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슈퍼바이저가 되기)

2020.11.12 01:16

안유미 조회 수:500


 1.하루정도 조용히 있으려고 해도 계속 밖에 나갈 일이 생겨요. 오늘도 나갈 일이 생겼는데 택시값도 아낄 겸 꼭 12시 전에 일어나자...고 마음먹고 나갔죠. 처음 가보는 곳이라 11시 반 정도에 이만 가겠다고 나와서 이리저리 헤매다가 간신히 막차를 타고 돌아왔어요. 이제 자기 전에 뭐 한바닥이라고 써놓고 자야죠. 


 들어오면서 채팅창을 보니 사람들은 호프집 아니면 노래방으로 3차를 가는 모양이예요. 나도 꼈으면 좋았을까...싶다가도 앞으로는 그냥 택시 끊기기 전에 돌아오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싶어요.



 2.이번 주에도 팬이라는 사람이 연락이 왔어요. 10년 넘게 팬이었다는 그런 말을 들을 땐 기분좋기도 하지만 조금 슬프기도 해요. 10년동안 놀기만 했으니...10년동안 스스로를 소모하기만 한 거니까요. 10년 넘게 기다린 사람들에게 뭔가를 멋지게 보여줄 만한 것이 없어요. 당장은 그래요.



 3.예전에는 새벽도 아니고 아침에 귀가하면서, 출근하는 사람들 보며 '저 사람들 힘들겠는걸.'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글쎄요. 사실 나가서 술마시고 놀고 아침에 돌아오는 것도 체력적으로 힘든 건 똑같아요. 문제는 소모하는 것 말고 쌓이는 게 무엇이냐는 거죠. 10년 동안 직장에 다녔거나 일을 열심히 했으면 인맥도 생겼을 거고 경험도 많이 얻었을 거고 그랬겠죠. 하지만 10년을 놀면 얻을 수 있는 건 10년 나이들어버린 자기자신뿐이예요. 논다는 것은 체력과 시간이라는 자원을 소모하기만 할 뿐 아무것도 쌓지 못하니까요.



 4.휴.



 5.어쨌든 열심히 무언가를 잘 만들면서 살아야죠. 사실 그것 말고는 할 것도 없으니까요. 시간도 너무 깎아먹고...돈도 너무 많이 깎아먹었어요.


 

 6.열심히 살려면 역시 스티븐 킹이 말한 걸 실천할 수 있어야 해요. '집에 앉아서 글을 쓸 때도 회사에 출근했다고 생각하고 글을 써라.'라는 그의 명언처럼 말이죠. 스티븐 킹은 근처에 멋진 오두막이 있어서 거기로 출근해서 하루에 몇시간씩 글을 쓰다가 퇴근 시간이 되면 돌아온다죠. 정말로 남들이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는 사이클처럼 글을 쓰는 거예요.


 그야 내겐 그런 멋진 오두막이 없지만...멋진 오두막 타령이나 하는 건 핑계를 대는 거고. 어쨌든 열심히 해야죠. 뭐 동화를 그리든 소설을 쓰든 만화를 그리든.



 7.앞으로는 피트니스에 갈 때도 '운동을 하러 간다'가 아니라 '운동을 하러 출근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해보려고 해요. 직장인들이 딴짓 안하고 일하듯이, 나도 운동을 간 김에 상사에게 감독받으면서 업무를 하는 것처럼 운동을 좀 빡세게 하는 거죠. 그냥 멋대로 하다 보니 몇번 끄적끄적 하다가 돌아오는 사이클이 되어버려요. 운동하려다 말고 몇 시간씩 스마트폰을 보다가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요.


 누군가는 '이 사람 왜이렇게 열심히 산다고 한소리 또하는 거야.'라고 하겠지만 어쩔 수 없어요. 다른 사람들은 스케줄을 감독해 주는 사람...슈퍼바이저가 있거든요. 나는 내가 나를 감독해야 하니 매번 마음을 고쳐먹어야 하죠. 


 왜냐면 평소의 나는 '슈퍼바이저를 속이고 싶어하는 나'인 기능이 대부분이란 말이예요. 하지만 앞으로는 '슈퍼바이저를 속이고 싶어하는 나를 감시하는 나'의 기능을 좀더 확장해야 하죠. 슈퍼바이저를 어떻게든 속이고 매수하고 싶어하는 내가 아니라, 나의 슈퍼바이저인 나의 비율을 더욱 많이 올려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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