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제가 사는 곳에는 의외로 카드를 받지 않는 맛집이나 바가 많이 있습니다. 유명한 먹자골목에 있는 식당 대부분과 베이커리는 Cash only에요.

그래서 현금인출기가 근처에 있거나 아예 가게 안에 인출기를 비치해 놓은 곳도 있고요. 맛집 정보를 챙길 때 현금만 받는다는 걸 확인하고 인출해서 가야 하지만 종종 현금을 준비하지 못하고 식사를 마쳤다가 뒤늦게 현금만 받는 다는 걸 듣고는 일행 중 한명이 돈찾으러 가는 경우도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건 거기에 대해 사람들이 그렇게 불평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미장원이나 이발소에서도 대부분 현금으로 결제했습니다. 카드가 가능한 곳이 한군데도 없었어요. 젤 처음 미장원에선 현금이 없다 그랬더니 외상을....그담부턴 머리깎으러 가기 전엔 항상 돈찾는 게 순서죠.

주말에만 서는 재래시장도 현금만 받습니다. 그런데 여긴 물건 포장단위가 1-2달러기 때문에 카드 긁고 싸인하거나 영수증 주고받을 시간이 없어보이긴 해요. 정말 1, 5, 10달러 같은 소액 지폐들이 분주하게 오고갑니다. 여기서도 '왜 카드 안받아요?' 따위의 질문은 바보같을 것 같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현금을 사용하는 게 그렇게 불편하거나 카드쓰고 싶어 안타깝거나 그렇진 않아요. 물론 카드를 쓰면 결제금액에 맞춰 보너스가 현금으로 적립되기 때문에 악착같이 카드를 쓰는 게 단돈 1달러라도 버는 겁니다만 나름 현금이 오고가는 그 아날로그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있고요,

무엇보다 미국의 지긋지긋한 팁 문화때문에라도.....팁이 포함되어야 할 경우 카드에 팁을 쓰는 것보단 그냥 몇 달러 현금으로 줘버리는 것이 수월하긴 하거든요. 특히 바에 앉아 맥주를 마실 때는요.


더군다나 피자, 커피숍, 간단한 테이크아웃 음식점의 경우 현금으로 결제하면 그걸로 끝입니다만 카드를 긁으면 '팁을 얼마나 포함하시겠어요?'란 창이 뜨는 단말기 화면을 들이댑니다. 거기다가 'no tip'을 체크하는 게 심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걸 간파한 다음부턴 되도록 현금을 들고 다닙니다.



2. 아이슬란드

반면에 아이슬란드는 정말 현금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는 곳이었어요. 환전하지 않고 2주간 돌아다니는 동안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화장실 사용료부터 터널통행료, 주차비, 가판대 핫도그까지 모든 게 카드 결제로 가능했어요. 정말 신기한 건 결제 속도가 무지하게 빠르더란 겁니다. 지갑에서 현금 꺼내서 주고받고 잔돈 챙기는 것보다 카드대서 결제하는 게 더 빠른 것 같았어요.

물론 카드대금 명세서 뒤에 붙은 수수료의 합이 만만치 않음을 깨닫고 이를 꽉 깨물긴 했으나 뭐 환전할 때도 수수료는 드니까요.



아직 현금을 쓸 일이 많은 미국이나 카드로 만사OK인 아이슬란드나 사실 전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 못하겠습니다.

팁문화나 물가수준, 나라 크기 같은 것도 카드 현금 사용에 영향을 줄 수 있겠죠. 

그래도 아이슬란드에 카드 사용이 어떻게 저렇게 정착이 됐는지 궁금하긴 해요. 분명히 우리처럼 카드 수수료 문제, 가맹 문제 등등 여러 문제가 있었을텐데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만큼 진행했는지 신기합니다.


이제 신용카드 혜택이 줄어들면 현금 계산할 때 왠지 손해보는 것 같은 그 느낌도 사라지려나요? 

사실 통신비 할인은 그동안 꽤 많이 받은 편이라 좀 섭섭하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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