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기소한 조국 씨 부인의 불법적일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조국 씨의 "사소한 것들"에 대해 얘기해보렵니다.


자식 생일을 허위 신고한 문제만 봐도, 선친께서 알아서 하셨다고 본인은 그 과정을 몰랐고 개입도 안 했다고 하지만 저 같은 범인이 보기에는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1) 첫 아이가 태어나고 출생 신고를 할 때의 감격이 저 분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일까? 출생 신고는 (법적인 의무를 떠나) 부모의 직접적인 책임이 아닐까요? 그것을 할아버지가 대신하고 그것도 어찌 허위로 신고하게 그냥 놓아두었는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2) 그리고, 어쨌든 그 과정에 허위가 있었다면 반성하는 자세로 죄송하다는 얘기부터 먼저 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다른 국민들은 과태료 낼 돈이 없어서, 또는 허위 신고를 해서 여러 가지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음을 몰라서 다들 정직하게 절차대로 출생신고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일까요? 서류 위조에 대한 공소시효도 지났으니 현 시점에서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출생 신고를 제 때에 정직하게 하는 것은 국가 정책 설계와 집행에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기에 적지 않은 의미가 있는 것인데 그 분께는 이러한 것이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요?


학교 컴퓨터를 집에서 사용하는 것도 역시나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1) 국립대, 국공립기관에 근무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업무에 필요한 개인용 컴퓨터, 전산장비 관리는 꽤 엄격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관리가 엄격하다는 것은 반출이 금지되어 있고 양도 등의 규정이 까다롭다는 의미인 것이지, 그러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 역시 까다롭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대개는 양심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기관에서 업무용으로 준 PC나 모니터 등을 집에 가져가서 쓸 수 있기는 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시간에 집으로 옮겨야 하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그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들 그걸 잘 알고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하면 규정을 어기는 것이라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알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2) 그런데, 조국 씨 역시 그러한 규정을 잘 알고 있음에도 집에 반출해서 업무와 무관한 작업에 사용했음에도, 죄송해하는 모습을 엿볼 수 없었고 그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어서 좀 놀랐습니다.


따님이 KIST에 출근했다고 확인된 것은 3일이지만 실제로는 3주간 근무한 게 맞고, 단지 여러 명이 함께 들어갈 때는 방문증을 수령하지 않고 들어가지 않아서 3일만 표시된 것이다라고 하는 것도, 인턴십 확인증을 KIST로부터 정식으로 받지 않은 것도 (불법인지는 모르겠으나)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록이 남지 않으면 그것을 입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출입증이나 방문증을 수령해야 하고, 그것에 기반해서 확인증이란 공문서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몰랐을까요? 


서울대 법학과 인턴의 지원자격에 따르면 고등학생은 지원이 불가한데 어찌 인턴십 확인증이 주어질 수도 있는 것인지도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원자격에 해당하지 않는데 근무를 지원해볼 수는 있겠고 그것을 허락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애당초 지원자격이 되지 않는데 비공식적으로 일하는 것이니 공식적인 확인증이 주어지지 않는 것을 감수하고 경험을 쌓는 정도의 의미여야지 그것을 어떻게 스펙에 이용할 수가 있을까요? 


주저자로 논문을 쓰는 과정이 어찌 "체험활동과 인턴을 한 것"일 수가 있는지요? 아무리 미성년자일지라도 주저자로 이름을 올리려면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상식을 어떻게 저렇게 모를 수가 있는지, 그것이 온전히 교신저자만의 책임이고 자식을 그렇게 가르친 데 대해 본인은 책임이 없는 것인지요?


다 열거하기 어려운, 이 모든 과정들에 조국 씨 말대로 불법은 없거나, 불법이 있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나서 현 시점에서 법 위반을 지적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은 저러한 "사소한" 규정과 규칙을 하나 하나 지키려고 노력하느라, 지나치게 까다로워 보이는 김영란법을 지키느라, 많은 수고가 들고 피로함과 불편함, 때로는 꽤 많은 피해를 감수하면서 산다는 것을, 그런데 그것이 우리 사회를 그나마 지탱하고 있다는 것을 조국 씨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러지 않음에 미안하거나 죄송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본인은 지키지 않았고 앞으로도 지킬지는 모르겠지만, 지키지 않았거나 지키지 않을 다른 많은 사람들을 단죄하는 데는 역시 거침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흐름의 결과, 우리 사회가 규정해놓은 "사소한 것들"에 대한 냉소, 조국 씨가 만들고자 하는 것들, 바꾸고자 하는 것들에 대한 의심과 반동이 더 커질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조국 씨가 장삼이사의 기준으로 볼 때 나쁜 축에 드는 사람이라고 하기는 어려우나, 기본적인 시민 의식이 부족한 분, 법무부장관이라는 critical한 영역의 leader가 되기에 부족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4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0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04
125073 프레임드 #655 [4] Lunagazer 2023.12.26 65
125072 백만년만에 뽄드칠을 해봤어요 [7] 돌도끼 2023.12.26 258
125071 킹스 퀘스트 4 음악 [2] 돌도끼 2023.12.26 81
125070 [디즈니플러스] 아직은 크리스마스니까! 시즌 무비 '솔드 아웃'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3.12.25 350
125069 프레임드 #654 [4] Lunagazer 2023.12.25 78
125068 [아마존프라임] 코엔 형제 '스타일'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블로 더 맨 다운'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3.12.25 275
125067 최근 본 드라마와 잡담 [6] thoma 2023.12.25 455
125066 기형도, 성탄목 - 겨울 판화 3 중 [7] jeremy 2023.12.25 282
125065 [강력비추] 레벨 문;;; [14] LadyBird 2023.12.25 609
125064 캐롤 앨범 중에는 이게 부동의 1위여요. [7] jeremy 2023.12.25 506
125063 [핵바낭] 일 다 끝냈습니다 & 일상 바낭 & 메리 크리스마스 [14] 로이배티 2023.12.25 407
125062 이런저런 잡담...(어른들의 말) 여은성 2023.12.25 228
125061 송창식-밤눈 [2] jeremy 2023.12.24 153
125060 프레임드 #653 [4] Lunagazer 2023.12.24 64
125059 Ocn 나홀로집에 1편 지금 해요 [1] 가끔영화 2023.12.24 112
125058 아마존 프라임 추천작 '솔트번' [6] LadyBird 2023.12.24 396
125057 이런 형식으로 쓰기 좋아하는데 직업이 아니라 자타의 완성도 30%하하 [1] 가끔영화 2023.12.24 155
125056 뉴 엑스 파일에 대한 루머 [3] theforce 2023.12.24 304
125055 [디즈니플러스] 더 베어, 외딴 곳의 살인초대 [8] 쏘맥 2023.12.24 344
125054 크리스마스에 눈이 온다요, 우리동네 아이맥스, 요즘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노래 [1] 상수 2023.12.24 13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