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사실 이 드라마 처음 볼 땐 맘에 안 들었습니다. 성형수술 할 때 수술장갑 끼고 컴퓨터를 만지는 등의 고증까지 시비걸고 싶진 않지만 해도해도 너무 말도 안되는 스토리의 억지스러운 전개, 바보같은 악당, 게다가 배우들의 발연기까지. 특히 중견(?) 배우 김재원씨의 연기는 정말 눈뜨고 보기 민망할 정도였어요.

수술로 얼굴을 갈아 엎는 게 얼굴에 점하나 찍고 대변신이라 말하는 '인어아가씨'보다야 설득력이 있었지만 목소리부터 성격까지 완전 딴판인데 저걸 같은 사람이라 믿으라 강요받는 것도 싫었고, 대사들이 정말 촌스럽고 닭살 돋았다능...


헌데 회를 거듭할수록 막장월드에 익숙해지면서 이 드라마의 재미가 거침없이 폭발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 저 세계는 사람이 실제로 살고 있는 현실과는 괴리된, TV속의 세상일 뿐이지. 이성과 과학이 지배하는 현실의 공간이 아니야. 

이걸 인정하자마자 이 드라마는 정말로 찰지게 재미난 드라마로 제게 다시 태어났습니다.


막장 드라마의 필수요소인 연기파 중견배우로 이미숙씨는 뭐 더이상 보탤 게 없는 탁월한 선택이었달까요.

매 회 나오실 때마다 그 화려한 의상하며, 그걸 또 제대로 소화해 내시면서 내뱉으시는 교양시러운 말투하며...

다음 회가 궁금해서 도저히 못참겠는 금단증상이....


네, 이런 막장 드라마는 '비밀의 숲'이나 '시그널'과 비교해선 안됩니다. 한드 막장 월드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ㅋㅋㅋㅋ



2. 엘리트들 (ELITE)

한국 넷플릭스 제목은 아마도 '엘리트들'인 거 같습니다. 스페인 버전 '가쉽 걸' 정도 될까요.

상류사회 자제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 노동자계층 세 명의 학생이 전학오게 되는데, 부잣집 여학생 한 명이 살해당하면서 드라마가 시작됩니다.

결국 모든 친구들이 용의선상에 오르고 누가 살인을 했을까.....가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줄거리에요.


와우. 이거 하루만에 몰아보지 못하면 어떻게 밤에 잠을 잘 수 있을지 상상이 잘 안되네요.

결국 하루만에 새벽 3시까지 버티면서 시즌 1을 정주행 했습니다.


고등학교가 배경이지만 관음증, 동성애, 마약 등등 성적인 내용과 방탕한 묘사가 꽤 많아요. 헌데 드라마 자체는 무척 세련된 영상과 편집으로 엄청 쿨하다는 거. ㅋㅋㅋ 남에게 줄거리를 이야기 해주려면 난잡하고 추접스럽게 들리는데 막상 화면은 꽤 근사하다니. 이정도면 정말 잘만든 작품 같습니다.

게다가 스페인 젊은 청춘 남녀들 외모들은 어찌나 근사한지. 키스나 섹스씬의 연기가 어찌나 자연스러운지요. 연기같지가 않아..

꽃미남 꽃미녀들이 화면을 꽉 채우는 드라마입니다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나는 얼굴은 이슬람인 오마르에요.

슬픈 사슴의 눈빛을 가진 채 비밀스런 삶을 사는 동성애자라니.


'상류층 막장 드라마'팬이시라면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0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2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79
125185 프레임드 #669 [2] Lunagazer 2024.01.09 71
125184 이런 영화 좋아하실 분들도 계실 듯 murder a la mod [2] daviddain 2024.01.09 187
125183 (바낭)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껌 광고 [1] 왜냐하면 2024.01.09 155
125182 넷플릭스 신작 원데이 예고편 상수 2024.01.09 249
125181 끝까지 똥물 뿌리는 류호정 [2] 사막여우 2024.01.09 622
125180 [근조] 프란츠 베켄바워 [2] 영화처럼 2024.01.09 198
125179 [넷플릭스바낭]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님만 믿고 갑니다. '헝거' 잡담 [8] 로이배티 2024.01.09 296
125178 연상호각본 김현주 넷플릭스 신작시리즈 선산 예고편 [2] 상수 2024.01.08 421
125177 프레임드 #668 [4] Lunagazer 2024.01.08 64
125176 임선애 감독, 이유영, 임선우 주연 - 세기말의 사랑 메인예고편 상수 2024.01.08 199
125175 파묘 1차 예고편 [1] 상수 2024.01.08 239
125174 젤리아드 음악 [1] 돌도끼 2024.01.08 82
125173 코난 잡담 [11] 돌도끼 2024.01.08 296
125172 어제 1.7.일자로 63년이 된 사진/드 팔마 영화에 나온 드 니로 [6] daviddain 2024.01.08 298
125171 웅남이를 봤어요...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 [3] 왜냐하면 2024.01.08 539
125170 2024 골든 글로브 수상 결과 [2] 상수 2024.01.08 387
125169 뒤로 가는 남과 여에서 [3] daviddain 2024.01.08 204
125168 [디즈니플러스] 아주 독한 힐링물, '더 베어' 시즌 1 잡담입니다 [11] 로이배티 2024.01.08 463
125167 프레임드 #667 [2] Lunagazer 2024.01.07 61
125166 [넷플릭스, 디플] 도쿄 MER, 달리는 응급실 [4] S.S.S. 2024.01.07 29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