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할머니의 시원한 일갈

2010.08.06 19:38

사과식초 조회 수:3498



안녕하세요!! 스물둘 먹은 처자입니다.만족

 

늘 눈팅족의 결연을 굳건히 지켜오다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습니당

 

많이 미숙한 글솜씨.. 너그러이 봐주셨음 해요.ㅎ

 

어쨌든 제목에서부터 짐작하셨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판은 좀 즐거운 이야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기 귀찮아서 안쓰려다가 자꾸 판에 화나는 이야기만 올라오기에 ㅠㅠ

 

안타까운 마음에 여러분들의 불쾌지수를 조금 낮춰보고자 써용 시~작~

 

좀 길어요..ㅎㅎ할머님의 어록이 원체 다 좋은 내용이었던지라

 

 

 

시원한 전철 안에 웬 젊은 여자가 타더군요

 

별 생각없이 바라보았는데..진짜 막 쓰러질것처럼 하시는 거에요

 

노약자석은 비워있고.. 정 힘들면 앉아서 가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참을 그렇게 망설이다 겨우 앉으시더군요

 

유독 땀도 뻘뻘 흘리시고 가뜩이나 폭염인지라.. 막 눈물까지 고여있기에

 

저러다 쓰러지는 거 아냐?하며 걱정까지 됐죠 임신부인가보다..하며.

 

그런데 그렇게 역을 지나고 노약자석도 다 찼을 때 대망의 그 할아버지가 타셨어요 ㅡㅡ

 

타자마자 노약자석부터 훑기에 아 저 여자분 봉변당하겠구나; 이 생각하고 있엇는데

 

할아버지께서 대놓고 여자분 앞에 떡 서시더니

 

 

"쯧.."

 

 

이래요..ㅋ 왕년에 껌 좀 씹으시던 포즈로 다리까지 떠시면서 툭툭 치기까지 하는거에요

 

그렇게 여자분이 어쩔 줄 몰라하시다 몇분이 지나고.. 몇분이 흐르며

 

대놓고 이젠 할아버지가 구시렁거리기 시작하더군요 ㅡㅡ;

 

여자분은 완전 울상이 되서 조용히 "저 임신중이에ㅛ..죄송합ㄴ" 라며 웅얼거렸어요

 

(조ㅣ송할 거 없는데.)

 

여하튼 그 말을 시작으로 할아버지의 폭풍 쇼가 시작되었어요;;

 

젊은 것들이 임신하면 다냐?? 그게 자랑이냐?? 배도 안나왔구만?

 

그게 무겁냐? 애 하나가 그리 무거워?? 애미가 그따위면 애 정신머리가

 

어떻게 박혀서 나오겠냐? (막말 쩔었음..;;욕설보다 더 심함 이건 완전..무안하게 큰소리로)

 

내가 임신부들 아는데, 별로 안 힘들어 그까짓거 (ㅋ..? 애 낳아보셨나 봄)

 

진짜 사람들 눈살 다 찌푸려지고..; 근데 아무도 안도와줬죠;;

 

그래서 제가 생각하다 생각하다.. 제 친구도 어린 나이에 임신한 애가 있거든요

 

근데 진짜 축복받고 고등학교때부터 쭉 사귀어온 소설같은 사랑의 결실이었어요;;

 

걔 생각하니까 그냥 울컥해서.. 도와줘야겠다1!생각이 들었죠..;;

 

근데 저도 겁쟁이 and 호구일뿐 ㅠㅠ ....어떡하지 어떡하지;;망설이고만 있는데..

 

"시끄러워요. 입좀 다물어줄래요?"

 

진짜 말투를 들어봐야 해요.. 완전 지적이셨어요 정말~~ 이렇게 늙고싶음!

 

"뭐잉?????"

 

"당신이 얼마나 잘난지는 모르겠는데 한 생명을 품은 어미를 왜

 

그런 식으로밖에 말씀 못하시죠? 임신 한번도 안해보셨죠?

 

안해보셨을 거 아녜요. 힘든지 안힘든지 당신이 어떻게 아세요?

 

그리고 여기 어딘지 몰라요? 공공장소잖아요. 그나이 먹도록

 

여기가 어디고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안배웠어요?

 

그리고 글자 몰라요? 글자도 안배우셨나 보네요. 노약자석이래잖아요.

 

경로석이 아니라. 아, 뜻 모르시죠? 실례했네요. 설명해드릴까요?"

 

"(당황) 아니 그게"

 

"노약자석은 약자들이 앉을 수 있는 곳이에요. 임신부? 약자죠.

 

자. 생각해봅시다. 이렇게 작은 여자가 한 생명을 품었어요.

 

그것도 배 안에. 당신 어머니가 당신을 낳았을 때처럼요.

 

당신은 신체 건장하고 서있을 수도 있잖아요? 지금 여자분 쓰러질 것 같은거

 

안보여요? 이거 살인미수인줄은 아세요? 당신 때문에 애 잘못되면

 

당신이 어떻게 해줄 수 있어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잖아요?

 

그럼 입 다무셔야겠어요, 끝까지 늘고 버텨 있으셔야겠어요?

 

원래 임신은 초반이 더 중요하단 건 아세요? 물론 다 중요하지만은,

 

배 안나왔을때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데요?

 

무식하니까 뻔뻔한 건 알겠는데 정도가 심하시네요?"

 

"아니, 저기요..그게 아니라. 내가.."

 

"그냥 내가 일어날게요. 여기 앉으세요. 여기 앉아서 그 부실하고

 

하찮은 몸뚱이 좀 쉬게 해야겠지요?"

 

"아, 진짜..그게아니..라...."

 

"그리고 임신이 별거 아니라면 당신도 별거 아닌 존재겠네요.

 

당신 말마따마 "별거아닌 짓거리"로 당신 낳았으니까요. 불쌍해서, 원~"

 

"...아니,저.."

 

 

이게 제가 기억하는 그 할느님 분의 어록입니다 ㅋㅋ

 

제가 그나마 쓴 거라.. 그 생생한 느낌은 다 전달할 수 없지만 ㅠㅠ진짜

 

너무 멋있었음 ㅋㅋ 존경스러웠어요ㅠㅠ 이렇게 되고 싶어요 진짜 ㅠㅠ

 

그 후 할아버지는 동상처럼 굳어 노약자석에 편히 앉게되었고

 

할여신님의 총명한 시선을 그대로 견뎌내며 불쌍한 어린 양처럼..ㅋㅋㅋㅋㅋㅋ

 

진짜 막 울것 같았어요 ㅋㅋㅋㅋㅋㅋ진짴ㅋㅋ 소설의 여주인공마냥 ㅋㅋㅋㅋㅋ

 

여자분께선 감사하다그러고.. 막 되게 감동받으신 눈치였어요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아 ㅋㅋㅋ통쾌해 ㅋㅋㅋ

 

저두 다음에 그런 사람을 보면 이렇게 또박또박 말해줘야지..ㅎㅎ

 

+아 맞다!! 보너스루.. 할머님이 도와주기 시작하자

 

옆에있는 다른 할아버지, 할머니분들께서 그 할아버지께 혀를 끌끌 차셨어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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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노인한테 저런 권력을 줬을까요? 나이 많으면 대통령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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