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8분. 중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적겠지만 중후반까지 전개에 대해서는 본문에서 대략 노출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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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너무 심플하게 간지(?)나서 당연히 한국용 번역제일 줄 알았는데!!!)



 - 어두컴컴한 밤길을 달리는 차의 모습이 나옵니다. 국경을 지키는 군인들이 가로막구요. 군인이 운전자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후 조수석에 타고 있는 붕대 투성이 여자에게 붕대를 벗고 얼굴을 보여달라고 요구합니다. 정말로 보여주니 기겁을하며 미안하다 사과하고 바로 보내주는 군인들.

 그러니까 이 둘은 유태인이구요. 지금 2차 대전은 막을 내렸구요. 독일은 당연히 난장판입니다만 그래도 이들은 돌아왔어요. 붕대 여인이 주인공 '넬리'인데요. 미국인(?) 남편이 자기를 신고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에서 아우슈비츠에 끌려갔다가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왔으나, 얼굴의 부상이 심각했는데... 기적의 성형외과 의사님이 내린 축복으로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니나 호스의 비주얼로 부활했네요. 게다가 가족들이 다 죽어 버리는 바람에 갑작스레 거액을 상속받아 갑부가 되었구요.


 그런데 우리 넬리씨의 문제는 그 의심스런 남편에 대한 사랑과 집착에서 벗어나질 못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친구의 만류도 뿌리치고 매일 밤마다 피아니스트 남편을 찾아 헤매다가... 진짜로 만납니다! 근데 남편은 넬리를 알아보지 못한 채 황당한 제안을 하죠. 너, 왠지 죽은 마누라 느낌이 나는데 나랑 둘이 짜고서 마누라가 상속 받을 재산 해먹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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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넬리 1호!는)



 - 유럽 영화쟁이들에게서 유독 자주 발견되는 특기들 중 하나가, 아무 멀쩡한 장르물 & 통속극의 이야기를 가져다가 너무나도 태연하고 자연스럽게 무심 시크한 아트 무비로 만들어 버리는 기술입니다. 이 영화도 그래요. 도입부의 의사 선생님은 21세기 기준으로 봐도 거의 마법사 수준의 작업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워서 이야기의 토대를 뚝딱 만들어내고 퇴장하구요. 이후에 벌어지는 '내가 나를 연기하며 남편 속이기'는 대략 막장 신파극에나 어울릴 법한 설정 아니겠습니까. 근데 이 영화에서 그런 느낌을 받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런 옛날 장르물의 고색창연한 재미 같은 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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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넬리 2호!의 단계를 거쳐...)



 - 저런 재미난 설정을 배경에 깔아 두고서 영화는 그냥 주인공 넬리의 입장과 내면을 그리는 데 전념합니다. 너무나도 전념한 나머지 제가 처음에 적어 놓은 도입부 소개... 까지 진도를 나가는데 40분이 넘게 걸려요. 90분이 조금 넘는 영화이니 엔드 크레딧까지 생각하면 거의 런닝타임의 절반을 할애해서 아무 사건 없이 넬리라는 캐릭터를 빌드업하는 셈인데요.


 그러니까 그 끔찍한 아우슈비츠에서의 고난을 오직 사랑하는 남편 얼굴 다시 한 번 보겠다는 일념에 집착하며 버텨냈구요. 이 양반이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건 어떻게든 이 모든 참극이 벌어지기 전의 삶을 되찾는 겁니다. 그래서 신통방통 의사님의 '잘 나가는 영화 배우 얼굴로 바꿔드릴게?' 라는 제안을 거절하고 자신의 원래 얼굴과 최대한 똑같이 복원을 해달라 주문하고요. 니가 상속 받은 재산 들고 이스라엘 건국의 역군이 되자!! 는 자상하고 정의로운 친구의 제안도 못 들은 척 하고서 한밤중에 온갖 험한 꼴을 다 당해가면서까지 남편 되찾기에 전념을 하지요. 턴 백 타임!!! 그것이 넬리가 원하는 세상 유일한 것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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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넬리 3호에서 아름다움의 완성을 이룩합니다만. 이런 외견상의 변화가 캐릭터의 변화와 밀접하게 물려 돌아가는 게 인상적이었구요.)



 - 우리의 의심쩍기 짝이 없는 남편 놈이 그걸 잘 성취시켜 준다면 이야기가 안 되겠죠. ㅋㅋ

 처음엔 이 놈이 의외로 넬리를 많이 설레게 만듭니다. 이 남편 놈이 넬리에게 넬리 되기 연습(...)을 시키는 과정이 이 영화의 본편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아내에 대해 별별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다 잘 기억하고 있구요. 아우슈비츠에서 개고생을 하며 넬리 본인도 잊어 버렸던 '나 다운 거'를 줄줄이 읊어대며 아련한 표정을 지어대니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시 만나서 처음부터 연애 하는 기분! 역시 남편은 날 사랑했어!! 이러면서 행복한 넬리지만...


 서서히 뭔가 아구가 안 맞고, '이게 맞나?' 싶은 장면들이 하나 둘씩 차곡차곡 쌓이면서 이 연습 행위는 넬리의 마음을 다른 방향으로 이끕니다. 그러니까 남편이 기억하고 재현하고자 하는 건 아우슈비츠 전의 넬리란 말이죠. 하지만 현실의 넬리는 이미 그 일을 겪었고, 이제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결국 남편은 그런 현재의 넬리를 알아 보지도 못할 뿐더러 이해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하는 모질이일 뿐이고. 동시에 그 와중에도 죄책감 따위 고이 접어 날리고 죽은 아내를 이용해서 한 탕 벌어 보려는 한심한 인간일 뿐입니다. 그리고 넬리가 그걸 깨닫는 건 거의 영화가 끝나갈 때 즈음이나 되어서구요. 하지만 어쨌든 깨닫기는 하니 마지막엔 뭔가가 벌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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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심스런 찌질 로맨티스트와 빼꼼 넬리의 정겨운 한 때입니다.)



 - 결국 2차 대전과 홀로코스트 이후 독일 사회를 살아갔던 이런저런 군상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치도 아니고 적극적 부역자도 아니었지만 결국 자신의 생존과 이익을 위해 소극적으로나마 부역을 택했던 사람들을 대표하는 게 남편 조니가 되겠고. 전쟁과 그로 인한 참극의 피해자였으면서도 돌아온 조국에게 환대 받지 못했던. (근데 불쌍한 건 불쌍한 거고 독일엔 왜 돌아왔지? 라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그래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던 독일의 유태인 생존자들을 대표하는 게 넬리가 되겠고... 뭐 그런 거겠죠. 특히 이 영화의 넬리는 그 중에서도 '어떻게든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까'에 집착하는 인물이고. 그래서 성형도 그렇게 한 거고, 그래서 얘가 계속 남편 찾아가던 클럽 이름이 피닉스였던 것이고...


 그런데 사실 저런 소극적 부역자들은 이런 영화의 빌런이 되기엔 좀 약해요. 현실에서도 그렇게 강하게 처벌하기 참 애매해서 골치 아팠던 존재들이었을 거고. 그래서 마지막 결말의 순간에도 뭐 그렇게 강렬한 사건이 벌어지고 속 시원~하게 마무리 되고 그러진 않습니다. '결국엔 이 것이 최선'이라는 답을 보여준 것 같긴 한데... 이성적으로 납득은 하지만 그렇게 마구 만족스럽진 않더라구요. 근데 뭐 이건 제 취향의 문제겠고, 또 그렇게 마구 만족스러울 수가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겠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이성적으로만 납득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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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캐릭터의 현실 인식 차이를 심플하게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죠. 거기 다 박살났어! 끝났다고!! vs 그래도 가 보고 싶다고!!!)



 - 다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니나 호스는 정말 그런 찬사를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연기를 해 보입니다. 아주 자연스럽고, 또 아주 '미니멀'한 느낌으로 연기하면서도 신기하게 주인공의 내면을 강렬하게 표현해내더라구요. 상처 입고 멘탈 나간 전쟁의 희생자로 시작해서 단호하고 차가운 응징자로 마무리되는 넬리의 캐릭터 변화를 참 섬세하게 잘 그려냈습니다.


 ...그런데 전 이상하게 계속 남편 담당 배우의 연기에 눈길이 가더라구요. ㅋㅋ 그러니까 니나 호스와 계속해서 주고 받는 연기를 해야 했던 것이고. 또 넬리처럼 강렬한 캐릭터가 아니라 참 어중간하고 모자라면서 찌질한 캐릭터를 맡아서 했던 것인데. 표정 하나, 몸짓 하나까지 다 그런 어중간함과 찌질함이 적절히 느껴졌고 넬리와 부딪히는 장면들에서도 늘 한결 같이 자연스러워서 말입니다. 특히나 클라이막스의 그 장면은 이 분의 그 타고난 듯 오묘한 찌질한 표정이 없었다면 그렇게 강렬해지지 못했을 거라고 봅니다. ㅋㅋㅋ 되게 잘 하셨어요. 이제라도 이름을 좀 기억해둬야 할 듯.



(짤 하나를 올리려다가 그게 바로 '클라이막스의 그 장면, 그 표정' 짤이라는 걸 깨닫고 치웠습니다. 좋은(?) 건 직접 보셔야... ㅋㅋ)



 - 네. 그래서 좋게 보긴 했는데 제목이 저 따위인 이유는... 뭐 다들 짐작하시겠죠. 현실 세상의 그 사건 때문에 말입니다.

 초반에 넬리의 믿음직한 친구가 넬리의 재산 얘길 하면서 '우린 그걸 이스라엘 재건에 써야 할 의무가 있다! 가자 팔레스타인으로~' 이러는 장면부터 격하게 부담스러워져서 자꾸 불편한 기분이...; 뭐 결국 주인공 넬리는 그 친구랑은 다른 길을 가기도 하고. 또 그렇게 유태인과 홀로코스트라는 소재로만 한정짓지 않고 더 보편적으로 확장시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로 짜여져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 친구도 저런 대사를 할 때 "냉큼 팔레스타인 가서 거기 사는 놈들 다 쫓아내서 국경 옆에다 방치하고서 백년간 괴롭혀보자!!" 라는 의미로 한 건 아니기도 하겠구요. 그래도 어쨌든 소재는 소재이고 현실은 현실이고... 음. 뭐 그랬습니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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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가 없었다는 건 알겠습니다만. 그래도 그 당시라고 해서 팔레스타인이 빈 땅이라고 생각했을 리는 없으니까요.)



 -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흥미롭고 자극적으로 보이는 설정과 달리 장르적 장치들은 최대한 배제하면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 남고 고향으로 돌아온 유대계 독일인'의 심리를 그리는 데 집중하는 영화입니다. 주인공의 내적 흐름을 따라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어지간한 장르물 못지 않은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냥 장르물 같은 걸 기대하면 많이 심심해지실 수 있겠구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보는 내내 맘 한 구석이 좀 껄쩍지근 했지만 뭐, 그래도 좋은 각본과 훌륭한 배우들 연기 덕에 집중해서 볼 수 있었고. 보통의 장르물에선 예상하기 힘든 결말, 클라이막스 장면의 임팩트도 상당해서 최종적으로는 저도 좋게 봤습니다. 솔직히 막 그렇게 걸작이다... 라는 생각까진 안 들었는데 그게 그냥 제 취향 탓인지 시국 탓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구요. ㅋㅋ 어쨌든 한 번 보고서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볼만한 매력이 있는, 잘 만든 영화였다는 건 분명했네요. 잘 봤습니다.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렇게 남편과 설레는 '넬리 흉내내기' 연습을 하면서 넬리는 잠시나마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젖어 행복해합니다만. 넬리의 절친은 아주 싸늘하게 그걸 부정해 버리죠. 배신자와 화해하고 함께 살겠다니 제 정신이니. 갸를 총으로 쏴 버리고 왔다면 내가 도와줄 텐데. 하지만 희망찬 우리 넬리에게 그런 말이 귀에 들어올 리가 만무하구요.


 그런 넬리의 행복이 삐끗하기 시작하는 건 '넬리의 귀환 연출'을 놓고 남편과 의견 충돌을 빚는 장면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남편은 넬리가 원래 좋아하던 멋진 옷차림에 예쁘게 화장하고 샤방하게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단번에 믿을 거라며. 하지만 실제로 아우슈비츠를 겪고 살아 돌아온 넬리 입장에서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황당무계한 소리죠. 그래서 애써 반박을 해 봅니다만 역시나 남편은 단호해요. '내가 아는 넬리는 그렇다능!!!' 이라며 한 마디로 거부해 버릴 뿐이고. 넬리는 '이 인간이 사랑하는 게 지금의 나는 아닌 듯'과 같은 생각을 하기 시작하죠.


 그러고 나서도 이어지는 연습 속에서 넬리에겐 조금씩 남편에 대한 더 안 좋은 정보들이 전해집니다. 넬리가 체포되자마자 남편이 그 현장에 나타났었다든가. 넬리가 끌려가자마자 서류 작업을 통해 넬리와 이혼을 해버렸다든가. 그리고 그 와중에 넬리의 정신줄 놓은 행동에 좌절한 절친은 자살해 버리고요. 그렇게 사방이 심란한 가운데 드디어 남편이 기획했던 '감동의 해후'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기차역에서 옛 친구들과 반갑게 재회를 하고. 함께 그들 집으로 가서 즐거운 대화도 나누고... 하다가 넬리는 친구들에게서 노래 한 곡을 요청 받는데요. 남편에게 넌지시 'Speak Low'를 연주하도록 지시한 후 저엉말 의미 심장하고 소울 가득한 가창을 선보이며 넬리는 슬쩍 소매를 걷어 남편에게 자신의 아우슈비츠 죄수 번호를 보여줍니다. 경악에 차 망연자실한 얼굴로 남편은 서서히 연주를 멈추고요. 넬리는 태연하게 노래를 끝까지 마친 후 남편에게 짧지만 단호한 경멸의 눈빛을 보낸 후 밖으로 걸어 나갑니다. 이걸로 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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