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3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91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대충 몰아서 적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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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비용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존 카펜터와 출연진의 이름값 덕에 이렇게 포스터 이미지도 있고...)



 - 시신 안치소라고 해야 하나요. 암튼 우리 존 카펜터 할배가 직접 검시관(이라지만 딱 봐도 매우 수상한)으로 출연하셔서 정신 사나운 수다를 막 떨면서 그 곳에 들어온 시신들에 얽힌 사연들을 이야기 해주는 형식입니다. 티비용 영화래요. 에피소드는 다 해서 3개구요. 마지막엔 당연히 액자를 닫는 짤막한 이야기가 들어가겠죠. 이런 옴니버스 호러 무비가 되겠구요. 그럼 에피소드별로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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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자에서 열연을 펼치고 계신 존 카펜터 옹이십니다. ㅋㅋㅋ)



 1. 첫 번째 에피소드 '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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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절과 장르를 생각하면 꽤 괜찮은 캐릭터입니다. 똑똑하고 강하며 신체 노출도 없어요.)



 - 주유소 알바를 하러 온 여대생이 주인공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주유소란 미국 영화에 맨날 나오는 그, 아주 외딴 허허벌판에 떡하니 서 있는 편의점 겸 주유소... 뭐 그런 거겠죠. 자상하고 멀쩡해 보이는 동료에게 설명도 듣는데 대화하는 폼을 보니 오늘이 첫 근무인 듯 하구요. 그것도 야간 근무입니다. 허허.

 바짝 긴장해서 근무를 하는 주인공에겐 차례로 진상 손님들이 하나씩 찾아 오고. 그걸 어찌저찌 해결하고 한숨 돌리려는 찰나에, 당연히도 살인마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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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인물 소개와는 조금 안 어울리는 표정입니다만 그건 잊어주시고. 사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쓰러지고 있는 저 시체님이십니다. ㅋㅋ)



 - 아무런 스토리가 없습니다. 그냥 저 상황 설정 하나만 던져 놓고 이야기를 풀어가요. 그래서 쌩뚱맞은 면도 조금 있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잘 먹히기도 합니다. 주인공 처지에 나름 이입이 되거든요. 여자 혼자서, 빠른 도움 같은 건 바랄 수 없는 외딴 장소에서 계속해서 나타나는 낯선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니 그것만으로도 뭐.

 

 다만 문제는... 그게 다입니다. ㅋㅋㅋ 긴장되는 상황이고, 살인마와 싸우고 쫓기는 장면들의 리듬감도 좋구요. 하지만 정말로 그게 전부입니다. 나쁘진 않지만 굳이 추천할 정도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알고 보니 이 이야기가 셋 중에 가장 재밌었다... 라는 결론 때문에 더더욱 추천은 못 하겠네요.




 2.  두 번째 에피소드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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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엔 잠깐 관심 끄시고 옆에 서 계신 분이 누군지 맞혀 보세요. 가능하시다면 연식 인증이... 하하.)



 - 멀쩡하게 잘 생겼는데 탈모가 진행 중인 게 인생 고민인 주인공이 나옵니다. 와이프는 그런 거 신경쓰지 말라지만 니가 뭐래든 내가 신경 쓰이는데!! 라며 고통에 시달리다가 어느 날 잠결에 본 티비 광고 방송을 보고 회사를 찾아가요. 한 번 머리에 톡톡 발라주기만 하면 기적처럼 머리가 자라난다는 마법의 약물! 다음 날 당연히 주인공의 머리엔 매우 길고 탐스러운 머리칼이 자라나지만, 이상하게 온 몸이 가렵고 속이 안 좋네요. 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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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고 나서 보니 짤이 좀 혐오스러워서 크기를 줄였습니다만. 역시나 중요한 건 주인공이 아니라 옆에 계신 분...)



 - 코미디입니다. 근데 나오는 개그의 절반 이상이 주인공의 탈모 놀리는 농담입니다. 요즘 같았음 타인의 신체적 약점을 조롱하는 나쁜 영화라는 소리를 절대 피할 수 없었을 성격과 톤의 이야기인데... 어쨌든 1993년엔 이래도 괜찮았겠죠.

 

 머리에 바른 약의 정체... 와 그것과 관련된 특수 효과가 정겹고 좋습니다. 그러고나서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도 흔하지만 나름 괜찮은데,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안 맞습니다. 여유롭게 개그 치면서 흘러가다가 약의 부작용(?) 조금 보여주고 갑자기 후다다닥닥 급마무리로 끝나요. 이보단 더 웃기든가, 아님 더 불쾌하고 징그럽기라도 했음 좋았을 텐데요. 지금 이대로는 너무 싱겁네요.



 3. 세 번째 에피소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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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주인공이 중요합니다. 주인공을 보세요. ㅋㅋㅋ 하지만 여자분도 그 시절 꽤 유명한 분이셨긴 합니다.)



 - 최근 컨디션이 짱짱 좋아서 곧 메이저로 올라갈 희망에 부풀었던 마이너리그 타자님이 교통 사고를 당하고 한 쪽 눈을 잃어요. 그리고 의사 선생은 마침 신선한 좋은 물건이 있다며 안구 이식을 유도하는데. 그렇게 새 눈을 달고 나니 당연히 이상한 게 보이겠죠. 그리고 본인도 평소와는 다른 폭력적이고 음침한 행동들을 하기 시작하겠구요. 뭐... 더 궁금할 게 있나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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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 열심히 했고 꽤 잘 한 느낌이지만 뭐 이야기 자체가 식상하니...)


 - 첫번째 에피소드 이야기를 하면서 '스토리랄 게 없는 에피소드'라고 했는데요. 비슷하게 표현을 해보자면 이 에피소드는 스토리는 있는데 그게 대략 수십 수백번을 들어본 스토리인 가운데 새로운 요소는 하나도 없는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뭐가 더 나쁘냐... 고 따져 본다면 저는 후자가 더 나쁘다고 생각하구요. 전자의 경우엔 일상 체험담스런 분위기라도 조장해 볼 수 있겠지만 후자는 그냥 게을러 빠진 결과물에서 벗어날 길이 별로 없죠. 

 뭐 그렇습니다. 걍 장면 하나하나 따져가며 본다면 아주 나쁜 에피소드는 아닐 수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그 격렬한 식상함 때문에 좋은 말을 해주기가 힘들어요. 태어나서 이런 이야기를 처음 봤다... 라는 사람이라면 좀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요.



 4. 그래서 결론을 내자면 대충 이랬습니다.

 존 카펜터의 명성이든 함께 한 토브 후퍼의 명성이든 뭐 이런 쪽으로는 완전히 기대를 접고 봐야 할 소품입니다. 아주 범상한데 그게 격렬하게 범상해서 하찮아 보일락 말락 하는 정도... 랄까요. ㅋㅋㅋ

 어지간하면 추천은 안 하겠구요. 음. 그렇습니다. 80년대 스타일로 좀 싱겁게 볼만한 킬링 타임용 asmr 같은 게 필요하시다면 혹시 모르겠구요. 집중해서 보면서 즐거움을 찾으려 하신다면... 음... 한 30년쯤 보셨으면 좋지 않았을까요? 라고 답을 하겠습니다. 끝.




 + 아. 글 제목에 이상한 소리를 해놓았죠.

 카펜터의 명성 덕인지 출연진이 아주 화려합니다만. 그게 좀 이상한 방향으로 화려합니다.

 그러니까 '출연진'이 이래요. 존 카펜터, 토브 후퍼, 웨스 크레이븐, 샘 레이미, 시나 이스턴, 데보라 해리, 트위기, 로저 코먼... ㅋ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만. 워낙 별 스토리가 없는 에피소드들이라 큰 기대는 마시구요.


 1. 주유소 : 세 번째 하는 얘기지만, 별 스토리가 없습니다. 진상 고객들에게 시달리다가 기껏 훈남 하나를 만났는데 나름 흐뭇한 대화도 나눴지만 기름 넣고 가버리구요. 카드를 두고 가는 실수를 하셨는데 돌려주려고 쫓아 나가 보지만 이미 늦었네요. 그러고 아주 수상한 손님도 나타나지만 이 분은 화장실 가서 안 돌아오고. 이러다가... 드디어 살인마가 나타납니다. 얘도 죽이고 쟤도 죽였고 이젠 주인공을 죽이려 하는데... 좀 웃기는 게, 주인공이 고생 좀 하다가 금방 물리칩니다. 근데 확인 사살을 안 하고 도움 요청하러 가는데 흐느적거리며 다시 나타나 주인공을 노려요. 또 물리칩니다. 근데 마무리를 안 해서 또 나타나요. 위기의 순간! 에 아까 그 훈남이 돌아와 도와주다가 자기가 두들겨 맞고 쓰러지구요. 열받은 주인공은 어찌저찌 몸싸움을 벌이다 결국 자동차를 들어 올리는 정비 기구를 살인마 위에 쾅! 하고 떨어뜨려 골로 보내고. 다행히도 안 죽은 훈남과 하하호호 엔딩입니다.


 2. 머리카락 : 탈모로 고민하던 주인공이 찾아간 방송 광고 업체에는 아주 수상한 의사 선생과 그보다 더 수상한 간호사가 있었고. 뭐 암튼 이상한 약을 머리에 한 번 발라주고 붕대를 감더니 다음 날 풀어 보래요. 시키는대로 했더니... 무슨 '십계' 같은 영화에 나올 법한 양측으로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가 생겼네요. ㅋㅋㅋ 아내를 비롯해서 주변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고, 넘나 행복한 주인공입니다만 자꾸만 목이 가렵고 컨디션이 안 좋아요. 그리고 머리카락에서 자꾸만 뭔가 아주 작고 가는 것이 머리카락인 양 툭툭 떨어지는데... 가만 보니 무슨 지렁이처럼 생긴 생명체입니다. 주인공은 모르구요.

 그러고 점점 주인공의 얼굴에 구멍이 나기 시작하고. 그게 번져서 몸 전체가 징그러운 구멍 투성이... 가 되니 그제서야 의사에게 달려가겠죠. 그랬더니 의사는 껄껄 웃으며 아니라고 이거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거라고... 하면서 진실을 밝히는데요. 사실 이 의사는 외계 생명체에게 몸을 빼앗긴 인간이었고, 주인공의 몸에 구멍을 내며 돌아다니는 그것들이 바로 외계인이었습니다. 인간의 몸에 기생하다가 뇌를 파먹고 그 몸을 차지하고 산다나요. 여기까지 설명한 다음에 바로 주인공을 붙잡아서 무슨 번식장 같은 데로 보내라... 는 대사를 치며 급마무리입니다.


3. 눈 : 그래서 안구 이식 괴담 말이죠. 그 눈의 원래 주인이 어떤 사람이었겠습니까? ㅋㅋ 당연히 연쇄 살인마였고. 몸 주인은 이미 사형 당했구요. 주인공은 이 눈깔 때문에 연쇄 살인마에 빙의 되어 자꾸만 여성들의 시체를 보고, 아내에게 쌍욕을 하며 거칠게 대하고 성폭행 비슷한 것까지 하고... 결국 아내까지 죽이려 드는데, 이때 너무나도 선량하고 착하며 독실한(!?) 아내가 계속 성경 얘길 하며 읍소를 하니 역시나 독실했던 주인공님은 마구 번뇌하다가 결국 날카로운 물건으로 자신의 눈을 있는 힘을 다 해 찌르고는 쓰러져 죽습니다.


 4. 액자 부분 얘긴데요. 여기까지 신나게 시체들 얘길 하시던 검시관님께선 갑자기 영안실에 누가 들어오니 잽싸게 시체 침대에 누워서 죽은 척을 하죠. 말이 좀 안 되네요. 애초에 이 분도 시체였으니까요. 암튼 그래서 방금 들어온 진짜 검시관들이 우리 존 카펜터옹의 흉부를 잘라 열며 신나게 피를 튀기는 장면으로 엔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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