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보고 극혐하실 분들이 많으니 패스합니다...

요새 들어 악당, 악인, 악 이런 개념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처절하게 깨닫게 됩니다. 이제 싸이코패스, 미치광이, 독불장군 이런 단어조차도 일정 정도 존중의 의미를 포함하는 것 같아 함부로 못쓰겠어요. 조주빈이 '자기 안의 악마를 멈춰줘서 감사한다'라고 인터뷰한 것만 봐도 현대사회에서의 악명은 멸칭이 아니라 별칭 정도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지탄받는 이들이 스스로 악평을 갈구하고 그걸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감탄사로 받아들이니까요. 월 스트리트의 사기꾼 조던 벨포트도 The Wolf odf Wall St. 이라는 악명으로 자신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으니까요.

이준석이 기자회견을 열어서 울었다는 걸 알고 이제 이 인간에게 악의 ㅇ 자도 아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건 모든 연쇄살인범들이나 여타 범죄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한다고 보는데, 그의 파급력이 어떠하든 정치인이자 한 인간으로서 그가 행하는 정치적 선택들이 얼마나 비루하고 저열한지 정확하게 가리키는 언어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어딘가에서 본 "정치판 철구"라는 말이 지금 이준석을 제일 정확하게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지지자들에게 인기도 얻고 다른 경제적 보상도 받을 수 있겠지만 쿨한 척 하는 그 모든 태도가 결국 사회적 약자들을 비아냥거리며 인간으로서의 자연스러운 공감을 포기하고 그걸 '새로운 파격'으로 포장해서 팔아대다가 결국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메이저로 절대 올라가지 못하고 자기가 비토받는 것에 늘 서글퍼하는 그런 처참한 인생들이랄까요.

'악'이란 단어에는 의외로 미학적인 어감이 있습니다. 존 밀튼의 실낙원도 그래서 인기를 끌었겠지요. 악하다는 그 단어에는 감히 저질러서는 안되는 어떤 행위를 저지르면서 금기를 깨고 나약한 자들의 한계를 깬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래서 악하다는 표현은 정말로 나쁘다거나 혐오스럽다는 느낌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반대편에 서있는 정치적 입장 차이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런 점에서 이준석을 악하다고 하기에 그 표현은 너무 과분합니다. 사회적 약자로 구별되는 여성이나 장애인과의 싸움만 하면서 자신보다 철저히 아래에 놓여져있다보이는 대상들을 규탄하는 방식의 다툼만 벌였기 때문이지요. 이준석에게는 왕을 시해한 맥베스의 무엄함이나 두려움이 없습니다. 약자들을 더 짓밟으려고만 하는 좀스러움과 치사함만이 있죠. 이준석은 악당 뭐시깽이도 되지 못합니다. 그가 맡고 있는 사회적 안타고니스트의 역할에도 불구하고 그 방향성과 방식은 한심 그 자체입니다.

이준석을 지지하는 102030 남자들은 이걸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는 세대 차이이기도 한데, 이준석이 행하는 정치의 방식이 늘 인터넷 키배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정치인의 가장 큰 수단은 언어이지만 이준석의 말은 다른 정치인들보다 훨씬 더 인터넷 키배를 닮아있습니다. 단 몇줄의 '팩폭', '비아냥' 형식으로 정신승리를 챙기는 방식이기 때문이죠. 이 사회에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변화를 지향해야하는지 설득할 때 이준석은 반드시 '(남초 기준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대상'을 소환해 '사회적 책임 없음'을 강조하며 그걸 비웃음으로 마무리합니다. 102030 남자들에게 이준석의 이런 화법은 얼마나 시원하며 또 자신들과 닮아있는 것처럼 보이겠습니까. 인터넷 키배를, 인터넷 바깥에서, 양복입은 정치인이 해주는데 말이죠.

이 부분에서 이준석의 결정적 한계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인터넷 키배가 그러하듯 이준석의 키배 정치는 아무런 현실적 이익도 창출해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서 이준석은 철구보다 하수입니다. 철구는 돈이라도 벌죠 비록 딸이 초등학교 입학하는데 학부모들이 반대하는 일상들이 기다리곤 있지만) 인터넷 키배는 돈을 벌거나 사회적 신분 상승을 위해 하지 않습니다. 정신승리를 위해서 하죠. 그 중에서도 이준석이 하는 키배정치는, 자기도 똑같이 불행한 주제에 자신보다 아래라고 믿는 사회적 주체들이 자신들과 동등해지는 걸 참을 수 없어서 그걸 막으려고만 하는 무익 of 무익의 키배입니다. 자기보다 못사는 것 같은 사람들과의 비교 우위를 통해 간신히 열등감을 극복하는, 정말 찌질한 싸움이죠. 이게 인터넷에서는 만족을 줄 지 몰라도 인터넷 밖에서 도대체 무슨 이익이 되냐는 겁니다. 한마디로 떡이 나와 돈이 나와 이건데 싸움을 해봐야 아무런 이익도 안되고 오히려 상대진영에 관심만 모아줍니다. 인터넷 세계에서 유명한 트롤러가 되는 방식으로 이준석이 정치를 하는데 돈도 부동산도 안되는 얼치기 원맨쑈를 그쪽 당에서도 뭐하러 좋아하겠습니까? 지배의 핵심은 피지배층이 다른 걸 망각하도록 하는 건데 말이죠.

그러니까 이준석의 득세부터가 실체가 없는 허상에 가까운 거였죠. 돈도 안되고 부동산도 안되니까. 가만 놔둬봐야 어떤 실물 이익도 안주고 쓰잘데없는 키배만 벌이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 그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공정을 위해 싸웠다고 하겠지만 뭐... 그런 사람들까지 설득할 순 없구요. 요컨대 이준석은 남초에서 여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비웃으며 정신승리하는 키배맨들이나 과몰입하는 사람이었지 사회적으로 어떤 공익도 창출해내지 못하는(심지어 그 당의 전통적 지지자들이 보기에도 백해무익해보이는) 그런 얼간이에 불과했던 거죠. 이준석을 당대표로 올려놓은 인간들이 그 당 안에서 어떤 정치적 활동도 못했잖아요? 그냥 펨코 그사세 안에서 쫑알거리다 끝났지.

이준석을 토사구팽당했다고 하는 것조차 너무 극찬입니다. 마이너스 3선의 무능력자가 대선 때 괜히 나대면서 득표율 10퍼센트 차 운운하다가 0.7퍼센트 차이가 나와서 표정관리도 못하고 역전의 불씨만 던져준 역적에 더 가깝죠. 사냥개 노릇을 잘 하지도 못했습니다. 이로써 이준석을 박근혜에 이어 윤석열까지 팔아먹은, 대국민 사기영업꾼으로 완전히 자리잡았습니다. 다음 번에는 또 어떤 양두구육을 하려고요? ㅋ

그가 이번 기자회견에서 울었다는 게 그냥 너무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위에서 말한 악인의 미학은 쥐뿔도 없네요. 다른 사람들이 피를 토하며 권리를 부르짖고 투쟁의 목소리를 낼 때는 띠꺼운 표정으로 다 비웃고 '나보고 어쩌란 거냐' 식의 말이나 뱉더니 지가 지 일 못하고 윗선들에 미운 털 박혀서 대접 못받았다는 건 왜 눈물 질질 짜면서 호소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치인이라는 게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속단을 못하겠지만 안철수 다음으로 저렇게 알맹이없고 악평장사 밑천이 바닥나서 울어제끼는 멍청이는 오랜만에 봅니다. 그냥 아프리카 방송이나 하면서 별풍 땡기다가 무관심 속에 조용히 파묻혔으면 하네요. 펨코맨들도 이제 지들이 지지하는 인간이 얼마나 실력이 없고 허접한지 좀 깨달아주셨으면...

@ 능력 있으면 지가 신당 창당해서 총선 나가면 되겠죠...

@ "즙"이라는 표현을 정말 경멸하는데 미러링으로다가 고대로 돌려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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