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짤
오프닝 곡이 전형적인 007 스타일입니다. 신분을 감춘 주인공, 전세계에 대한 테러, 미녀같은 소재로 보면 007과 또 그렇게 다르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10대때 만난 여친을 못잊고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스럽습니다. 작품 전체가 여주인공에 홀려서 대의도 조직도 잊고 신세 망칠 주인공의 심리묘사와 성적긴장으로 가득합니다. 그러기위해서 여주를 포함한 여성의 신체 묘사를 위한 작화와 연출에 모든 열정과 혼이 실려 있습니다.
도심 내의 전투에서 오발로 인해 순식간에 다수의 민간인이 사망하거나 거대병기의 마찰열, 분사구의 화염도 살상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출은 공포감을 주기 충분합니다.
토미노 요시유키의 괴상한 인물과 대사가 특유의 툭툭 끊기는 연출이 아닌 다른 감독의 느린 템포의 연출로 묘사되니 기괴함이 증폭됩니다. 성인임에도 뭔가 일그러지고 결핍되고 미성숙한 세명의 인물들이 선문답과도 같은 대화를 주고 받는 걸 러닝타임 내내 보는 건 지치는 일입니다. 게다가 이 작품은 3부작의 1편.
어찌되었건 주인공이 여주에게 온 마음을 빼앗겨버리는 묘사를 짧은 플래시백만으로 가능케한 연출 하나로 저는 이 작품이 납득되었습니다.
저 여자 캐릭터는 스토리상 워낙 엄청나게 욕 먹게 될 캐릭터라 예쁘게라도 그려 보려고 최선을 다 했다... 라는 식의 인터뷰가 있었나 보더라구요. ㅋㅋ 근데 뭐 애초에 하사웨이도 오랜 세월동안 욕받이급 캐릭터였죠. 메인 시리즈에서 저질러 놓은 만행이 있으니 외전이 소설로 나와도 회복이 안 되고... 그러던 게 수십년만에 이렇게 결국 작품화가 되는군요.
전 완결되면 몰아서 보든가 하려고 미뤄두고 있습니다만. 글 잘 읽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