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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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간의 연애가 끝나는 동안 밥이고 뭐고 다 귀찮아져서 조미김에 간장 찍어 먹으면서 살았어요.

 

요리를 안하니 찍을게 없고, 사진이 없으니 식단공개도 당연히 뜸해질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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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살짝 훼이크구요.....

 

뭐 그럴수록 잘 먹고 잘 지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라기 보다는 시간이 남아 돌아 할 일도 없는데다 싱크대 앞에 서서 이것저것 만들고 있으면 마음이 좀 가라앉는 기분이 들어서..)

 

버섯 샐러드와 수제 동그랑땡, 엄마 협찬 콩잎, 고등어 구이, 오징어 젓갈, 도토리 묵, 숙주 나물, 돈나물 두부 무침, 물김치에 꽃게 된장국 입니다요.

 

사실 실연 당했다는 말, 별로 안좋아하는데 쓸까말까 하다 이제와서 애인님도 아닌데 애인님과 헤어졌습니다..이렇게 쓰기도 뭐하고

서로 헤어진거지만 기분은 실연 당한 것 같아 그냥 그렇게 썼습니다 라고 적으면서 제가 왜 이걸 구구절절이 설명하고 있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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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동생 도시락 반찬 질문 올렸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고년이 급식신청 기간을 놓쳐서 여름 한달 동안 도시락을 싸다녔는데 반찬 싸주는게 생각보다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구요. 

첫주에는 제가 동생이 도시락 싸가는 줄 몰라서  알아서 아침에 먹은 반찬 그대로 싸갔는데, 이게이게 재수생 자식을 둔 엄마들이 싸주는 도시락과 경쟁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같이 도시락 먹는 친구들이 있는데 어쩌구 저쩌구...게다가 동생은 입이 고급이라 소세지 반찬 같은건 먹지도 않고.

그리고 이번엔 왠지 저 혼자 경쟁심에 불타올라서 뭘 만들어서 보내나 매일같이 고민하다..(동생 친구 엄마들은 저 같은거 신경 쓰지도 않을테지만)

생각해 낸게 소고기 동그랑땡. 은근히 손이 많이 갑니다. 고기 다지는게 일이예요. 사진엔 잘 안나왔지만 양파도 다지고 파도 다지고 당근도 다져서 넣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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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튼 그렇게 소고기 동그랑땡을 만들고, 왼쪽은 시장에서 파는 오징어 젓에 참기름+다진마늘+다진파+깨소금을 더한 것입니다. 요렇게만 해줘도 훨씬 맛있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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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구이와 숙주 나물.

 

울적할 땐 정성껏 차려서 예쁘게 담아 낸 밥상 앞에 앉아 밥먹는게 최곱니다. 원래는 레몬 따위 올리지 않아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숙주 나물. 아삭하고 통통하게 데치는게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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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협찬 물김치와 꽃게 된장국.

 

엄마가 만든건 어쩜 이렇게 다 맛있을까요. 별로 들어간 것도 없어 보이는데...

시장 갔더니 꽃게를 싸게 팔길래 사와서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된장이랑 양파,감자,대파,다진마늘만 넣고 끓였는데 맛있었어요! 무가 있었으면 더 시원했겠지만.

그런데 꽃게는 5월이 제철 아닌가요? 왜 이렇게 싸게 파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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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의 아픔을 저를 위한 요리로 달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도라지 돈나물 무침, 호두 멸치 볶음, 애호박 나물, 깻잎 무침, 갈치구이, 열무김치, 계란 브로컬리 샐러드, 잡채와 미역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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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잡채가 먹고 싶어서 집에 있는 야채를 몽땅 꺼내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꺼내놓고 보니 집에 피망도 시금치도 부추도 없어서 애호박 껍질을 깎아서 겨우 구색 맞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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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잡채와 도라지 돈나물 무침입니다.

 

무치고 보니 깨소금도 떨어졌고...

이 날 만든 나물엔 깨소금을 못넣었어요. 뭔가 살짝 부족한 맛. 저번에 어떤 분이 깨 싫어한다고 사진에서 깨 좀 빼달라고 하셨었는데...저는 좋아해서..

깨 빠진 나물은 아쉬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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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 껍질 까고 남은 속으로 만든 된장에 무친 애호박과 갈치구이.

 

사실은 박나물이 먹고 싶었는데 서울에서 박을 구할 수 있을리가 없으니 애호박으로 대신 했어요. (껍질만 쓰고 속을 버릴 수도 없으니)

여름이면 엄마가 박 따와서 (흥부와 놀부에 나오는 그 박이요) 요렇게도 무쳐주고 저렇게도 무쳐주고 하면 참새처럼 받아 먹곤 했었는데

저는 저렇게 된장에 무치는게 제일 좋더라구요. 참기름에 달달 볶아서 먹어도 맛나지만.

그리고 아직 울적하기 때문에 곁들인 레몬. 시장가니까 3개 천원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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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 도시락 반찬용 호두 멸치볶음과 엄마 협찬 깻잎 무침.

 

호두 멸치볶음은 짜지 않고 달달하게 만드는 게 포인트.

전 살짝 번거롭더라도 팬1 :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중불에서 멸치를 바삭하게 볶는다, 팬2: 기름없이 팬을 달궈 호두를 한 번 굴려준다.<-여기서 한김 식히면 수분이 날아가서 바삭하고 고소해져요. 

호두를 덜어내고 팬2에 소스를 끓인다(물2, 물엿2, 간장1, 참기름1, 맛술 있으면 넣고 없으면 말고..) 소스가 끓으면 불을 끄고 멸치와 호두를 넣어 잘 섞어준다.

의 레시피로 만드는데 설거지 거리가 더 늘어나서.. 간단하고 좋은 레시피가 없나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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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김밥. 집에서 싸먹으면 훨씬 맛있긴 하지만 역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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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치김밥 쌀 때 기름만 짜내고 참치 얹고 마요네즈를 뿌려서 쌌었는데 요렇게 버무려 싸는게 훨씬 편하고 깔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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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참. 그리고 구님께서 8*쿡이란 엄청난 싸이트를 알려주셔서 요즘 매일 거기가서 눈팅 하며 놀아요. 

각종 레시피며 팁이며..... 이, 이런 곳이 있었다니!!!

오이초밥(?)은 거기서 보고 따라해 본 거예요. 김밥 싸는 김에 오이만 넓게 잘라서 한 번 해봤는데

....사진 올리신 분은 참 예쁘게 쌌던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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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의 꽃 꼬다리, 되겠습니다.

 

역시 동생 도시락이었는데 친구들이랑 나눠 먹으라고 많이 싸줬어요. 저는 싸면서 혼자 네 줄 먹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상 차려놓고 사진을 못 찍고 반찬만 간간히 찍어서

반찬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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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나물에 호두 멸치볶음, 샐러드 열무김치, 표고버섯 전입니다.

 

동그랑땡인데 뻥치는거 아니냐! 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진짜 표고버섯 전이예요.....다만 밀가루 옷을 너무 두껍게 입혀서 표고가 안보일 뿐..

다진 소고기 표고에 채워넣고 밀가루 옷, 계란 물 입혀 구웠습니다. 역시 동생 친구 엄마(...)를 의식한 반찬.

 

토마토 두부 샐러드에 볶음 김치, 계란말이, 열무김치, 양배추 쌈.

매일 계란말이랑 볶음 김치만 싸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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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또 호두 멸치 볶음, 두부조림, 호박잎 찜, 물김치, 양파 샐러드.

 

애호박 나물, 계란말이, 파프리카 샐러드, 이번엔 동그랑 땡, 물김치 입니다.

동그랑 땡 하고 계란물이 어중간하게 남아서 계란말이 했어요. 역시 어중간하게 남은 파프리카와 팽이버섯을 넣어서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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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채새우 볶음, 도라지 오이무침, 물김치, 토마토, 호박잎 찜.

마트에서 떨이로 사온 새우에 어중간하게 남은 야채 모두 투하해 볶다가 굴소스만 넣어서 만든 반찬이예요.

 

두부 샐러드에 닭가슴살 깻잎전, 진미채 볶음, 물김치, 안심 계란 말이.

다이어트 한답시고 닭가슴살 통조림 몇개 사놨다가 먹지도 않고 썩히고 있던 차에 밑간하고 다진 야채 넣어서 깻잎 전 했어요.

역시 어중간하게 남은 계란물로 계란말이.

 

 

그리고 요샌 저녁으로 샐러드 먹어요. 아침에 만들어 놓고 아침에도 먹고 저녁에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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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호박 샐러드와 구운 버섯 샐러드.

단호박은 찌고 자른 뒤에 올렸고 느타리 버섯은 팬에 살짝 구워 소금이랑 후추만 뿌렸어요.

8*쿡에서 글을 너무 많이 봤나 저도 모르게 자꾸 레시피를 쓰고 있네요....

 

 

 

아, 그리고. 얼마 전에 마성의 방산시장에 들렀다 제 손에 들려있는 거품기를 발견하고 집에 와서 잡다한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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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거품기 없이 만들 수 있는 단호박 푸딩. 단호박 쪄서만 먹으니 물려서요.

꿀이랑 우유만 넣어서 만들었어요.  

 

 

거품기와 함께 손에 들려 있던 코코아 가루를 동원해서 만든 티라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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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븐이 없어서 거품기를 활용하되 오븐이 없어도 만들 수 있는 것들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녹차 아이스크림도 만들었는데 완성되자 마자 동생들이 다 퍼먹어 버려서 사진은 없네요.

 

 

오늘 식단공개는 여기까지.

 

 

괜히 실연(...)이야기를 꺼낸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비도 오고 뭐 일상사가 크게 바뀌어서 안 쓰기가 어려웠습니다.

당분간 결혼신청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럼, 다음에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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