두루두루 호평 받는 영화답게 그게 무의미한 괴롭힘은 아닙니다.

 얘기하고픈 게 많은 영화에요. 개인에 대한 집단의 폭력. 여성의 성장과 성숙. 대략 이런 테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갑니다만, 워낙 이야기가 혼돈의 카오스라 그게 그렇게 단순하고 알기 쉬운 메시지로 정돈되어 제시되지는 않아요. 하지만 뭐 괜찮았어요. 상당히 매력적인 카오스라서요.


 그리고 그런 메시지가 어쩌니 이런 걸 떠나서 그냥 영화가 재밌습니다. 몸이 막 뒤틀리고 손으로 입을 막고 싶을만큼 고통스럽지만 재미는 있어요. 보고 나서 '뭐 이딴 영화가 다 있어!!!'라고 성질 낼 사람들도 엄청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분들도 이 영화가 지루하다고 생각하진 않을 거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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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인공&게이 룸메이트 조합이라니. 로맨틱 코미디인 줄. ㅋㅋㅋ)



 - 앞서 말했듯이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볼 때 가장 재밌는 영화인지라 제 잡소리는 걍 여기까지만 하고 결론을 내겠습니다.

 첫 상영 때 관객들이 뛰쳐나갔다!! 라는 기사들은 그동안 여러번 봐 왔지만 이 영화만큼 그게 납득이 가는 경우가 없었어요.

 굉장히 보기 불편한 영화이고 이 점에서 격하게 호불호가 갈리겠습니다. 솔직히 '이건 쓰레기야!!!'라고 욕을 해도 다 이해할 것 같아요. ㅋㅋ

 하지만 '도대체 이거 각본 쓸 때 무슨 약을 하셨쎄여?' 라고 묻고 싶어지는 개성적인 이야기(정확히 말하자면 큰 틀에선 그렇게 특이할 게 없는데 디테일들이 그렇습니다)이기도 하고. 또 분명하게 재미는 있습니다.

 본인이 영화를 보면서 어디까지 견뎌낼 수 있을지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보세요. 

 그리고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는 아트하우스 호러를 좋아하는 분들도 한 번 시도해볼만 합니다. 

 다만 '미드소마'나 '세인트 모드' 정도는 정말로 귀엽고 예쁘게 느끼게 만들어주는 영화라는 거... 잊지 마시구요. ㅋㅋㅋ




 + 전세계 영화 감독들을 모아 놓고 변태력 배틀을 벌인다면 유럽 사람들이 금은동 메달 다 딸 것 같지 않습니까. 양키들이나 동쪽 섬나라 분들 변태력도 상당하지만 유럽쪽의 변태력은 뭔가 클래스가 다르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ㅋㅋㅋ



 ++ 주연배우님은 매우 동글동글 안전한 느낌으로 귀엽고 예쁘게 생기셔가지고 진짜 심신이 피폐해질 것 같은 역할을 맡아 열연을 보여주시고... 이 감독님의 어제 상 받은 신작에 또 나오셨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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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님 덕택에 깐느 두 번이나 갔으니... 이젠 도망쳐!!!!!)



 +++ 근데 정말로 프랑스 대학에 저런 신고식이 있으려나요. 진짜 너무 심한 데다가 스케일이 거대해서 그냥 지어낸 설정일 거란 생각이 드는데, 사람 사는 모습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니까요. 괜히 궁금했습니다. ㅋㅋ



 ++++ 국내 vod에는 블러가 들어간 장면들이 좀 있습니다. 잔인한 장면은 아니에요.



 +++++ 언니가 키우는 그 강아지의 습관은... 음... 나름 유머였던 걸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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