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주식과 폭락)

2021.02.27 18:33

여은성 조회 수:574


 1.늘 말하지만 날씨가 좋은 바다에서는 모두가 좋은 어부가 될 수 있어요. 누구는 물고기를 쓸어담는 대박을 치고 누구는 많이는 못 잡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쨌든 모두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거죠.


 그렇게 물고기가 잘 잡히는 동안은 모두가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어요. 하지만 문제는, 물고기를 잡는 게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잡은 물고기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그래야 그 물고기가 잡은 물고기가 되는 거니까요.


 물고기가 잘 잡힌다고, 이제 그만 귀가해야 하는데도 계속 물고기를 잡고 있으면 언젠가는 폭풍이 오거든요. 그리고 폭풍이 왔을 때 바다에 있으면 배가 고장나고 기껏 잡은 물고기들은 그물째로 다시 바다로 떨어지고 그러는 거죠.



 2.이건 도박장이랑 비슷해요. 도박장에서 칩이 불어난다고, 신나서 계속 도박을 하면 언젠가는 칩을 다 잃게 돼요. 주식장에서도 도박장에서도 칩을 따는 것과 돈을 따는 것을 별개로 생각해야 해요. 아무리 칩을 많이 땄어도 그걸 돈으로 바꿔서 무사히 도박장 밖으로 나가기 전엔 절대로 돈을 딴 게 아닌거니까요.



 3.물론 도박과 주식은 100% 같지는 않긴 하죠. 주식은 더 안전한 종목으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고,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전조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그 전조라는 것이 파악하기 어려워요. 하루에 좋은 뉴스 100개와 나쁜 뉴스 100개가 매일매일 쏟아지는 이 아사리판에서는 뭘 믿어야 할지 알 수가 없잖아요. 게다가 좋은 척하는 뉴스 100개와 나쁜 척하는 뉴스 100개도 꼬박꼬박 쏟아지고요.


 그러니까 개인투자자들이 하는 주식장은 사실 안개 속을 걷는 거랑 비슷해요. 걷다가 어느 순간 총알이 날아오면 맞을 수밖에 없는 안개 속 말이죠.



 4.휴.



 5.아닌가? 총알은 도박장에 걸맞는 비유 같고 주식장은 화살에 비유해야겠네요. 요즘 총알의 속도는 음속보다 빠르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말이냐면 아무리 반사신경이 좋아도 총성을 듣고 총알을 피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거죠. 총성이 귀에 날아와 꽂혔을 때는 이미 소리보다 빠른 탄환이 몸에 박힌 뒤니까요. 


 하지만 화살은 적어도 화살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 정도는 미리 들을 수 있어요. 그야 화살도 바람 가르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면 바로 다음 순간 화살이 몸에 꽂혀 있겠지만...그래도 아주 짤막한 전조 정도는 알려주는 것이 주식장이니까요.



 6.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이 상황을 새로운 표준으로 받아들이면 자금이 반복적으로 유입되고 한동안은 주식장이 계속 가겠지만...고전적인 지표들로 이 상황을 보면 바로 다음 주 월요일이 그냥 월요일이 아니라 검은 월요일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거니까요. 바로 다음 주 금요일이 즐거운 불금이 아니라 검은 금요일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고요.



 7.뭐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 아직은 주식장에서 퇴각하지 않고 있지만...뭔가 점점 몸을 사리고 싶어져요. 작년 이맘때부터 올해까지 좋은 날씨가 1년동안 계속된 건 좀 이상하잖아요. 그야 현실이 계속 따뜻했으면 좋겠지만, 경험상 폭풍이 와서 사람들을 다 쓸어버릴 타이밍이 한참 전에 지나갔어요. 바로 다음 순간 폭풍이 와도 이상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폭풍을 피하는 방법을 시도해 보고 있어요.


 사실 이건 지난주 오늘 쓴 글인데 저장하기 란에 놔뒀다가 오늘 올리니 좀 이상하긴 하네요. 이미 이번주에 주식이 좀 떨어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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