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절교했다는 친구 얘기에요.


정치 얘기때문에 결국은 카톡이랑 전화 다 차단하려다가

적어도 작별인사는 해야지 싶어서 카톡으로 자세하게 따지지 않고

최대한 나이스하게 "난 옳고 그름을 따지려고 연락한거 아니다.

너한테 지금까지 고마웠고 잘 지낼거라고 믿는다"그렇게 작별했어요.


9월이니까 벌써 꽤 지난 일이죠.


애증이 교차하는게 얘가 11살 때부터 친구거든요.

어떻게 부모님도 아는 사이이고 집에도 놀러가고 심지어

그 집에서 같이 자기도 하고 집에서 같이 과외도 받고


걔는 성당다니고 내가 교회 다닐 때도 서로 신앙도 많이 나누고

남자 문제 안풀리던 시절에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집에 가면 어머니도 잘해주시고 걔 남동생도 잘 알고.


결혼식 당연히 갔을 뿐 아니라 그래도 집이 멀어도 해마다 한 두번은 내가 찾아가서

임신 때부터 애가 10살이 되던 해까지 늘 봤어요. 이사해서 걔가 집마련했을 때는

같이 기뻐하고 애도 너무 안정되어 보였는데


뭐야, 정치문제 하나 의견 틀린걸로 난 그 애 아들 죽인 유괴범처럼

평생 누구한테도 듣지 못한 악다구니를 들으면서 전화 당장 끊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온갖 모욕을 다 들은거에요.


걔한테 단점이라고 여기고 고쳐줬으면 하는거, 그 때 억울했던거는 말해도

그 애 성격상 절대로 안받아들일거라는걸 알거든요.


심지어 걔는 정치 의견 다르다고 명절에 시부모님한테도 악을 쓰고

시부모님이 입을 다무시니까 내가 너무 올바른 의견을 말해서 아무도 말을 못하더라면서

의기양양해 했었거든요. -난 정말 사실 그 때도 순간 질렸어요-


더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정말 이를 악물고 참았어요.

얘만큼은 내가 예의를 지켜서 이별이나마 그냥 곱게 하자


다른 사람들처럼 말도 없이 차단시킬 정도로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아니잖아.



사실은 50되고 60이 되어도 어느날엔가는 같이 까페에 앉아서 얘기도 하고

클래식 공연도 가고 전시회도 같이 갈 날이 올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걔는 그 나이에도 아들한테 매달려있을 것이고-아이가진 부모가 당연한거다 싶으실텐데

집착의 정도가 남달라요- 이제는 너무 얘의 독선에 지쳐서 사람 성격이 안바뀌는데

얘하고 있으면서 기만 빨리고 피곤하지 나이든다고 위로나 외로움을 덜어줄 친구는

아니다 싶더라구요.


어찌되었든 올해는 인간관계 회복이 내 새해 결심이었는데

오히려 수십년된 친구랑 기분도 더럽게 헤어지고


"또 한 명 떠내려가네~~~~ 인간관계 아무 것도 아닌가 봐,

난 정말 사람들을 멀어지게 하는 에너지가 있어, 이 정도면 니가 문제있는 인간이야."


우리 부모님은 집에서는

서로 악다구니를 하고 싸울 지언정


 밖에 나가면 그렇게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특히 엄마는 엄마 못만나서 안달난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 놈의 인기가 노년이 되도 식지를 않는거에요. 식사하고 싶은 사람들이

줄을 설 지경이라서 질투가 난다니까요.


아버지도 집에서는 찬밥취급이라도 밖에 나가면 얼마나 유쾌하고 사교적인 분인데요.

사람들이랑 정말 잘 지내세요.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옆 방에 있는 사람들까지 다 사귄다니까요.


나만 우리집에서 인간관계가 갈수록 꽝이에요. 그래도 30대 말까지만 해도 내 주변에도 만나고 싶을 때는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참 많았는데 어느날 보니까 거의 안남아 있는거에요.


이런 소리하다가 결론은 "그러니 당신은 결혼해야 한다. 기혼자들은 그래도 서로 어떻게든

만나서 만남을 유지하고 결혼 안한 사람들은 다 외롭게 살더라. 그러니까 결혼해야 돼" 라고

그것도 상담하는 분께 그런 말을 들었어요.


(상담가가 이런 소리를 해????? 엉?????    더한 소리도 합니다)


상담가 분이랑 상담잘하다가 완전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라서 길길이 소리를 지르고

싸워서 몇년 안보다가 그래도 그 분이랑은 올해 연락해서 만났어요.


그렇다구요. 그래서 코로나도 있지 그나마 만나던 사람들이랑 연말모임도 만나자고 하면

민폐라서 정말 여동생 얼굴 한번 보는게 큰 위로가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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