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가 남아있다"는 점이겠지요.


킹스 스피치 제작진들이 라이오넬 로그에 대한 자료는 별로 찾지 못해서 고생했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아들이 상당량의 자료를 갖고 있었다더군요), 왕실이나 공식행사의 기록 자체는

선진국의 경우 매우 정확하게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히로히토의 항복연설 때는

연설 녹음 장소에 있는 사람들의 위치, 녹음에 쓰였던 레코딩판의 재질까지도 남아있더군요.

미국의 문서기록 시스템이야 기한도과 후 기밀해제 문서 나올 때마다 세계 연구자들의 자료가

미친듯한 업데이트를 하고, 심지어 그렇게나 시스템이 막장이라던 소련조차도.


우리도 21세기 들어서는 자료에 대해 그나마 신경쓰는 편이 되었는데 (그나마 요 근래 들어

예산이 깎이며 다시 시계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모양새지만) 예전 20세기 자료들은 워낙에 

주먹구구로 기록된 게 많아 참 찾기도 어렵더군요.


제가 나온 학교의 안내책자에는 '6.25 발발 당시, 학과장이 부산까지 학생들의 학적자료를 

몽땅 싸짊어지고 못 들고 간 건 죄다 파묻어놓아서 온전했다'는 걸 자랑거리(?) 비슷하게 

써 놓았던데, 정작 제 경력사항을 증명하기 위해 시청에서 일한 기록을 찾으려 하니

찾을 수도 없더군요. ㅡ 3시 통합이 되는 바람에 부서가 몽땅 헤처모여가 되어버려서

기록도 누가 관리하는지도 모르고, 심지어 제가 근무했던 기간은 몽땅 파기되어 버렸다고.

지금은 계장으로 승진해 있는 당시의 상사 누나한테 전화해 봐도 뾰족한 수도 안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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