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음식 염장 포스팅.
어제 노원에 닭갈비를 먹으러 갈 일이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 신림동에서 간만에 유가네를 갔었던 얘기를 썼는데, 여기 노원역에서는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더군요,

지인의 말인즉슨, 춘천식 숯불 닭갈비라고 합니다. 아니? 닭갈비가 뭐 춘천 음식이지 또 뭐 다른 게 있나?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춘천 가면 이렇게 숯불에 구워주는 허름(하지만 장사 잘되는)한 닭갈비집이 있다고 하더군요. 확인해보질 않았으니 뭐 그런가 보다 싶습니다. 사실관계 틀린 데 있으면 다른 분들이 알아서 지적질 들어올거고.(...)

사실 저는 머리털나고 한 번도 춘천에 가 본 적이 없습니다. 어릴 때는 너무 먼 곳이었고, 서울 올라오고 나서도 강촌까지만 가 봤지... 경춘가도에서 그 동쪽으로 가 본 적은 없었죠. (설악산 갈 때는 홍천으로 가고.)
그러다보니 닭갈비가 춘천에서 유래된 줄은 알았지만 그것도 오리지날 춘천식이 있단 얘기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노원역(4호선) 9번출구 밑에 보면 이렇게 생긴 닭갈비집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이 특이하네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기를, 닭갈비 땡긴다고 저를 노원까지 오게끔 한 지인도 여기는 안 가 봤댑니다. 난 그럼 마루타였나[...]ㅋㅋ



메뉴 구성은 대충 이렇습니다. 절반 가격에 반근 추가가 되는 것이 인상적이군요. 저렇게 되면 둘이서 2인분 시켜먹고 조금 모자라면 반근 더 - 해서 딱 3만원이겠군요. 괜찮은 수완.



사람이 바글바글하는 것 보니 맛은 괜찮나 봅니다. 역세권인 탓도 없진 않겠지만.



일단 숯불을 깔고 석쇠에 올려 봅니다.



양념이 잘 배어 있군요. 재빠르게 굽지 않으면 탈지도 모르겠습니다.



표면을 익혔으면 뒤집어서 한 번 더 익혀준 후



썩둑썩둑 가위로 잘라준 후 잘 구워줍니다. 지글지글.



꽤 먹음직스럽게 구워졌습니다.



약간 더 두터운 살은 따로 떼서 조금만 더 익혀 주고, 다 익은 건 바깥쪽으로 밀어냅니다.



숯불 닭갈비를 소개해 준 지인은 이 가게를 꽤 맘에 들어하는 눈치입니다.
단지 춘천의 숯불닭갈비보다는 조금 더 맛이 강하고 맵다, 라고 평하는군요. 과연.



그럼 뭐 껍질 벗겨서 따로 굽고 속알맹이만 이렇게 구워서 장에 찍어 먹으면 되죠.(...)



닭갈비집에 왔으니 으레 막국수도 한 번 시켜봅니다.



지인의 말을 빌리자면 '오묘한 맛'입니다. 맛있는데, 맛이 슴슴해서 마치 집에서 말아 낸 막국수 같습니다. (좋은 의미입니다. 그만큼 강하게 맛을 잡아채는 요소들 - 예컨대 조미료나 소금 등 - 이 덜 들어갔단 얘길 테니까요.)



일본식 요리만화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을 빌리자면 "이거라면 한 그릇 정도는 너끈히 먹을 수 있어!" 랄까요. (.....)
여튼 저는 이거 꽤 좋았습니다.



여튼 북서울에 괜찮은 집을 또 하나 발굴한 것 같아서 괜시리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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