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이라는 시대착오적 인물

2024.04.27 14:13

woxn3 조회 수:1216

워라벨과 대국민 주식투자의 시대에 민희진은 좀 시대착오적 인물인 것 같죠. 그 자신이 워낙 승승장구했으니 딱히 돈에 신경쓸 일이 없어 더 그렇긴 할건데 자기 먹고살만큼 돈이 들어오고 있었어서 정말로 돈을 더 벌 욕심은 없어 보여요. 그보단 자신의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인 것 같구요. 일을 놀이처럼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내가 재밌는 게 있으면 목숨걸고 달려들어 결과물을 내고야 마는 사람이요.

그에게 업무적으로 휘둘린 사람들의 성토가 또 여기저기 올라오고 있죠. 이런 건 역시 먹고 살려고 하는 직장 생활자와 결과물에 목숨 걸고 달려드는 성취지향형 지휘자의 갈등으로 보여요. 워라벨의 시대에 민희진식 일처리는 호감 사는 방식은 분명히 아닌 것 같긴 하구요. 하지만 민희진에게는 그게 일이나 돈벌이보단 자신의 혼을 건 무언가에 좀 더 가까웠던 거겠죠. ‘그만큼 돈 받는 사람을 왜 이해하고 동정해야 하지?’라며 그가 한 말들을 땡깡 정도로 보는 시선은 먹고 사는 게 최대 문제인 제 입장에서도 이해가 아주 안되는 건 아니고요.

한편에선 그의 성공 보수와 지분율, 경업금지 조항 같은 것들을 두고 ‘그만큼 받았는데 뭔 노예계약이여? 회사 입장에서 당연한 거 아님? 계약서 잘 보고 사인했어야지.’ 정도로 무뢰배나 미숙한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삼성을 그렇게 욕하던 사람들도 철저하게 하이브 손을 들어주는 게 저는 좀 놀라워요. 모든 국민이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을 하는 시절에 와선 계약서라든가 지분율 같은 게 역시나 인물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는 구나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감수성의 절벽 같은 걸 느꼈어요. 그런 평가들이 아주 틀렸단 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계약 윤리를 파괴하는 파렴치하고 안하무인한 무뢰배이자 히스테릭하고 미성숙한 갑질 사장으로만 보려는 시선이 저는 좀 이상합니다. 민희진이라는 희대의 크리에이터를 두고 자본 관점에서만 오고가는 평가들을 보면 이 사회가 성숙해진 건지 냉정해진 건지 좀 헷갈리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58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11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593
126164 SBS 다큐 뒷것 김민기 보셨나요? [2] 애니하우 2024.05.08 342
126163 2024 백상예술대상 결과, 애플 신제품 발표 상수 2024.05.08 360
126162 [웨이브바낭] 없는 살림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 '유어 럭키 데이' 잡담 [4] 로이배티 2024.05.08 243
126161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을 보았어요. [2] jeremy 2024.05.07 207
126160 드레이크 자택 주변에서 총격 daviddain 2024.05.07 253
126159 뉴욕 미니트 (2004) catgotmy 2024.05.07 68
126158 프레임드 #788 [4] Lunagazer 2024.05.07 52
126157 던전밥 만화책 완결. [10] 잔인한오후 2024.05.07 336
126156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가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와 있습니다. [3] 조성용 2024.05.07 297
126155 닥터 드레,스눕,50센트,메리j.블라이즈,에미넴,켄드릭 라마 수퍼 볼 공연 daviddain 2024.05.07 84
126154 삼식이 삼촌 메인예고편 상수 2024.05.07 167
126153 [웨이브바낭] 스릴러인 줄 알고 봤더니 드라마였던. '공백'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4.05.07 231
126152 자기중심적 사고의 폐해(내가 옳다는, 그 환상) [1] 상수 2024.05.06 376
126151 프레임드 #787 [2] Lunagazer 2024.05.06 59
126150 켄드릭 라마 ㅡ 드레이크 [6] daviddain 2024.05.06 292
126149 '쇼군' 잡담 [4] thoma 2024.05.06 374
126148 Bernard Hill 1944 - 2024 R.I.P. [2] 조성용 2024.05.06 148
126147 이런저런 잡담...(도파민, sk 조카 유튜브) 여은성 2024.05.06 203
126146 [넷플릭스바낭] 한국 교포 영화 3부작(?)의 마무리는 순리대로 '미나리'입니다. [16] 로이배티 2024.05.06 421
126145 시간 순서대로 기사를 정리해 본 하이브 대 민희진의 갈등 정리 [2] Sonny 2024.05.05 37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