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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우승국인 이탈리아는 월드컵 조별예선도 못 갈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습니다. 만치니는 세 명 정도의 오리운디를 발탁할 계획이 있는 듯 합니다.


웨일즈도 이번에 월드컵 진출한다면 64년 만의 역사를 쓰는 거라네요. 베일과 램지의 마지막 월드컵.


저녁에 들어와 보니 집 식구가 <듄>vod 받아 놔서 월드컵 조 추첨 기다릴 겸 봤어요.


제게는 너무 길었습니다 일단. <그린 나이트>가 시작하자마자 꽂혀서 정주행한 것과는 달리 계속 멈추고 화장실 가고 커피와 먹을 거 편의점 가서 사 오고 설거지하고 이것저것 정리하고 쓰레기 버리고 그러다 6시간이 걸렸네요.


비쥬얼 면에서도 그 전에 여러 영화에서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이거는 단점으로 지적하는 소리는 아니고요. 원래 그런 거잖아요. 


쟁쟁한 조연진들 중에 그나마 기억에 뚜렷이 남는 것은 레베카 퍼거슨과 샬롯 램플링. 사실 퍼거슨 캐스팅 얘기 듣자마자 더할나위없는 캐스팅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왜 얼굴을 망사같은 걸로 얼굴을 가리는 겁니까. 솔직히 징그러웠어요. 린치 <듄>에서는 션 필립스가 했었죠. 피터 오툴 전처로 <I,Claudius>에서 영국 tv 드라마 역사상 남을 리비아 연기를 했다는 평가를 들은 연기자입니다. 필립스도 얼굴은 안 가렸죠. 


저는 비주얼 보면서 타셈 싱을 떠올렸습니다. <신들의 전쟁> 보신 분들 계신가요? 그 영화 흥행에 실패했지만 비주얼은 끝내 줬거든요. 타셍 심이 해도 어울렸을 프로젝트같았네요. 사실 <셀프/리스>는 아무 개성이 없었지만.


샬라메는 잘은 했는데 자의식이 지나치게 느껴지고  힘이 좀 들어간 게 아닌가 싶었어요. 젠데이아는 스파이더 맨 나왔을 때도 한 가지 표정밖에 없다 싶었는데 여기서도.


그런데  다 뛰어난 피사체이기는 해도 인물들의 고통이나 이런 것에 공감할 여지는 안 느껴지더군요. 멀뚱멀뚱 보게만 돼요. 이러다 보니 제가 샬라메가 연기한다고 애쓰고 힘이 들어 갔다고 느낌이 든 것 같습니다.


레토 공작으로 나온 오스카 아이작은 이미 <스타워즈 라오스>에서 스파이스를 언급한 바 있죠 ㅋㅋㅋ


하코넨 나오는 장면보고 저는 <지옥의 묵시록>에서 말론 브란도 생각났습니다. 


한스 짐머 음악은 평범했고 그가 <다크 나이트>시리즈에서 쓴 것과 비슷한 느낌이 나는 곡도 있었는데 특히 여자가 곡 소리 낼 때는 꼭 <스나이더 컷>에서 원더 우먼이랑 아마존 나올 때마다 흘러나오던 곡 소리 생각나서 껄껄거릴 뻔. 그 작곡가가 짐머 사단이었었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저는 린치 버전이 좋아요. 특히 이룰란 공주 클로즈업 나오며 시작되는 초반과 음악은 지금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오프닝은 <엘리펀트 맨>의 끝장면과 비슷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 더 좋아했어요. 음악은 린치 버전이 나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보이스 장면도요.



그리고 저는 이 영화 보면서 몇 주 전에 본 클레르 드니의 <trouble every day>평을 떠올렸습니다. 거기서 오리엔탈리즘 지적했는데 빈센트 갈로가 ㄱㄱ하고 식인한 여자는 호텔에서 일하는 동유럽 여자였고 대사도 거의 없는 엑스트라였죠. 그 비슷한 것을 이번 <듄>을 보면서 계속 떠올렸네요. 원작 소설의 한계에서 기인한 점이 크다고 봅니다만. 


이 영화 보면서 노란 톤의 영화가 될 것 같은 <탑 건 : 매버릭> 기대가 상승했네요.


폴은 Saul에서 Paul로 변한 것처럼 변신할 거고, 계시받을 거라는 게 이름부터 티가 나죠. 2부에 나올 동생 Alia는 라틴 어로는 '다른'이런 뜻이 있는 걸로 아는데 기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알리아의 상태와도 연결된 것 같죠.


저는 슬로 모션만 남발 안 되었지 잭 스나이더의 향기를 느꼈습니다. 빌뇌브가 빌뇌브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영화관에서 안 본 게 아쉽지는 않아요.  시각적인 향연을 기대했는데 정작 기억남는 장면도 없고  해치워 버려 속 시원해요.


조도로프스키는 다큐에서 LSD를 흡입하지 않아도 그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데 빌뇌브 영화는 너무 절제되어 있어요. 조도로프스키는 광기없이 뭔가 만들 수 없다고 했는데 미친 자(El Loco) 비엘사가 생각나더군요. 빌뇌브 판에서 폴이 할아버지가 황소와 싸웠다고 하던데 조도로프스키는 레토가 황소와 싸워 거세되었고 제시카를 만나서 그의 피 한 방울이 정액으로 변해 임신된 게 폴이라고 구상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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