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되면서 내 나이를 정확하게 기억도 잘 못하겠더라구요?

내가 42살인가? 43살인가??????? 뭐지? 뭐지? 아닐꺼야!!!!!

내가 40대라니, 아니야, 아니야. 그럴 수 없어!!!!


그러다가 더 세월이 흐르고 뭐야????? 이제 곧 50대가 되겠네.

곧이라 함은 내일 모레가 50살은 아니지만 어영부영 살아도 시간이

참 느리게 가는것같던 20,30대와 달리 나이가 들면서

세월의 가속도가 붙더군요.


사람 참 이상하죠. 당연히 나이먹는걸 받아들일 수 있을 줄 알았어요.

물론 엄정화 언니나 김혜수 언니같은 분을 보면 그래, 저 나이에도

저렇게 멋있잖아. 그러나 그들은 슈퍼스타 연예인인 것을.


40대가 넘으면서 마을버스 낮은 계단도 힘겹게 오르시는 길거리를

걷는 것도 힘에 부치면서 간신히 걸어다니는 노인분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더군요.


참 웃기지 않아요. 노인분들의 "너네도 다 늙어 이놈들아" 이런 말은

그냥 꼰대의 잔소리인줄 알았는데 너무 당연한 그 얘기가 20대 아니

30대만 해도 나에게는 늙음이란 오지 않는 세월처럼 비현실적인거에요.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참 싫어하는 소설 "은교"지만 이 대사는 지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은 아니겠지만 하루하루 늙어간다는 것은 참 잔인한거에요.


어릴 때는 몰랐죠. 하루하루 늙어간다는 것이 뭐라는 것을, 평생 안찔거같은 뱃살이 나와서

옷을 다 바꿔야 하게 되고 내장들의 모든 기능이 조금씩 조금씩 저하되고 체력도 떨어져서

운동도 무리수를 두면 안되고.


젊었을 때처럼 이제는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서 맥주캔을 마셔도 처량해보이지 않고

사랑노래를 음치처럼 불러도 귀엽게 보이던 그런 젊음은 과거에 빛나는거죠.


뭐, 저도 한겨울이라도 내가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서 맥주캔 따서 마실 수는 있어요.

음,,,,,,,일단 저녁에 대학로까지 나가는 것도 귀찮고, 저녁에는 집 밖에 슈퍼마켓나가는 것도

귀찮아 죽겠구만 무슨 청승으로 혼자 앉아서 맥주캔을 마로니에 공원에서 마셔요.

나와 같이 술마시던 그들은 다들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나이가 들면 50대가 되고 60대, 70대가 되도 난 열정을 불태우면서 살꺼야", 라는 자신감은


"그냥 니 두 다리로 지금 길거리를 걸어다니고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는 걸 감사해라

언젠가는 니 두 다리로 걷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날이 올 수 있다는걸 넌 알았니?"


사회 경제적인 얘기까지하면 한도 끝도 없는데 40대 넘어가면 남자든 여자든 이제는 사회에서

또 밀려나는걸 경험하게 되고 다시 이직을 하든 뭔가 진로 변경을 하든

인간수명이 늘어난 것에 비해서 역시나 사회에서 유용한 젊은 인력은 20,30대 한정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나보다 훨~씬 사회 경제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조차 중년의 위기 속에 흔들리더라구요.


반박하고 싶은 분들 많으실거에요. 반박하실 수 있는 분들이 부럽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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