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에 나온 시즌 2도 있습니다만 일단은 시즌 1만 다 봤어요. 아래 있는 글과 비슷하게 스포일러는 최대한 피하면서 에피소드별로 잡담을 해 보겠습니다.


 6. 6 Degrees of free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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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을 정확히 뭐라 번역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걍 영어로 적었네요. ㅋㅋ 극중에서 대사로 언급되는 개념인데 대략 뭐 어느 높은 지성을 지닌 생명체가 충분히 과학을 발전시키면서도 자멸하지 않고 우주의 다른 구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가... 와 관련되는 이야기입니다. 그걸 달성하면 6등급이라는 거죠.

 이야기의 배경은 근미래. 화성으로 유인 로켓을 발사해서 살아 있는 인간이 그 곳 땅을 밟게 하겠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로켓 발사를 앞두고 있어요. 조종사들 모두 우주선에 앉아 있고 카운트다운을 하는데... 북한(!)이 핵공격을 하네요. 지구가 멸망할 위기에 조종사들은 잠시 당황하다가 '이대로 죽느니 화성 한 번 밟아보고 죽지!!' 라는 맘으로 우주를 향합니다.

 당연히 모두가 멘탈을 심하게 다친 상태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며 아슬아슬한 우주 여행을 하던 중. 멤버들 중 한 명이 갑자기 황당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데...


 - 뭔가 딱 이번 시즌스런 성격의 이야기입니다. 나쁘진 않은데 그렇게 좋지도 않고 마무리가 약해요. 결말을 1번 아니면 2번 중 하나로 짐작하게 만들어 놓고 슬쩍 비틀어서 마무리하는 센스는 괜찮았는데, 그렇게 비틀어서 나온 결말이 그다지 신선하지도 흥미롭지도 않아서 말이죠.

 그래도 이런 식의 결말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겐 기억에 남을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겠다... 고 적다가 문득 떠올랐는데 중간에 베드씬이 한 번 나오네요. 어차피 어린이와 청소년은 못 볼 듯.



 7. 남자라고 다 그러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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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음 접하는 베라 파미가의 딸이 아닐까... 라고 짐작하지만 사실은 친동생인 타이사 파미가양이 등장합니다. 이 분 예쁘고 매력있죠. 암튼 이 분이 훈남 직장 상사의 적극적 대쉬로 데이트를 하게 되면서 시작합니다. 그 날이 또 유성우가 쏟아진다는 특별한 날이네요. 나름 즐거운 데이트를 하는 와중에 유성 조각 하나가 근처에 떨어지고, 그걸 집어서 갖고 놀던 남자놈이 갑자기 거칠고 유치하게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도 우리의 타이사양은 현명하게 무사히 위기를 탈출하긴 했는데... 이후로 동네 남자들이 죄다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마을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 제목이나 줄거리만 봐도 짐작이 가시죠. 이번엔 남자들 비판하는 이야깁니다. 이 유성 쪼가리에 감염된 남자들의 행동을 보면 그냥 소위 '남성성'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컴필레이션으로 모아서 몇 십배로 증폭한 모습들이거든요.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 겪는 심경과 태도의 변화 같은 건 그냥 어딘가에 존재할 교본(?)에서 따온 것처럼 모범적이구요.

 근데 그 풍자가 좀 얄팍하고 교훈은 역시 너무 직설적입니다. 특히 결말 부분의 반전 같은 건 너무나 설교조에다가 앞뒤도 안 맞는 느낌이어서... 흠. 

 그래도 결말까지 가는 과정은 나름 그럴싸했고 우리의(??) 타이사 파미가양은 참으로 귀엽습니다. 그래서 전 그냥 만족하는 걸로. ㅋㅋㅋㅋ



 8. 원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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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 닮지 않았습니까?)


 - 디즈니 아동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이 예쁘고 단정한 부잣집이 나오는데... 시작하자마자 이 집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 할머니가 갑자기 들이닥친 무시무시한 경찰들에게 끌려갑니다. 너무 곱게만 자라서 세상물정 모르고 악의는 없지만 딱히 자신과 다른 타인들에겐 관심도 없는 주인공 마님은 그 할매에게 구해주겠다고 약속하지만 대책은 없구요. 사실 왜 끌려갔는지도 몰라요. 그냥 불법 체류자라는 게 들통나서 잡아간 거겠거니... 라고 짐작만 할 뿐이죠.

 할매가 사라지자 완전 무능력해진 이 아줌마는 동네 마트에 장보러 가서 남들에게 민폐나 끼치고 돌아오려는데... 아까 그 경찰들이 또 들이닥쳐서 이 분을 잡아가 버립니다. 근데 기껏 잡아가 놓고 이유를 안 알려줘요. 도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가 안 돼서 미치겠는 가운데 자신이 갇혀 있는 구치소에서 가사도우미 할매를 발견한 우리의 주인공 아줌마는 어떻게든 상황을 파악해보려고 몸부림치다가 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 미국의 이민자들, 내지는 불법 이민자들 문제에 대한 이야깁니다. 정확히는 그들을 대하는 '착한 미국인들'의 태도를 꼬집는 이야기인 것 같더군요. 뭐 작년에 나온 드라마이고 이민자들 이야기이니 당연히 트럼프 까는 뉘앙스의 코멘트도 들어가구요.

 그래도 이 시리즈의 소셜 저스티스 스토리(?)들 중에선 나름 잘 짜여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반에 나오는 노골적인 일장연설 한 번만 좀 다듬었음 더 좋았을 텐데요. 후반에 늘어지는 것도 좀 손 보구요.


 +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를 보면서 계속 누구 닮았는데... 분명히 어디서 본 얼굴인데... 라고 생각했는데 검색 결과, 결론은 '주토피아'의 그 토끼님이었습니다. 그 분 목소리를 맡으셨구요. 놀랍게도 얼굴이 닮았습니다(...)



 9. 푸른 전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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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가 시작되면 '제프'라는 이름의 중년 대학 교수 아저씨가 자기 집에 돌아와서 아버지가 권총 자살한 모습을 발견합니다. 근데 그 총이 이상해요. 무슨 게임에 나오는 전설의 권총마냥 쓸 데 없이 화려하게 생긴 가운데 손잡이에 푸른 전갈 모양이 붙어 있네요. 게다가 아버지는 그런 총 같은 거 절대 갖고 노실 분이 아니란 말이죠.

 어쨌거나 그 총을 손에 넣게 된 제프는 그 총에 장전된 총알을 빼다가 그 중 하나에 본인 이름이 적혀 있는 걸 알게 되는데, 그 때부터 갑자기 가는 곳마다 '제프'라는 이름의 남자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그리고 좀 알아보니 이 권총은 무슨 전설이 얽혀 있는 모양이고... 암튼 꽤 값나가는 골동품이라길래 팔아 치우려고 하지만, 왠지 모를 그 권총의 매력에 제프가 빠져들게 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하죠.


 - 딱 봐도 아시겠죠. 이번엔 미국의 총기 문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근데 뭐 길게 설명하기도 귀찮을 정도로 이야기가 별로였어요. 그래서 별로 재미도 없는 가운데 교훈은 너무 노골적이고 또. 

 그래서 더 길게 적지 않으렵니다. 개인적으론 이번 시즌 에피소드 중 최악이었던.



10. 흐릿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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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 이 에피소드는 줄거리를 설명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초반부터 스포일러성 전개가 나오거든요. 보실 거면 아예 모르고 보셔야 재밌게 보실 거에요.

 스포일러를 피해서 애매하게 말씀드리자면... 결국 또 하나의 선량한 의도 & 아이디어를 갖고 쓰여진 이야기에요. 

 그 의도 자체는 참 훈훈하고 좋습니다. 부분적으로는 재미도 있구요. 하지만 40분 정도의 짧은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채워지는 이야기가 부실해서 중간은 대체로 지루한 느낌이었네요. 시작하고 끝만 좋아요. 이 에피소드 얘기는 여기까지만.



 - 그럼 다 본 김에 이 시즌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을 적어 보겠습니다.


 일단 사람들의 반응이 별로 안 좋았던 게 이해가 가요. 전체적으로 특별히 반짝반짝하는 에피소드가 없는 가운데 '정의사회구현'에 대한 열망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거든요. 좋은 의도로 좋은 메시지 전달해보겠단 맘은 이해가 가지만 어쨌든 그걸 '이야기'로 전달하려면 그 이야기가 재미가 있어야 할 텐데 그게 모자라더라구요. (어찌보면 첫 에피소드의 주인공 코미디언 팔자를 따라가 버린 것 같기도. ㅋㅋ) 근데 그게 화끈하게 망했다기 보단 그냥 대체로 봐줄만은 한데 칭찬해주기는 애매한 정도... 라서 더더욱 아깝습니다.


 그냥 제 생각인데, 모든 에피소드를 30분 내외로 짧게 만들었음 훨씬 재밌었을 것 같아요. 준비한 아이디어 하나로 짧고 굵게 치고 빠지는 식의 전개 말이죠. 현실은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이 50분에 육박하는데, 매번 조금씩 늘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암튼 뭐 '환상특급' 전설의 부활!!! 같은 걸 기대하시면 실망하실 거구요. '겟아웃' 급의 신선함이나 강렬함 역시 기대해선 안 되겠구요.

 그냥저냥 볼만한 호러&환타지 앤솔로지물. 딱 그 정도 느낌이었네요. 보고 싶다는 분 안 말리겠지만 별 생각 없다는 분에게 권하고 싶지도 않은 정도? ㅋㅋㅋ


 어쨌든 전 앤솔로지 매니아라 대체로 잘 봤고. 이제 남은 시즌 2를 달리려구요. 대체로 시즌 1보단 조금씩 낫다는 평이 중론이던데, 제게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 근데 때깔은 되게 좋습니다.

 제가 로컬 변경이 난해한 직구 티비를 쓰는지라 티비용 웨이브앱을 설치할 수 없어서 인터넷 브라우저로 봤는데, 뭐 1080p 화질로도 충분히 볼만하더군요.


 ++ 인종 구성 되게 신경 쓰는군!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방금 세어봤더니 그래도 에피소드 열 개 중 백인들이 주인공을 맡은 게 4편은 되네요. 딱 반반으로 둘은 여성, 둘은 남성이구요. 그 외엔 흑인 여성 주인공이 셋. 이누잇 여성 하나. 동양인 남성 하나 파키스탄 남성 하나... 이런 식입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아니면서 비중 큰 배역으로 흑인들이 워낙 많이 나와서 역시 조동필씨가 만든 시리즈답구나. 라고 생각하며 봤습니다.


 +++ 근데 제가 웨이브를 가입한 이유가 이 시리즈 때문이었는데 에피소드가 너무 적네요. 100원으로 때울 수 있는 한 달 중에 고작 이틀만에 한 시즌을 다 봐 버리다니. 이렇게 열 개 분량으로 채울 거였으면 분량은 냅두고 이야기 길이를 반토막내서 스무개 에피소드였음 훨씬 좋았을 것 같아요. 애초에 '환상특급' 에피소드들 중 대부분이 그랬잖아요. 50분을 혼자 다 채우는 이야기는 많지 않았죠.


 ++++ 다들 레전드로 칭찬하시는 50~60년대 환상특급 에피소드들을 한글 자막과 함께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80년대 환상특급도 다시 보고 싶은데 제 허접한 검색 능력으로는 유튜브에 지저분한 화질로 올라온 축약본들 밖에 안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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