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걸려 입원 중입니다.

저는 트라우마 때문인가 게시판에서도 보여왔지만 집착이 심하긴 합니다. 합리화 하려고 쓰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냥 뭔가 마음이 병든 이유가 있고 고쳐지지 않았으니 몸까지 이 지경이 된 거 같아서 말이지요. 카르마 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 번은 집착 때문에 올해 초 좋아했던 분과 싸우다가 너 같은 건 죽는 게 낫다는 글을 공개적으로 받은 적도 있어요. 그러고도 그냥 무시로 끝났다가 중병을 선고받고나서 그 저주를 한 분에게 이 사실을 알릴까 말까 하다가... 얼마 전에 힘들어서 일단 메시지를 보냈어요. 그냥 알아주셨으면 했던 거죠. 읽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 읽으셨을 것 같아요. 못 읽으셨다고 한들, 읽으셨어도 어떤 경우이던 그 분에게 저는 여전히 별 의미 없는 한 때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었다가도 기분 나쁘게 한 사람일 겁니다. 다시 관계가 회복될 일은 아마 영영 없겠지요.

그래서인가, 이제 다른 사람을 찾아 해메고 있습니다. 아니면 익명의 타성을 이해해보려고 합니다. 그도 아니면,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이제는 스스로를 고쳐보는 수 밖에 없겠지요. 집착병도 버리고요.

다만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되니,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제 삶은 그동안 뭐였는지 말이지요.

밀란 쿤데라는 무의미의 축제라는 소설을 썼고, 김영하는 도저의 허무주의라는 말로 광활한 우주에 인간의 존재가 의미가 없어서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 지금은 저의 가치를 믿어보고 싶습니다.

병이 다 나으면 그때 다시 오겠습니다. 다음 달이려나, 오래 안 걸렸으면 좋겠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4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9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33
116575 이해가 안가는 직속상사 [11] 가라 2021.07.28 832
116574 이해가 안가는 시사인 정기구독 해지 [6] 가라 2021.07.28 2551
116573 넷플릭스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는다는게 쉽지는 않네요 [9] 산호초2010 2021.07.28 637
116572 잡담...(타인의 근황) [1] 여은성 2021.07.28 366
116571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2] 조성용 2021.07.28 545
116570 고스트 버스터즈 새 예고편이 나왔었네요 [3] 부기우기 2021.07.28 455
116569 자세한 사정은 말 못하지만 위로해주세요! [16] 적당히살자 2021.07.28 655
116568 확진자 1896명 [5] 고요 2021.07.28 767
116567 [영화바낭] 또 하나의 K-스릴러, '내일의 기억'을 봤습니다 [14] 로이배티 2021.07.28 664
116566 술 vs 탄산 [13] catgotmy 2021.07.27 591
116565 서건창 ㅡ정찬헌 트레이드 [7] daviddain 2021.07.27 390
116564 무슨말일까요 [6] 가끔영화 2021.07.27 398
116563 동시상영관 : 킹덤 아신전 & 블러드(더 라스트 뱀파이어) [5] skelington 2021.07.27 659
116562 [넷플릭스바낭] 러시아산 블럭버스터 히어로(?)물 '메이저 그롬: 역병의사'를 봤습니다 [9] 로이배티 2021.07.27 665
116561 킹덤 아신전 봤는데요 [5] 지나가다가 2021.07.27 866
116560 랑종을 봤습니다. [2] 무무무 2021.07.27 878
116559 이것저것 단편소감<약스> [4] 라인하르트012 2021.07.27 284
116558 [게임바낭] 부디 하시지 말라는 의미에서 적어 보는 게임 '라스트 스탑'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1.07.26 614
116557 전지현 아신전 [6] 가끔영화 2021.07.26 789
116556 넋두리 3 [20] 어디로갈까 2021.07.26 64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