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틱 더보이즈 인빈시블 세 작품들의 스포일러가 약간씩 있을 수 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의 Invincible이 지난주 공개한 8화를 마지막으로 1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2,3시즌이 이미 확정되었다는 반가운 뉴스도 전해주었지요. 

제가 아마존에서 감상한 세번째 슈퍼히어로물입니다. 제일 첫번째는


더 틱 the tick


이었습니다. 대중문화를 장악하며 한창 절정에 이르고 있던 슈퍼히어로 물들을 다소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한 코미디죠. 한동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슈퍼히어로 영상물이었을 정도로 즐겁게 본 시리즈입니다. 

타이틀캐릭터인 "더 틱"은 말그대로 진드기에서 모티브로 한 히어로인데요. 완전히 백치에 가깝습니다. ㅋㅋ 맥락없는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무지막지한 힘과 무지막지한 선의로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이지요. 땅딸막하고 매사에 자신감이 없는 회계사 아서와 함께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사실 아서가 진주인공이라 볼수있지요. 정상인 기믹으로 더틱의 황당한 행동을 더 우스꽝스럽게 하는 역할을 종종하지만 실은 이자도 완전 미친자입니다. ㅋㅋ릭앤 모티를 보신 분이라면 그 듀오와 아주 비슷한 다이내믹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새로운 시도도 아니고 B급의 향취가 물씬나지만 그래도 취향인걸 어떻게 하겠어요. 꽤화제가 된 시리즈였지만 3시즌은 없습니다. 그래서 전 2시즌에서 날아간 시리즈의 목을 붙들고 슬피 울었지요. 


두번째는 듀게의 많은 분들이 시청하셨고 아마존에서도 야심차게 대표 시리즈로 밀었던 


"더 보이즈"


입니다. 더 틱도 더 보이즈도 후술할 인빈시블도 모두 코믹스 원작을 영상화한 "표준모델" 초인물이에요. 이런 코믹스들은 기존의 메인스트림 코믹스에 비해 과감한 묘사와 파격적인 이야기가 특징이라 볼 수 있겠어요. 특히 고어쪽으로요. 어린아이들과 같은 코믹스를 본다는 것이 어쩐지 어른스럽지 않다고 느끼기 시작할 나이대의 타겟독자들의 "성숙도"에 맞추어 상당히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지요. 영상화되면서 그 경향은 좀 더 강해져서 적나라한 시각적 충격을 시도합니다. 이야기들도 "현실적"인 감각을 더하기 위해 충격력이 강화되어있고요. 어린시절 가장 듬직하고 강하게 여겼던 존재가 이와같은 "어른"의 세계에서는 가장 위선적이고 끔찍한 악당이 되고 맙니다. 대체로 DC코믹스의 히어로들을 본따 만든 더 보이즈의 영웅들이 다 비루하고 "인간적"이지만 그중에 최악은 신과같은 힘을 지닌 싸이코패스 슈퍼맨, 홈랜더입니다.  슈퍼맨이 지독한 악당으로 변모하는 것은 원작 시리즈에서도 왕왕 다루어지던 이야기이고 초인들이 실제세계에 입힐 임팩트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도 아주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더 보이즈"는 과하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서 약간 진부하게 느껴질만한 틈이 생길때마다 우당탕탕 시청자의 시각을 현혹해 넘어가는 기술을 잘 씁니다. 2시즌도 (막판에는 이골이 났다고 생각했던 저조차도 조금 눈살이 찌푸려지긴 했지만) 정합성이나 개연성이 허술하게 느껴질 때마다 특유의 과잉폭력으로 와장장 돌격해나갑니다. 초반의 충격이 가시고 2시즌까지 마무리한 지금, 개인적으로 시리즈 전체에대한 평가는 처음보다는 조금 낮아졌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쇼입니다. 


그리고 세번째가 본문의 주인공인 


인빈시블! 


이에요. 이녀석을 소개하려고 주절주절 길게도 떠들었군요. 최근에 정말 한주한주 기다려가며 재미있게 본 시리즈입니다. 


제목에서 도발적인 인터넷 밈을 인용한 것은 별 대단한 이유는 없고 이 시리즈에 참여한 한국계가 상당히 많아서 입니다. ㅋㅋ 가장 핵심이되는 인빈시블과 그 어머니역을 각각 스티븐 연과 샌드라오가 맡았고요. 연출진 크레디트에서도 한국식 이름이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제작진 역시 한국계가 많은 것 같습니다. (성우 캐스팅에 따라서 애니판의 캐릭터도 한국계로 설정을 했다는군요.) 다른 캐스트들 역시 정말 황당할 정도로 화려합니다. 아마존의 엑스레이기능(화면을 멈추면 해당장면의 출연진 배경음악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을 활용하시면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높은 확률로 "아니, 님이 왜 여기서!"를 외치게 됩니다. ㅋㅋ 


일단 인빈시블의 아버지이자 지구를 지키러 빌트럼 행성에서 날아온 외계인 "옴니맨"역은 설명할 필요없는 J.K. 시몬스가 맡았고요. 인빈시블의 연인은 데드풀2와 조커의 자지 비츠, 썸녀이자 동료히어로인 아톰이브는 커뮤니티의 길리언 제이컵스, 팀멤버인 로봇은 재커리 퀸토가 맡았습니다. 더 리그나 브나나등에서 익숙한 제이슨 맨추커스도 동료 중 하나인 렉스로 나오고, 마블의 실드같은 정부기관을 이끄는 세실은 저스티파이드와 더 헤이트풀8의 월튼 고긴스가 맡았지요. 대충 메인캐스트라고 볼수 있는 성우들은 이렇고요. 리커링이나 게스트로 3에피 미만으로 참여한 분들 명단은 더 화려합니다. 클랜시 브라운(데이미언 다크블러드), 마크 해밀(재봉사 아트), 마허샬라 알리(타이탄), 존 햄(스티브), 세스 로건(외계인 앨런), 로렌 코핸(워 우먼), 제프리 도너반(머신헤드), 조너선 그로프(릭 셰리던), 자이먼 혼수(화성인황제), 에즈라 밀러(싱클레어), 레니 제임스(다크윙), 소니쿼 마틴 그린(그린고스트), 저스틴 로일랜드(더그 체스턴), 메이 휘트먼(코니) 등등등.. 엄청나게 인상깊은 출연진을 자랑하지요.


이름던지기를 지루하게 했지만 이 시리즈의 장점은 그저 화려한 캐스트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원작에 얼마나 빚진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충격적인 플롯을 설득력있게 전개한 연출과 꽤 성실한 작화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합니다. 캐릭터들도 나름 입체적이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 클리쉐로 배치된 캐릭터들이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작화면에서는 액션 시퀀스들이 연출이 잘 되었어요. 빌런-히어로간의 격투도 그렇지만 히어로간의 격투가 특히 연출력이 좋습니다. 양키센스의 애니메이션에 대해 특별히 거부감이 없으시다면 만족하실거예요.  묘사는 더 보이즈보다 훨씬 고어해요. 충격적인 1화의 액션씬에서의 잔혹도는 더 보이즈는 애들장난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그 와중에 저처럼 배트맨 싫어하시는 분들께는 작은 선물같은 고어씬이 있습니다. 어휴 속이 다 시원) 이런쪽에 내성이 없으신분들은 안보시는게 좋을것 같기도 할 정도예요. 어쨌든 그런식의 연출이 관객을 동요시키고 시즌내내 펼쳐갈 핵심 떡밥을 효과적으로 투척하는 데는 성공적이었던것 같습니다. 마지막의 대결씬의 처참함도 주인공의 의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고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물론 아닙니다. 오히려 원작이 출시된 2천년대초반과 달리 지금에와서는 다소 진부한 느낌도 약간 있지요. 하지만 좋은 각본에 스티븐 연의 '불안한 청소년 히어로' 연기가 많은 부분을 상쇄하고 이야기에 설득력을 더해줍니다. 한두 에피소드가 더 있었다면 좀 더 매끄러웠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약간 있지만 성인용 초인 애니메이션을 찾는 분들께는(너무 구체적인 타겟시청자군요.ㅋㅋ) 절대적으로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그나저나 아마존은 왜 이렇게 연속해서 "슈퍼맨" 캐릭터를 끔찍한 악당으로 묘사하는 것일까요. 

정말 세계를 정복하려는 회장님의 의지를 담은 프로파간다인것일까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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