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적은 적 있지만


제가 난생 처음으로 팬 비슷한 수준으로 좋아했던 국내 솔로 가수 : 신해철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좋아했던 아이돌 : 카라(의 구하라)

제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팝가수 : 왬 & 조지 마이클

제가 처음으로 앨범 사고 좋아했던 해외 밴드 : 퀸


그거슨 그야말로 폐허의 컬렉션... ㅠㅜ


근데 이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고 아쉬운 가수가 조지 마이클이에요.

아마 사춘기 때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게 크겠죠. 암튼 그 음색에 그 노래 실력에 작곡 실력까지 출중했던 양반인지라.

솔로 2집이 기대만큼 잘 안 팔렸을 때 소송 걸지 말고 그냥 열심히 다음 앨범 준비했음 이후 커리어가 어떻게 됐을까. 요즘도 아쉽고 그렇습니다.


뭐 암튼.



1. Don't let the sun go down on me



엘튼 존과 함께 부른 무대죠.


사실 둘이서 이 곡을 함께한 게 이게 처음이 아닙니다. 왬 시절에도 라이브 에이드 무대에서 한 번 한 적이 있고 그때 엘튼 존은 피아노만 치고 노래는 조지 마이클이 혼자 불렀죠. 보면 아직 보컬로서 좀 덜 성장했던 건지 가창이 좀 풋풋한 느낌(?)이라 재밌구요. 또 앤드류 리즐리가 모습만 잠깐 비치는 게 재밌습니다. 듀오의 멤버였지만 노래를 안 불렀던 우리의 운좋은 미스터 리즐리... ㅋㅋㅋ


하지만 나중에 한국에 정식으로 앨범이 나올 때 수록된 버전은 이 영상의 버전이 맞구요.

전 이 버전을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사람이라 당연히 이걸로 올려요.

전 그 당시에 '싱글 앨범'이 뭔지도 몰라서 앨범 사놓고 왜 노래가 이것 뿐이냐고 짜증을 냈던 기억이... ㅋㅋㅋㅋ


근데 이제사, 무려 30년만에 '도대체 어떻게 된 무대지?'라는 궁금증이 생겨서 검색을 해 보니,

조지 마이클이 세계 투어 공연을 하는 와중에 이 곡을 리스트에 올려놨었고.

그 중 딱 한 번 엘튼 존 본인을 불러다가 피아노 연주 & 듀엣을 부탁해서 나온 무대... 인가 보네요.

그런데 이게 또 오랜만에 조지 마이클의 히트 싱글이 되었고.

원래 노래 주인인 엘튼 존도 몇 년 뒤 본인 앨범에 수록해서 또 잘 팔았구요.

그 중에 한국에 정식 발매해서 먼저 팔렸던 건 조지 마이클의 싱글 앨범이었던. 뭐 그런 건가 봅니다.

그러고보면 그 시절엔 아무 정보 없이도 앨범 참 잘 사고 그랬네요.


아. 그 LP 어디갔지...;



2. Everytime you go away



 또 엘튼 존이 등장합니다만. 피아노 연주만 해주고요.

 이 노래도 또 나름 역사가 있는데... 원래 주인은 홀&오츠. 전에 제가 올렸던 '위 아 더 월드'에도 참여했던 가수들이구요.

 다만 이 사람들은 이걸 싱글로 따로 내거나 하지 않고 그냥 앨범 수록곡으로만 뒀습니다.

 그리고 이걸 몇 년 후에 리메이크해서 싱글로 히트시킨 게 이 영상에서 함께 노래하는 폴 영. 당연히 영상 속 곡은 폴 영 버전이구요.

 지금 두 버전을 다시 들어보면 오히려 세련되고 안 낡은 느낌인 건 오리지널입니다만. 폴 영 버전도 나름 그 시절 떠오르게 하는 정겹게 낭만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좋네요.


 암튼 그럼 도대체 이 무대는 무엇인고... 하니, 역시 라이브 에이드 무대였나 봅니다. 

 그러고보면 조지 마이클이랑 엘튼 존의 인연은 주로 라이브 에이드였네요.

(...라고 적어 놓고 꺼림칙해서 좀 열심히 검색해보니, 아니었습니다. ㅋㅋ 영국 왕세자 자선 기구 주최의 자선 콘서트였다네요)

 사실 전 이 노랠 그 오랜 세월 동안 들으면서도 피아노 연주를 엘튼 존이 하고 있었다는 건 최근에 유튜브로 보고 나서야 알았어요. ㅋㅋㅋ



3. I Knew You Were Waiting (for Me)



 1986년에 녹음하고 1987년 1월에 싱글 발매했다니 조지 마이클 인생 리즈 시절의 프롤로그 같은 느낌이네요. 같은 해에 솔로 앨범 Faith를 내놓고 초대박을 터뜨리니까요. 물론 이 곡도 꽤 히트 했었구요.


 조지 마이클이 원래 아레사 프랭클린을 좋아해서 '곡을 주고 싶다'고 접촉했었는데, 그래놓고 왬 활동 때문에 바빠서 성사를 못 시키고. 그 다음엔 '나 따위 것이 감히 아레사 프랭클린에게 노래를 준다는 게 말이 되나 싶네요' 등등의 이유로 미루다가... 결국엔 남의 곡으로 듀엣을 하게 되었다는 비하인드가 있더군요. 의외로 겸손하셨던 건지 그냥 핑계였던 건지. ㅋㅋ


 암튼 누가 썼고 어떻게 만들어졌든간에 두 사람 목소리도, 곡도 참 듣기 좋습니다. 

 그리고... 아레사 프랭클린이 조지 마이클보다 결국 더 오래 살았죠. 3년 전에 세상을 떠나서 지금은 두 분 다 고인이고... 참 아련하네요.



 4. As



 이번엔 메리 J 블라이즈와 듀엣입니다. 또 원곡이 있어요. 스티비 원더가 옛날 옛적에 내놓았던 곡의 리메이크라고.

 

 두 가지로 좀 불행한 기억이 있는 곡입니다.

 첫째로, 이미 조지 마이클의 커리어가 완벽하게 가라앉은 후에 나온 '베스트 앨범'에 떡밥격으로 들어가 있는 신곡이었고. 나름 히트했으나 예전 같은 반향은 전혀 없었구요.

 둘째로, 이때 조지 마이클이 공중 화장실에서의 공연 음란(...) 행위로 체포되는 사건이 있어서 빡친 음반 관계자가 이 앨범의 미국판에는 이 곡을 싣지 못하게 했다네요. ㅋㅋㅋ...



아 그리고...

썸바디 투 럽의 이 양반 버전도 아주 좋아하지만 그건 협연이긴 해도 '듀엣'은 아니고 하니 주제에 안 맞...



아니 뭐 어차피 뻘글에 그런 거 알게 뭡니까. ㅋㅋㅋ



암튼 비도 추적추적 내리는 센티멘털 갬수성 터지는 아침에,

애들 밥 해 먹여 놓고 빈둥거려봤습니다.

이젠 좀 컸다고 그냥 볶음밥보다 김치볶음밥이 맛있다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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