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작입니다. 1시간 27분이구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몰아 적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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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단의 카피는 중의적 드립이 두 겹으로 들어가 있군요. 하단의 카피는 영화의 정체성을 참 잘 드러낸 표현 같구요.)



 - '숀'이라는 스트리머가 나옵니다. 온갖 '관종'스런 컨셉으로 꽤 인기를 끌었나봐요. 처음엔 보기만 해도 아주 멍청하고 위험한 짓들로 시작했다가, 점점 더 수위를 높여야 장사가 되는 업종 특성상 슬슬 남들에게 민폐 끼치는 쪽으로 발전해서 급기야는 어떤 사고(이야기 후반에나 밝혀집니다)를 치고는 사과하고 자숙 모드로 들어갔죠.

 그러다 이만하면 됐지! 하고 컴백작으로 선택한 컨텐츠가 바로 아주아주 유명한 유령의 집에서 홀로 밤을 새우는 거에요. 애초에 본인이 겁이 많은 인간이라 엄청나게 큰 결심 한 거라고 떠들며 집으로 들어가는 우리의 숀 젊은이. 그리고 매우 당연히도 그 집의 유명세는 허언이 아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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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주인공 숀. 참으로 악의 없이 모자라고... 아주 많이 모자랍니다. ㅠㅜ)



 - 딱 보면 아시겠지만 진짜 스트리밍 화면(을 흉내낸 거겠지만 아무튼)으로만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된 푸티지 형식의 영화입니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숀이 송출하는 방송이에요. 근데 그래서 좀 재밌는 구석이 있습니다. 원래 이런 푸티지물은 진짜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원컷 헬드핸드로만 달리는 게 국룰이었잖아요. 구린 화질과 멀미 나는 카메라 워킹도 당연한 덤이구요. 근데 이 영화엔 동시에 여러 카메라가 등장해서 컷도 계속 바뀌구요. 심지어 도입부에는 각종 효과가 들어간 편집 화면도 존재해요. 왜냐면 이것이 21세기의 최첨단 문물 스트리밍 방송이니까요. ㅋㅋ 그러니까 도입부의 편집과 효과 잔뜩 들어간 화면은 숀이 미리 만들어서 틀어주는 것이고, 거기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실시간 푸티지는 숀이 설치하고 조작하는 다수의 카메라를 오가며 영화적인 연출과 편집을 자랑합니다. 기술의 발전이 만들어낸 쾌거!! 라고 할 수 있겠죠. 혼자서 자기 자신을 찍으며 쑈하는 방송 푸티지에 이런 연출이 가능하다니!!


 ...물론 보다보면 숀의 실시간 편집 능력이 과도하게 뛰어나다는 생각이 종종 들긴 합니다만. ㅋㅋ 아무튼 불가능한 장면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편집이 리얼리티를 전혀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게 재밌더라구요. 게다가 실시간 스트리밍이니 굳이 '파운드'될 필요도 없죠. 이것이 21세기의 푸티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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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유령이 나타나고 목숨이 경각에 달했는데 채팅창이 둥둥 떠다니고... 장르가 코믹 호러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랄까요.)



 - 이야기 측면을 보자면 코믹 호러입니다. 호감 갖기는 어렵지만 그렇게까지 악당도 아닌, 관심에 배고픈 모질이 젊은이가 밤새 갖은 귀신들에게 처절하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어떻게든 대중의 관심을 되찾고 어떻게든 재기 하겠다며 계속해서 바보 같은 선택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코미디 영화... 정도 되겠죠. 

 이때 배합은 대략 이렇습니다. 이 집의 유령들은 아주아주 궁서체로 진지합니다. 다만 거기에 대한 숀의 리액션이 멍청하거나 황당하거나 해서 웃음을 유발하는 것. 이런 식이구요. 역시나 최신 테크놀로지를 소재로 삼은 이야기답게 숀 방송의 시청자들이 계속해서 추임새도 넣고 드립도 치고 가끔은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개입도 하면서 숀과 함께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밌다고 생각한 부분이. 생각 외로 이런 스트리밍 문화에 대한 비판, 풍자 같은 건 전혀 튀지 않습니다. 아예 없진 않지만 그냥 스트리밍 방송 채팅창이란 게 다 그런 것이지... 정도를 넘지 않아요. 아마도 이것도 세대 차이 비슷한 거겠죠. 요즘 세상에 누가 꼰대처럼!!!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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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시라! 혼자서도 멋진 푸티지를 만들어내는 완전 Young하고 몹시 MZ인 요즘 젊은이의 위엄을!!)



 - 그리고 그런 가운데... 영화의 코미디나 호러의 완성도가 썩 준수합니다. 막 기발하고 엄청나게 골 때리고 이런 수준은 아니구요. 또 정말로 오싹하고 소름 끼치고 이런 것도 아닙니다만. 그렇다고해서 개그가 썰렁하고 호러가 지루하고 그런 것도 아니에요. 그냥 딱 '적당히 즐길만'한 수준에서 자기 할 일을 다 합니다. 주인공 숀도 딱히 호감이 가는 인물은 아니어도 그렇다고해서 죽어 없어지길 바라게 될만한 정도는 아닌 선에서 줄타기를 잘 하는 가운데 하는 짓들이 하도 악의 없이 모자라서 보다 보면 그래도 살아남길 바라게 될 정도... 는 되구요. 또 이 인물의 절실함도 역시 보다 보면 '아이쿠 그래 니가 이거라도 성공해야지...' 라는 생각이 슬쩍 들 정도로는 잘 그려져 있어요.


 또 이야기의 템포도 좋습니다. 애초에 짧은 영화이긴 하지만 개그든 호러든 반전이든 국면 전환이든 절대 보는 사람 섭섭해지진 않을 정도 간격과 사이즈로 잘 배치되어 있어서 끝까지 쉽게 달리게 되는 그런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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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참 기술 발전이 대단하긴 하죠. 이게 한 사람이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장비로 커버하고 있는 겁니다. ㄷㄷㄷ)



 - 그럼 다 보고 나서 남는 게 도대체 뭐냐. 라고 물으신다면 뭐 그런 건 없습니다만. ㅋㅋㅋ

 애초에 만든 사람들에게도 큰 야심이 없었을 겁니다. 그냥 본격적으로 최신의 1인 스트리밍 기술과 스타일을 제대로 반영한 첨단 푸티지 호러를 만들고 싶었던 거겠죠.

 거기에다가 적당히 웃기고. 하지만 호러니까 가끔 놀래키거나 살짝 긴장도 시켜주고요. 보는 동안 심심하지 않구요. 이 정도면 그 목표는 충분히 잘 이룬 걸로 보입니다.

 그러니 절대 큰 기대는 마시구요. 걍 짭짤하게 시간 죽이기 좋은 소품 호러 코미디 같은 게 보고 싶으시다면 한 번 가볍게 즐기실만 합니다.

 저는 그렇게 잘 봤어요. 끝.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숀은 귀신을 믿 사람이기 때문에 이 상황은 스스로 자초한 최악의 벌칙 게임 비슷한 게 됩니다. 그리고 방송의 재미를 위해 자신의 의지를 참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열심히 드러내요. 타고 온 자동차의 점화 플러그를 뽑아서 수풀 속으로 던져 버린다거나, 집에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문을 자물쇠로 잠근 후에 열쇠를 지하로 난 뭔 구멍 같은 데 내던져 버린다거나... 하는 식이죠. 그리고 그러는 시늉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그렇게 합니다. 이 방송에 숀이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동시에 그의 멍청함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겠구요.


 그 집에 얽힌 이런저런 귀신 이야기들을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며 집 안팎에 아주 적절하게 고정 캠을 설치하고 다닌 덕에 숀은 자기가 들고 있는 태블릿으로 맘껏 자신이 원하는 곳을 볼 수 있게 됩니다. 뭐 여기까진 좋았는데요. 당연히 집 곳곳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숀은 겁에 질려 여기저기 도망다니고, 그러다 갑자기 닫아 놓은 문이 스윽... 하고 열리더니!!!

 숀 방송의 팬이라는 '크리시'라는 여성이 나타납니다. 원래 팬이었는데 방송을 보고 자기 집 근처라서 달려왔다나요. 숀은 갑작스런 불청객 때문에 방송이 망할까봐 긴장하지만, 즉석 투표에 붙여 보니 시청자들은 크리시가 숀과 함께 하길 원합니다. 어쩌겠습니까, 따라야죠. 그래서 크리시를 데리고 집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바로 이 크리시가 집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귀신이었습니다. ㅋㅋㅋ 숀이 하는 짓을 보고 우리 센스 있는 귀신님께서 퍼포먼스를 보여 주신 거죠. 갑자기 정체를 드러내며 마구 달려드는 크리시 때문에 숀은 혼비백산하여 난리를 치다가 몸도 다치고 장비도 망가지고 꺼이꺼이... 가 됩니다만. 그래도 아주 바보는 아니어서 바로 도망가려 했으나 자동차 점화 플러그를 스스로 뽑아 던져 버린 탓에 그거 찾으러 숲속에 들어갔다가 또 귀신을 만나구요. 구사일생으로 살아 남긴 했으나 팬들이 전해주는 정보에 의하면 이미 숀은 이 집의 터줏대감 귀신 밀드레드(=크리시)에게 낚여서 영혼을 빼앗길 상황이래요. 그리고 이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수단은 집 안에 있구요. 그래서 꺼이꺼이 통곡하며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 숀.


 여기서부턴 거의 점프 스케어와 슬랩스틱의 연속입니다. 일일이 적는 건 무의미하니 결론만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집안에서 찾은 밀드레드의 유품에서 숀은 밀드레드가 이 집을 장악하고 다른 이들의 영혼을 손에 넣기 위해 실행했던 흑마술 시전 문서를 찾아요. 더불어 깨달음도 하나 얻죠. 결국 이 집에 들르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밀드레드도 나랑 똑같은 거 아냐? 그렇다면 너를 따르는 귀신들을 내가 다 빼앗아서 비참하게 만들어 주겠어!! 그래서 자신감이 up! 되어 이걸로 귀신도 잡고 시청자 수 대박내서 부활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요. 


 하지만 기껏 힘들게 시전한 흑마술은 어쩐 일인지 전혀 먹히질 않고, 숀은 밀드레드에게 거의 절반쯤 영혼을 빼앗깁니다. 이쯤에선 몸도 만신창이가 되어서 바닥을 벅벅 기어다니던 숀은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깨닫습니다. 그 흑마술 책을 보면 손가락 하나가 잘려 있거든요. 그리고 아까 잠깐 영상 통화로 도움을 줬던 팬의 말에 따르면 악마와 계약을 할 땐 무조건 자신의 '일부'를 희생해야 한대요.


 그렇게 깨달음을 얻은 숀은 자기 코앞까지 들이닥친 밀드레드 앞에서 다시 한 번 주문을 외우고는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잘라냅니다. 그러자 흑마술 파워 발동!! 으로 밀드레드는 저승으로 사라지구요. 아핫핫하 내가 해냈다!! 고 외치고, 인생 최고 시청자 수를 기록한 걸 보고 행복에 빠지는 숀입니다만. 참 멍청하죠. 애초에 그 주문을 먼저 사용했던 밀드레드의 상태를 왜 생각 못 한 거죠. ㅋㅋ 그리하여 사방에서 그동안 집에 갇혀 있던 귀신들이 우루루 나타나고. 공포와 절망에 찬 비명을 지르는 숀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뭐 일생 조회수 기록 세웠으니 지박령이 되어도 숀은 행복할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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