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킨 피닉스 수상소감

2020.02.12 02:29

김실밥 조회 수:1416


저는 지금, 대단히 큰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동료 후보 지명자들이나 이곳에 계신 다른 어떤 분들보다 '높은 곳'에 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 가지 사랑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 사랑은 바로 영화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표현은 제게 아주 특별한 삶을 선사했습니다. 영화 없이, 저는 제가 무엇이 되어 있을는지를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 자신에게, 그리고 이 영화계에 종사하고 계신 많은 분들에게 주어져 있는 선물은, 바로 우리의 목소리를 '목소리 없는 자'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고통스러운 몇몇 이슈들에 대해 생각해왔습니다.

때때로 저는, 우리가 서로 다른 대의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느끼거나, 그렇게 느끼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공통점을 봅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이 젠더 불평등이건, 인종 차별이건, 성소수자의 권리이건, 원주민의 권리이건, 동물권이건 간에, 우리는 부정의에 대항한 싸움에 관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단일한 국가, 단일한 민족, 단일한 인종, 단일한 젠더라는 믿음, 그리고 다른 종을 이용하고 통제하면서도 면책받고 있는, 지배할 권리가 있는 단일한 종이라는 믿음에 대항해 싸우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우리의 자연 세계로부터 매우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중 다수는 자기중심적인 세계관을 지녔다는 점, 우리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는다는 점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적인 세계로 들어가 자원들을 약탈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소를 강제로 수정시키고 그녀의 어린 아이를 강탈할 자격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녀의 울음소리와 비통함에는 결코 오해의 여지가 없음에도요. 그리고 우리는 그녀의 송아지를 위한 것인 그녀의 젖을 빼앗아, 우리의 커피와 시리얼에 넣곤 합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희생해야 한다거나,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개인적인 변화에 대한 생각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인류는 창조적이고 독창적이기에, 모든 느낄 수 있는 존재(sentient beings)와 환경을 위해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창조하고,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일생동안 나쁜 사람으로 살아왔고, 이기적이었습니다. 저는 종종 잔혹했고, 함께 일하기에는 어려운 사람이었기에, 여기 계신 분들께서 제게 두 번째 기회를 준 점에 대해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들이 서로를 지지하는 이런 순간이, 우리 자신에게 있어서 최고의 순간이 아닌가 합니다. 과거의 실수를 들어 서로를 부정하는 대신, 서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순간 말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교육하고, 서로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순간 말입니다.

제 형인 리버는, 17살 때 이런 가사를 썼습니다. "사랑으로 구하려 애쓰면, 평화는 뒤따라 온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81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34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080
126073 낚시터에서 들은 요즘 고기가 안잡히는 이유 [2] ND 2024.04.26 395
126072 토렌트, 넷플릭스, 어중간하거나 명작인 영화들이 더이상 없는 이유 [2] catgotmy 2024.04.26 395
126071 [왓챠바낭] 전 이런 거 딱 싫어하는데요. '헌터 헌터' 잡담입니다 [5] 로이배티 2024.04.25 421
126070 에피소드 #86 [4] Lunagazer 2024.04.25 67
126069 프레임드 #776 [4] Lunagazer 2024.04.25 62
126068 ‘미친년’ vs ‘개저씨들‘ [1] soboo 2024.04.25 947
126067 Shohei Ohtani 'Grateful' for Dodgers for Showing Support Amid Ippei Mizuhara Probe daviddain 2024.04.25 57
126066 오아시스 Be Here Now를 듣다가 catgotmy 2024.04.25 115
126065 하이에나같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생각해본다 [2] 상수 2024.04.25 331
126064 민희진 사태, 창조성의 자본주의적 환산 [13] Sonny 2024.04.25 1410
126063 3일째 먹고 있는 늦은 아침 daviddain 2024.04.25 145
126062 치어리더 이주은 catgotmy 2024.04.25 232
126061 범죄도시4...망쳐버린 김치찌개(스포일러) 여은성 2024.04.25 395
126060 다코타 패닝 더 위처스,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악마와의 토크쇼 예고편 [3] 상수 2024.04.25 254
126059 요즘 듣는 걸그룹 노래 둘 상수 2024.04.24 187
126058 범도4 불호 후기 유스포 라인하르트012 2024.04.24 236
126057 오펜하이머 (2023) catgotmy 2024.04.24 109
126056 프레임드 #775 [2] Lunagazer 2024.04.24 42
126055 커피를 열흘 정도 먹어본 결과 [1] catgotmy 2024.04.24 228
126054 [넷플릭스바낭] 몸이 배배 꼬이는 3시간 30분. '베이비 레인디어' 잡담입니다 [7] 로이배티 2024.04.24 46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