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연애와 피자)

2019.12.22 14:18

안유미 조회 수:458


 1.지겹네요. 이제야 토요일이 사라졌어요. 아직 일요일을 삭제해야 하죠. 휴.


 나는 열심히 일하는 것도 좋아하고 열심히 노는 것도 좋아하지만 쉬는 건 싫거든요. 쉬는 건...그냥 쉬는 거니까요. 열심히 쉰다는 건 없는 거잖아요.



 2.어제는 작가 모임에 갔는데 밥은 안 먹고 고기만 먹었어요. 오늘 2대2 소개팅인지 뭔지가 있어서 단백질만 먹은 거죠. 뭐 나는 마감도 시험공부도 벼락치기로 하니까요. 한데 빌어먹게도 저쪽 여자가 날짜를 하루 미루자고 했다네요. 짜증나서 피자랑 치킨을 시켜서 와구와구 먹고 싶어요. 데이트를 위해 딱 하루 굶으니까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어요.


 아 내가 '하루 굶었다'라고 말하는 건 실제로 하루를 굶었다는 뜻이 아니예요. '야식을 하루 안 먹었다.'라는 뜻이죠. 우리 인간에게는 야식이 필요하니까요.



 3.이브가 되니까 연애 얘기가 많이 올라오네요. 인터넷 블로그같은 곳들에는 '이런 남자는 피해라'라거나 '당신이 연애를 실패하는 이유'같은 글들이 난무하고 있고요. 그들은 연애를 몇번 해봤다고, 자신이 인간관계에 대해 무언가를 안다는 듯이 말하게 된 거죠.


 어중간한 경험이라는 건 이래서 안좋은거예요. 인간이나 케이스를 유형화시키는 나쁜 버릇이 들게 되거든요. 케이스의 유형화라는건 작가들이 이야기를 쓸 때 취할 건 취하고 이야기 흐름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버리기 위해 만든 거니까요. 어떤 이야기든 작위적이 되어버리거나 '너무 꼭 들어맞게 되어버리는' 이유는 바로 그거예요. 너무 앞뒤가 안 맞거나 너무 앞뒤가 맞아버리는 건 이야기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그러나 현실세계는 그렇지가 않죠. 어떤 사람을 다른 어떤 사람에 맞춰 유형화하려고 해봐야 꼭 들어맞는 법이 없으니까요. 



 4.휴.



 5.사실 연애에 빗대 말하는 건 너무 협소한 것 같고...친구관계까지도 그래요. 김영하 같은 사람들이 '나이가 드니 그 많은 친구들이 얼마나 덧없는지 알았다'라거나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느니 난 나를 위한 시간을 갖겠다'라고 말하곤 하죠. 하지만 글쎄요. 내가 보기에 그들은 제어할 수 없는 것을 포기하게 된 거예요. 


 늘 쓰는 거지만 사람들은 사실 어울리는 거 좋아하지 않거든요. 자신이 남을 거느리는 걸 좋아하죠. 그래서 사람들을 거느리는 게 낫다고 늘 쓰곤 하는 거예요. 표면적으로 대등한 사람끼리 모여봐야, 어울린답시고 모여놓고는 자기가 돋보이려고 애를 쓰니까요. 그냥 내게 처음부터 못 나대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사람들을 보면, 나도 좋고 그들도 좋은 거죠.



 6.이건 연애에서도 그래요. 전에 썼듯이 나는 광대가 되거나 지갑이 되거나 둘중 하나를 확실히 하거든요. 많은 여자, 남자들의 문제는 꼭 남의 덕을 보려고 한다는 거예요. 뭐 그것까지는 좋아요. 문제는, 남의 덕을 보고 싶으면 상대에게 납작 엎드려야 하잖아요? 그런데 내가 만나본 대부분의 여자들은 내 덕은 보고 싶어하면서, 내 앞에 납작 엎드리는 건 싫어한단 말이죠.


 그래서 그냥 데이트비용을 몽땅 쓰는 여자를 만나는 게 나은거예요. 여자는 데이트비용을 몽땅 내고, 나는 그녀의 말에 3시간동안 맞장구치면 저울의 균형이 맞는 거니까요.


 물론 '몽땅 쓴다'라는 말은 실제로 몽땅 쓴다는 건 아니예요. 7~80%를 말하는 거죠. 나는 착하니까 여자가 두번 사면 나도 한 번 사거든요.



 7.피자를 먹으러 가야겠네요.


 물론 '가야겠네요'라는 말은 실제로 간다는 건 아니예요. 피자를 시켜먹으면 내가 피자에게 가는 게 아니라 피자가 내게 오는 거니까요. 늘 말하지만, 내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안 돼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2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7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09
114188 [새벽뻘낭] 김윤석의 눈, 시금치 잔뜩 넣은 키쉬. [9] 부엌자객 2011.01.02 4204
114187 이런저런 연예인 얘기 [8] 메피스토 2010.10.11 4204
114186 비데가 무서워요. [13] 클로버 2010.06.22 4204
114185 한겨레의 영부인 호칭은 언제까지 갈까요? [41] 하하하 2017.06.30 4203
114184 오늘 무슨 날이에요 난리네요 [12] 감동 2013.11.11 4203
114183 요즘 재미있게 듣고 있는 팟캐스트들 [13] 두비두밥 2012.11.16 4203
114182 중학생 남자애한테는 귀엽다고 하면 안되는거군요. [7] 유은실 2012.08.10 4203
114181 베인은 밥을 어떻게 먹을까요? [8] 뚜루뚜르 2012.07.25 4203
114180 새누리당 과반육박!!!! [21] zzz 2012.04.11 4203
114179 엄기영씨..스케일이 점점 커지네요; [4] Nikiath 2011.04.28 4203
114178 [듀나인] 웹툰 만화가의 원고료는 어느정도 수준일까요? [5] 가라 2010.11.15 4203
114177 PD수첩 보면서... 한줄 정리 [6] N.D. 2010.08.24 4203
114176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이상하게 생긴 여자 [10] 차가운 달 2010.07.08 4203
114175 드라마 도깨비의 반전 [10] Bigcat 2017.01.09 4202
114174 (혐오주의) 성누리당 끝판왕 [27] l'atalante 2012.04.10 4202
114173 오늘 무한도전 하하홍철 [7] no way 2012.01.21 4202
114172 나꼼수 호외 올라왔네요 [5] 해파리냉채 2011.12.19 4202
114171 MBC '무한도전' 방송 품위 저해"…제재 추진 [14] 감동 2011.09.18 4202
114170 유시민이 살아남는 방법 [12] 뚜루뚜르 2011.04.28 4202
114169 새끼 고양이를 주웠어요. [13] 에스테반 2013.09.30 420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