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비닉)

2019.05.22 05:02

안유미 조회 수:524


 1.전에 어떤 사람이 댓글에 그랬죠. '아까운 시간을 뭐하러 그렇게 쓰냐.'라고요. 하지만 글쎄요. 시간이 아까웠던 것도 옛날 일이예요.


 내가 대학생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죠. 미래의 나의 연봉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지도요. 왜냐면 젊은 시절이란 게 바로 그런거잖아요? 노력하면 미래의 자신의 연봉이 올라가게 만들 수 있단 말이죠. 어린 시절의 시간이란 건 자신의 가치를 좌우할 수 있는 자본이니까요.


 

 2.하지만 이제는 아니예요. 이 나이가 되면 오늘 하루를 낭비했는가 낭비하지 않았는가...라는 말조차도 무색해지거든요. 애초에 낭비라는 말을 가져다 붙일 만큼 시간이 가치있는 게 아니게 됐으니까요. 여러분도 이 나이가 되면 알겠지만, 이 나이가 되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낭비하는가가 문제예요. 뭘 하면서 하루를 낭비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란 말이죠.



 3.오늘은 빙샴으로 해장을 하고 싶었는데 아무도 불러내지 못했어요. 우울하고 슬펐어요. 그래서 밤에 다시 혼술을 하러 갔죠. 


 뭐 사실 그래요. 불러내면 안 나오거나 심드렁해하며 나오는 인간들보다야, 내가 나타나면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온 것보다 더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는 게 낫죠. 



 4.휴.



 5.그래도 나를 반겨주는 척을 너무 잘하는 사람들도 때때론 짜증나곤 해요. 그래서 가끔은 싸구려 가게 순례도 한번씩 가보곤 해요. 예쁜 여자를 찾아보러 말이죠. 흠...말해놓고 보니 싸구려 가게라는 말은 좀 심하네요. 싸구려 가게라고 해도, 좋은 위스키 한 병을 먹으면 누군가의 한달 월세값은 나오니까요. C급 가게라고 해 두죠.


 누군가는 이러겠죠. '왜 싸구려 가게에 예쁜 여자가 있기를 기대하는 거지?'라고요. 하긴 자본주의 사회니까 확실히 그래요. 외모만으로 한정해서 말하면 A급 가게에는 A급의 여자가 있고 B급 가게에는 B급의 여자가, C급 가게에는 C급 여자가 있죠. 왜냐면 고용한 호스티스들에게 돈을 줘가며 가게를 굴리는 사장은 바보도 자선사업가도 아니거든요. 면접을 보러 온 여자의 외모를 엄정하게 평가해서 고용을 할지 말지, 고용한다면 얼마를 줄지를 결정해요. 그야 여기서 말하는 '얼마를 줄지를 결정한다.'는 말은 좀 이상하죠. 왜냐면 가게에는 시스템이란 게 있고, 그 시스템에 따라 페이가 결정되니까요. 


 하지만 커피숖조차도 '잘생긴 알바는 시간당 2만원도 아깝지 않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직원의 외모는 매출에 영향을 줘요. 심지어 커피숖은 커피를 파는 곳인데도 저런 말이 있잖아요? 한데 커피가 아니라 외모로 승부하는 물장사에서는 당연히 직원의 수준에 따라 말도 안 되는 특례가 허용되죠. 물론 시급 15만원...같은 전설 같은 얘기는 무리겠지만, 사장이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꽤나 많은 기본급에 인센티브를 챙겨주죠.



 6.하지만 조금 관점을 바꿔서 손님의 입장이 아닌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좀 달라져요.


 예를 들어서 당신이 항공운항과에 다니고 광화문 근처에 살면서 적당한 알바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어쩌겠어요? 당연히 스튜어디스급 외모를 뽑는 학과니 외모는 출중하겠죠. 강남의 A급 가게에서 일할 수야 있겠지만 매일 강남까지 출근도장 찍고 의상도 입으라는 대로 입어야 하는 가게에서 일해야 한다면? 그런 게 너무 낯설고 스트레스라면?


 '이건 너무 본격적인데...이런 데선 일하기 싫다. 최저시급의 몇 배 정도 주면서 본격적인 화류계가 아닌 곳은 없나.'라는 생각이 들 거란 말이죠. 그리고 광화문같이 고즈넉한 지역의 바를 둘러보면 분명 그런 가게가 있고요. 그리고 그런 C급 가게들 중에서 A급 인재가 면접을 오면? 반드시 잡으려는 사장들이 있는 법이고요. 아주 많이 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곳 수준보다는 좀 더 주면서 고용시키려는 사장은 분명 있어요. 


 그러면 사장 입장에서는 강남 에이스급 인재를 강남보다는 싼 값에 고용할 수 있어서 좋고, 직원 입장에서는 덜 힘든 환경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페이를 받을 수 있으니까 좋고. 나름대로 서로가 윈윈하는 일인 거죠.



 7.어쨌든 그래서 나는 주거지를 낀 곳의 술집들을 한번씩 털어보러 가곤 해요. 왜 주거지냐면, 강남같은 도심지의 술집은 확실하게 가게의 값에 따라 직원의 외모 수준이 그대로 따라가니까요. 들어가면서 문짝이 얼마나 으리으리한지만 봐도 여기 어느정도 예쁜 사람이 있을지 이미 짐작이 가거든요. 왜냐면 문짝에 돈을 투자할 정도라면 리크루트에는 당연히 돈을 많이 투자했을 거니까요.


 하지만 그곳이 주거지라면, 도심지까지 일하러 나가기 싫어라하는 예쁜 여자가 어디선가 일하고 있을 확률이 제법 있거든요. 그 가게의 수준보다 1~2단계 위일 정도로 예쁜 여자 말이죠. 


 사실 이제부터가 썰을 풀어야 할 차례인데...늘 그렇듯이 사전설명을 끝내니까 7문단까지 와버렸네요. 너무 피곤하니까 다음에 또 써보죠. 사실 피곤한 것보다도 무서워요. 이틀 연속 술을 마셔서 이제 자고 일어나면 무지하게 아플 예정이거든요. '자고 일어나면'이 아니라 아마 자다가 아파서 중간에 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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