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단 속의 알력다툼

2020.09.25 11:35

귀장 조회 수:691

아주 큰 집단에서는 어지간해서는 일부 목소리 큰 한두사람이 그 집단 전체를 휘어잡기는 힘듭니다.

대신 그 안에서 그 목소리를 따르는 사람들의 추대와 호응으로 작은 집단이 생겨나고 그런 작은 집단들과

어느 집단에도 속하지 않은 나머지 많은 개인들이 서로를 견제하고 때로는 협력하면서 그 생태계의 조화를 이룹니다.


헌데 원래부터 독립된 작은 집단에서는 이와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이더군요.

늘 여론을 주도하며 민감한 사안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는 일부와 그를 추종하거나 공감하는 사람들, 그리고 좋은 싫든 침묵하는 나머지 사람들의 구성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더군요.


예를 들어 그 집단 속에 A, B, C, D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A는 그 집단에서 아주 오래 활동했고 큰 목소리를 내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추종하는 사람이 많으나 성정이 매우 거칠고 무례한 언동으로 적대하는 사람 역시 많습니다.

B는 A 못지않게 무례하고 개차반이지만 A의 추종자로서 늘 A의 의견에 동의하고 떄로는 A의 지원사격수 역할도 잘하는 편입니다. 다만 A, B 둘다 개인적인 친분이나 인간적 유대의 감정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민감하고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늘 같은 의견을 보이고 둘 다 거칠고 무례한 성향의 공통점이 있을뿐입니다.


어느날 C라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C는 처음부터 A, B의 의견에 공감하고 그들의 서포트를 자처하는 듯한 포지션을 취합니다. 때로는 먼저 민감한 주제에 대해 판을 벌리고 여럿이 참전한

논쟁에서 매우 큰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물론 A, B 처럼 대놓고 거칠고 무례하진 않지만 지나치게 독선적이고 자신의 의견에 조금이라도 반대를 표하는 상대에겐 가자없이 공격을 가합니다. 


그러다 매우 논쟁적인 어떤 이슈 하나가 등장하는데 이때 처음으로 A의 의견에 C가 매우 강하게 비판을 가합니다. 그러자 B는 여느때처럼 A의 의견을 거들며 편을 들자 이에 C는 B까지 가열차게 비판하며

둘에게 매우 크게 실망했다며 다투기 시작합니다. 그전까진 C는 A, B와 늘 의견을 같이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지하고 미개한 것들과 싸우느라 고생이 많다는 식으로 고마움까지 표현했었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건 이때의 싸움에서 나머지 사람들이 C의 편을 들거나 비슷한 의견을 내기 시작합니다. 평소에도 반 미친개 취급을 받던 A는 이 시점부터 뭔가 악다구니의 동력을 잃고 말빨도

떨어지게 됩니다. B역시 A를 도와주러 나서지만 C뿐만 아니라 평소 그들을 싫어하던 다를 이들의 뭇매를 맞기 시작하고 이에 본인도 반격을 해보지만 역부족으로 발리고 이제는 그 집단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합니다. A도 새로운 논쟁에서는 이전 만큼의 호응을 얻지못하구요.


이제 거의 C가 그 집단내 이슈의 주도권을 잡고 거침없이 질주를 시작합니다. A는 가끔 C의 약점을 노리고 공격을 시도하지만 무위에 늘 무위에 그칩니다. 그도 그럴것이 C 역시 화력만 강할 뿐이지

영점이 영 안맞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전에 몇번의 큰 삽질로 명백히 본인의 과오가 들어났는데도 그냥 씹어버린 전력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D라는 인물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D는 어쩌면 한명이 아니라 비슷한 포지션의 복수의 인물들일수도 있습니다.


A, B가 활개를 치던 시절부터 집단내에 속해있었고 이슈에 대해서도 A, B와 의견을 같이하는 경우가 있으나 때로는 반대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전까지 서로가 크게 다투거나 반목하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헌데 C와의 다툼으로 인해 D 역시 A, B에 완전히 돌아서게 되었고 C와 같은 의견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얘기하자면 A, B, C, D 모두 집단 내에서 개인적인 유대와 친목은 거의 없는 인물들입니다. 다만 중요 사안에 대해 늘 같은 성향을 보였던 것이죠. 특히 D는 얼핏 중립적이지만 일부 사안이나

집단에 대해 매우 편향적인 시각을 띄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다만 A, B 처럼 크게 트러블은 일으키지않고 자신의 의견은 계속 피력해온 부류이죠.


그리고 나머지 집단 내 인원들 상당수가 저들의 행태를 모두 지켜보았습니다. 일부는 계속 저들과 다른 의견을 내며 싸우고 있는 중이구요.

앞으로는 또 누가 어떻게 편을 먹고 갈라지고 하면서 알력다툼을 벌일런지 두고 볼 일이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85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43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804
113996 [웨이브바낭] 전설의 그 영화! '쇼걸'을 이제사 봤습니다 [28] 로이배티 2020.11.21 1184
113995 아동 성추행의 대상이 되었던 나의 경험. 왜 다들 외면할까요????? [25] 산호초2010 2020.11.21 1121
113994 룸팬 [5] 사팍 2020.11.21 374
113993 한국시리즈 4차전 [69] daviddain 2020.11.21 378
113992 디지털 페인팅 4 & 5 [4] 샌드맨 2020.11.21 250
113991 머저리와의 카톡 11 (미남왕자 소개) [7] 어디로갈까 2020.11.21 594
113990 상담에서 만난 잊을 수 없는 사람 [7] 산호초2010 2020.11.20 880
113989 한국시리즈 3차전 [23] daviddain 2020.11.20 396
113988 '미스터 노바디'란 영화 봤습니다.(소개하기 위한 약스포) [8] forritz 2020.11.20 501
113987 끝없는 사랑같은 건 물론 없겠습니다만 [11] Lunagazer 2020.11.20 851
113986 홍세화 칼럼 '우리 대통령은 착한 임금님' [52] forritz 2020.11.20 1678
113985 [웨이브바낭] 에이드리언 라인, 제레미 아이언스의 '로리타'를 봤습니다 [28] 로이배티 2020.11.20 967
113984 아르헨티나의 거장, 페르난도 솔라나스 감독님에 관한 개인적인 추모글 [1] crumley 2020.11.20 324
113983 창작, 빙수샴페인, 불금 [1] 여은성 2020.11.20 359
113982 카렌 카펜터 노래를 듣다가 [8] 가끔영화 2020.11.19 526
113981 ‘간 큰 검찰’ 윤석열의 ‘위험한 직거래’ [3] 왜냐하면 2020.11.19 662
113980 시민 케인의 영화 맹크를 보고(스포 있음) 예상수 2020.11.19 428
113979 영화 강박충동 daviddain 2020.11.19 436
113978 [바낭] 저는 3개월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책임자입니다. [9] chu-um 2020.11.19 1037
113977 우울증 환자는 이 사회에서 어떤 반응을 받게 될까요? [38] 산호초2010 2020.11.19 137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