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29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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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덜 부담스러운 포스터를 골라 보았습니다.)



 - 시작부터 섹스씬이 계속 나와요(...) 왜 이러는 걸까... 했더니 주인공이 성매매 여성이었군요. 근데 딱 봐도 아주 수상 위험해 보이는 아저씨가 나타나서 성폭행을 합니다. 여자는 임신을 하고, 만삭이 된 상태에서 커다란 가위로 자기 배를 찌르고 과다 출혈로 죽어요. 앗. 주인공이 아니었네요.


 장면이 바뀌면 진짜 주인공 '헬렌'이 등장합니다. 먼저 나왔던 여자의 딸이에요. 다행히도 아기는 살아 남았나 보네요. 자전거로 우버 배달 일을 하며 먹고 살고 세상 둘도 없이 다정다감한 절친 몰리와 함께 지내구요. 그러다 어느 날 교통 사고를 당하고. 이후부터 괴상한 증상이 생깁니다. 문득문득 기억이 사라지는데 정신을 차릴 때 보면 맨발에 잠옷 차림으로 밖을 돌아다니는 것 같구요. 어떤 날은 피범벅이 되어 있기도 합니다. orz 그래서 이게 뭔가... 하고 병원에 가 보니... 뭐겠습니까. 영화 제목에 이미 다 적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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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모의 주연 배우님. 비주얼도 훌륭하시고 연기도 나쁘지 않았... 지만 이후에 딱히 이름을 알만한 작품에 출연하신 일은 없으시구요. ㅠㅜ)



 - 원제는 'Let Her Out'. 이걸 '배니싱 트윈'으로 번역해 버리면 제목 스포일러잖아! 라고 화를 낼까 했으나 찾아보니 친절하게 영화 포스터에 다 그려져 있었더라구요. 그래도 굳이 헷갈리게 (...라기엔 저 한국 영화를 기억할 분이 얼마나 있겠나 싶지만) 이렇게 번역을 해 놓은 건 좀 구리기도 하구요.

 근데 뭐 B급 호러 영화니까요. '공포의'나 '죽음의'를 붙인 후 뒤에 아무 거나 익숙한 단어 이어 붙이는 식의 작명이 아닌 게 어딘가... 이 정도면 성의 있다고 봐줘야... 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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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현실의 베프 콤비의 드라마이면서 또)



 - 그러니까 결국 뱃속에서 사라진 쌍둥이 이야깁니다. 엄마가 가위로 자해를 할 때 하나는 죽고 하나만 살아남은 건데, 헬렌의 뇌 속에 죽은 쌍둥이의 무언가가 남아 있었다... 라는 거죠. 그리고 초반에 이런 설정을 밝힌 후로는 '헬렌이 뇌 속의 쌍둥이 때문에 사람 죽이고 다니는 거냐, 아님 노올랍게도 다른 살인마가 헬렌 곁에 머물며 일을 꾸미는 거냐'라는 걸 떡밥 삼아 전개됩니다. 

 근데 문제는 이게 아무리 봐도 결국 헬렌이 저지른 짓으로 밖에 안 보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스테리 떡밥이 힘을 잃는데요. 다만 '그래도 혹시 배째라고 황당한 이유를 들이밀며 다른 살인마가 튀어나오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게 되더라구요. 마지막에 미스테리를 남겨 두고 전개되는 영화가 별 거 없을 것 같으면 차라리 막나가기라도 해서 예상이 빗나가게 해줬으면... 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건 저 뿐인가요. ㅋㅋ 암튼 전 그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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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과 죽어서 주인공의 뇌에 박혀 버린 쌍둥이의 이야기... 일까요? ㅋㅋ 그건 영화 막판까지 비밀이라서 언급 안 하는 걸로.)



 - 못 만든 영화... 라고 하긴 좀 애매합니다.

 그러니까 저예산 영화 특유의 조금 모자란 때깔이 내내 보이긴 해요. 근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을 둘로 구분하거든요. 싼티 나는 거랑 그냥 가난해 보이는 거. 이 영화는 다행히도 후자입니다. 특별히 구리거나 저질(...)처럼 보이는 느낌은 없어요. 그냥 제작비 많이 못 들인 영화인 건 분명하군. 이라는 느낌.

 그리고 이야기 전개나 장면 장면의 연출도 준수해요. 다만 넘나 클리셰스런 아이디어와 전개에서 별로 벗어나지 못한다는 거. 설정과 캐릭터를 보면 딱 떠오르는 이야기에서 별로 벗어나지를 못하는 영화입니다. 이게 이 작품의 가장 큰 한계이자 단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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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식의 이야기에서 거울 활용 미장센이 등장하는 것도, 저런 기괴한 초상화가 등장하는 것도 다 흔한데, 하지만 적절히 썼는데, 불행히도 임팩트는 없...)



 - 그런데 막판에 갑자기 어라? 싶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클라이막스에서 벌어지는 대결 장면인데요. 이 역시 거의 철저하게 예상대로 흘러갑니다만. 갑자기 연출이 좋아지더라구요? ㅋㅋ 뭐 특별할 건 없는데 그냥 되게 긴장감이 넘칩니다. 이 정도면 좀 더 큰 프로젝트 맡아볼만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괜찮은 클라이맥스 액션이 펼쳐지구요.

 또 그때 작렬하는 이 영화의 필살기 장면이 있는데... 되게 말이 안 됨을 감수하고 임팩트를 추구하는 장면인데, 실제로 임팩트가 상당합니다. 나는 어처구니를 내어주고 임팩트를 얻겠다!! 라는 감독의 의지가 느껴지는 명장면... 이었습니다만. 여기에 또 한 가지 문제가 있어요.


 그러니까 그게 익숙하다는 겁니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본 장면이랑 되게 비슷한데? 라고 생각했는데... 금방 유명한 감독이 만든 모 호러 영화 제목이 떠오르더라구요. 똑같은 건 아니고, 발상이 되게 비슷합니다. 근데 슬프게도, 이 영화가 훨씬 먼저 나왔어요. 그런데 태생이 듣보 무비이다 보니 화제조차 되지 못한 것... ㅠㅜ 그리고 전 나중 나온 영화를 먼저 보고 뒤에 이걸 보다 보니 임팩트도 좀 약해졌구요. 죄송합니다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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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주연 배우님의 비주얼이 열일하는 영화였구요. 그래서 나쁘지 않... (쿨럭;;))



 - 그래서 어쩌라는 이야기냐면요.

 평범 무난 흔한 이야기를 성실하고 무난하게 전개하다가 마지막에 방점을 한 번 찍어주는 류의 가난한 호러 영화입니다.

 평범 무난한 파트도 나쁘거나 부실하지 않아서 볼만은 하지만 역시 평범 무난하기 때문에 추천까진 못하겠구요.

 클라이막스의 좋은 연출과 아이디어는 무시하기 아깝긴 한데, 또 그것 하나 때문에 이걸 보시라고 장려하기는 좀 무리인 듯.

 결론은 '나쁘지 않지만 딱히 이걸 꼭 봐야 할 이유는 못 찾겠군요' 정도가 되겠습니다. 그냥 무시하셔도 돼요. ㅋㅋ 하지만 전 괜찮게 봤다는 거.




 + 감독님의 다른 작품이 또 뭐가 있을까... 해서 찾아보니 어라. 제가 이미 본 영화였네요. ㅋㅋ '사악한 쾌락: 킬러들의 험담'의 감독님이셨습니다. 그 영화도 뭔가 괜찮을 뻔 하다가 그 직전에 가라 앉은 느낌이었는데. 능력이 없는 분은 아닌데 아직 좀 부족하신가... 싶네요.



 ++ 스포일러 파트입니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점점 헬렌의 증세는 심해집니다. 어느 날은 온몸이 피투성이에 발엔 유리 조각이 박힌 채로 정신을 차리는데, 헬렌이 자기에게 찝적거리던 남자의 집을 찾아가 보니 집이 피바다에 남자는 어디 갔는지 안 보이고 방 바닥엔 자기 발바닥에 박힌 것과 같은 종류의 깨진 유리 조각이 널려 있고... 이런 식이죠. 고로 헬렌은 이게 다 본인 짓이라고 확신해서 병원에 뇌에 붙은 그것을 제거할 수술 예약을 잡고, 잠들 때마다 자기 자신을 침대에 묶어 보는 등 최선을 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일은 벌어지구요.


 그러다 또 정신을 차린 헬렌이 몰리의 남자 친구 집에 있어야 할 물건을 갖고 있는 걸 몰리가 보면서 일이 꼬입니다. 사정을 자세히 모르고 걍 심한 몽유병 정도로 생각하고 있던 몰리는 '니가 내 남친이랑 놀아나다니!!!' 하고 화를 내는데, 이때 또 헬렌이 이상해지면서 몰리를 막 공격하는데... 다행히도 죽이진 않고, 간신히 정신을 차려서 도망 가요. 그런데...


 그 남친은 살아 있었습니다! ㅋㅋ 진작부터 몰리를 냅두고 헬렌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는데, 헬렌이 직접 자기 집을 찾아 와서 유혹하니 뜨거운 시간을 보냈던 거죠. 그러고선 헬렌을 계속 따라다니며 구애를 하는데, 그 와중에 또 홱 돌아 버린 헬렌이 커터칼로 난자해서 정말로 죽여 버려요. ㅠㅜ 그 뒤에 다시 정신을 차린 헬렌은 몰리에게 연락해서 "미안하지만 이건 내가 한 짓이 아니야, 난 이 모든 걸 끝내야겠어!"라고 말한 후 죽인 남친의 차를 몰고 자기 엄마가 성폭행 당하고 자살했던 문제의 (이제는 문 닫고 흉가가 된) 모텔로 향합니다. 말하는 투를 보고 헬렌의 행선지를 예측한 몰리는 자전거를 몰고 그 곳으로 향하구요...


 그러는 동안 헬렌은 죽은 엄마가 머물던 방에서 쌍둥이의 존재를 느끼고 셀프 말싸움을 하며 난리를 칩니다만. 결국 쌍둥이가 점점 헬렌의 의식을 장악하고. 헬렌은 바닥에 쓰러지는데... 그때 몰리가 현장에 도착을 하구요. 여기가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입니다. 


 쓰러져 있던 헬렌이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일어나 자기 정수리를 붙들고는... 스스로 가죽을 벗겨내기 시작해요(...) 마치 애벌레가 고치를 벗듯 그렇게 가죽을 다 벗겨내고 나니 헬렌과 똑같이, 하지만 아무래도 기괴한 분위기의 쌍둥이가 등장하구요. 당연히 다짜고짜 몰리를 공격합니다.


 이후야 뭐 뻔하겠죠. 좁아 터진 모텔방에서 숨바꼭질 & 육탄 액션을 한참 벌인 후 몰리는 피투성이에 멘탈 나간 승자가 되어 그 모텔에서 탈출합니다. 


 이걸로 스토리는 끝이구요. 제가 본문에서 언급한 '유명한 영화'가 뭔진 짐작이 가시겠죠. ㅋㅋ 제임스 완의 '말리그넌트'입니다. 같은 실화 소재를 차용했고 클라이막스에서 진실이 밝혀지는 장면의 황당한 아이디어도 같아요. 이쯤 되면 제임스 완이 이 영화를 참고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겠는데. 다만 표절이라 할 정도로 비슷하진 않구요. 아무래도 전체적인 완성도나 재미도 '말리그넌트'의 압승인지라 이 영화의 감독님에겐 그냥 애도만...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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