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편의 한 시간짜리 영화 묶음입니다. 애초에 그렇게 기획된 영화구요. 스포일러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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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홍보를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1. 발데마르씨에게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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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로 위 이미지 속 여성이 변호사 사무실에서 대화 중입니다. 불치병으로 곧 세상 떠날 늙은 갑부 남편의 유산을 상속 받는 문제네요. 눈치를 보아하니 실제 남편의 의지와 다르게 유언장을 변경해서 재산을 몽땅 털어먹으려는 것 같아요. 하지만 백전노장 변호사가 그냥 속을 리 없고, 그래서 그 자리에서 전화를 해봤더니... 그 발데마르씨가 전화를 받아서 직접 그 여자 말대로 다 해주래요. 허탈해지는 변호사. 씨익 웃으며 자리를 뜨는 여성. 은행에 들러 돈 좀 인출하고 집으로 가는데...


 알고보니 이 여자가 자신의 구남친을 주치의로 불러다 놓고 발데마르씨에게 최면을 걸어서 수작을 부리는 중이었습니다. 구남친은 당당해요. 자기가 최면을 걸고 있는 동안엔 발데마르씨가 고통을 못 느끼니 사실상 자기가 돕는 거라나요. 그리고 이 일 다 끝나면 같이 장미빛 미래를 꾸미고 싶은 것 같은데 여자는 그럴 생각까진 없어 보이고.

 그 와중에 발데마르씨가 갑자기 죽어 버립니다. 근데 이러면 안 돼요. 아직 유언장 변경 절차가 덜 끝나서 몇 주는 더 살아 있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둘은 2주간 더 살아 있다 죽은 걸로 뻥을 치기로 하고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발데마르씨를 지하실 냉동고에 넣어 버리는데, 그 날 밤. 지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 이 이야기를 감독한 게 조지 로메로입니다. 스타일 안 맞아 보인다... 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보면 납득이 돼요. 결국 '언데드'에 대한 이야기이고 막판엔 정말 좀비떼 비슷한 것도 잠깐 나오거든요. ㅋㅋㅋ 원작을 나름 자기 스타일대로 잘 변형해서 만든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그게 그렇게 재미가 있느냐... 고 하면 글쎄요. 뭐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언데드의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된 후는 상당히 괜찮습니다만, 아주 짧습니다. 그리고 그 전까진 이제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를 중심으로 전개가 되어야 하는데 과연 우리의 로메로찡은 캐릭터 개인의 내면 묘사에 능하실까요 아닐까요. 전 일단 후자에 걸겠습니다(...)



 2. 검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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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격파 배우 하비 카이텔씨가 범죄 현장 사진작가로 나옵니다. 어여쁜 바이올리니스트 애인과 몇 년째 동거 중이죠. 근데 요즘 본인 작품에 대한 평가가 영 아니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네요. 술도 마시고 애인한테 성질도 부리구요. 그러다 당연히 검은 고양이를 만나겠고, 갸가 싫겠죠. 그래서 어느 날 홧김에 얘를 붙잡아다가 목을 조르고 괴롭히며 그걸 사진으로 촬영하다가 결국 죽이게 됩니다. 그동안 조금씩 튀어 나오던 애인의 폭력 성향에 불안불안하던 예쁜 애인님은 이 사실을 알고 결국 그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을 하는데 하필 떠나려는 그 순간에...



 - 원작 이야기를 좀 많이 변형했습니다. 무대를 현대로 바꾸고 아르젠토 취향에 맞는 장면들을 듬뿍 넣기 위해 남자 직업도 특이하게 설정했구요. 중간엔 이상한 무속 의식 장면 같은 것도 길게 나오고... 뭐 그래도 이야기의 기본 골자는 같습니다만. 어쨌거나 원작과 다른 부분을 많이 만들어 넣었어요. 그리고 그 중엔 당연히 날카로운 흉기를 휘두르는 남자의 1인칭 시점샷도 나오고, 신체 절단도 나오고 그러겠죠. 


 전 이걸 앞쪽 이야기보다 더 재밌게 봤습니다. 발동 걸리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해도 새롭게 바뀌고 추가된 요소들이 꽤 그럴싸하게 굴러가면서 잘 들어맞구요. 아르젠토의 취향, 개성도 앞쪽 이야기보다 더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느낌. 완벽하고 깔끔한 이야기는 아니긴 하지만 아르젠토가 원래 그런 사람 아닙니까. ㅋㅋ 다만 결말에 반전 요소를 추가한 건 좋았는데, 라스트 씬은 좀 읭? 스럽더군요. 원작처럼 끝냈어도 충분했을 것 같은데 지나치게 친절하려 들었다... 는 느낌.



 3. 역시 뭐 길게 정리하고 할 건 없겠습니다.

 둘 다 각각을 담당한 레전드 감독님들의 필모그래피에서 그렇게 상위권에 넣을만한 작품이란 느낌은 없었습니다. 걍 범작... 이거나 조금 아쉬운 결과물 정도? 아니 그래도 '검은 고양이'는 범작보단 조금 높은 위치로 올려줘도 괜찮을 것 같구요.

 두 감독의 팬이고 어지간한 작품들은 다 봤다. 이런 분들이라면 경험치 증진 차원에서 보실만 합니다.

 에드거 앨런 포의 팬이어서 각색 영상물들은 다 보고픈 분들도 보시는 게 좋겠죠.

 그 외의 분들이 굳이 찾아서 봐야할만한 영화들은 아니었습니다.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게 좋지도 않은 애매한 영화들이었다는 얘기.

 전 사실 이 두 감독의 열성 팬은 아니지만 에드거 앨런 포는 좋아하구요. 그래서 그럭저럭 봤습니다. '그럭저럭'. 딱 그 정도였어요.



 + 원제는 'Two Evil Eyes'입니다. 1990년작이에요. 원래는 웨스 크레이븐 같은 사람도 끌어들여서 4편짜리 모음으로 만들 계획이었다네요.


 ++ 웹상에는 저와 다르게 극찬하는 평들이 많습니다. 제가 영화 보는 눈이 없는 것인지, 생각 외로 세상엔 저보다도 관대한 사람들이 엄청 많은 것인지... ㅋㅋ


 +++ 저를 인생 첫 추리 & 호러의 길로 인도한 것이 바로 에드거 앨런 포였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살던 사촌 고모가 방문 판매원에게 낚여서 구입한 50권짜리 세계 명작 전집을 구입해 버렸는데, 둘 곳이 없어서 그걸 저희 집에 갖다 뒀다가 몇 년 후에나 찾아갔거든요. 결국 그걸 1권부터 50권까지 다 읽었는데 그 중에 에드거 앨런 포 단편 모음집이 있었죠. 하드 커버에 얇은 고급 종이 쓰는 괜찮은 전집이었는데 출판사나 시리즈 타이틀은 기억이 안 나네요. 

 그 중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던 건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요법' 이었어요. 지금 보면 그렇게 놀랍거나 인상적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80년대 국딩의 정신 세계에 그 스토리는 정말...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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