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에 대해서만 먼저 이야기 하자면 

 이 애니메이션은

 로봇인권을 이야기하고 평화를 이야기하는거 같지만 

 결국

 본격 반미 애니메이션인거 같지만 

 역시 일본이라는 섬나라에서 개망나니 일본우익들이 주구장창 잘나갈 수 있는 일본사회의 정서적 기반? 을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의 원작인 만화와 이 애니메이션의 내용적 맥락은 구분될 수 없으니 내용적 측면에서 원작 개념이라는게 의미가 없죠, 하여간 

 그러므로 플로토의 원작은 데츠카 오사무의 아톰 시리즈의 '지상 최강의 로봇'이라고 해야할것입니다.

 그런데 원작이 있으나 원작의 해석은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천재적인 안목과 플롯구성에 따라 그 울림이 굉장히 큽니다. 사실 메세지에서 원작을 능가합니다.

 

게다가 원작과 달리 더욱더 치명적이고 신랄한 현실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플로토에 등장하는 각 나라의 이름들은 현실세계 그대로지만 갈등의 중심인 두 국가의 나라명은 가상의 국가명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알죠. 그게 미국과 이라크라는 것을 - 이런건 모르면...그냥 존나 무식한거 맞습니다. 뭐 이런거에 무식해도 먹고 사는데 전혀 지장없는 사회니까 발끈하진 말아요.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조작해낸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공포를 통해 발생된 베트남전에 이은 현대의 가장 비열하고 추악하며 야만적인 전쟁 중 하나입니다. 

미국은 정말이지 악의 축 그 자체입니다. 


그 이라크 전쟁을 소재로 데트카 오사무의 원작을 재해석했으니 우라사와 나오키의 대담함은 칭찬할만 합니다. 

이런 작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본 만화의 저력을 새삼 확인하게 되요.  멋지고 부러울 지경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저는 만화보다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이야기를 더 하고 싶습니다.

정말 끝내주게 잘 만든 애니메이션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니 돈을 원 없이 써서 그런걸까요?


일단 감독은 에반게리온의 작화감독이었던 가와구치 토시오입니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것은 대부분의 장면들에서 원작만화의 질감이 아주 잘 살아 있습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팬들에게는 점수를 확 따고 들어갈 만하죠?

그리고 만화와 달리 애니메이션에선 시간 흐름의 완급과 음향효과등의 보다 더 감각적인 장치가 가능한데 그 이점을 아주 잘 살려 

원작에서 그려지는 서스펜스(우라사와 나오키는 서스펜스의 장인이죠)를 엄청나게 증폭 시켜버립니다.


로봇간의 격투신은 사실 별로 볼게 없네? 싶을 정도 인데 중요장면에서 인물(로봇)간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이 더 짜릿합니다.

에반게리온의 작화감독 출신이었다면 로봇간의 격투신에 개인적인? 

욕심을 낼만도 한데 가와구치 토시오는 원작과 우라사와 나오키의 세계관을 영상으로 구현하는데 충실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호불호가 갈리겠죠.


하여간 미국이라는 악의축에 시원하게 뻑큐를 날리는 내용이라 즐겁게 감상했고

그 완성도가 만족스러울 정도로 높아서 또 더 즐거웠습니다.


원래 아톰은 어린아이들이 보던 만화였는데 데츠카 오사무가 하려던 이야기들은 어른들을 향한거였죠. 

이 애니메이션은 그걸 넘어서 아이들에게 좀 무서울 수 있습니다. 아...그런데 요즘은 괴물같은 부모들 밑에서 괴물이 되버린 아이들도 제법 많아서 뭐가 무서운지 헷갈릴 수 ;;


여하간 시간 떼우기 심심풀이 땅콩스러운 애니는 아니고 "엿먹어라 미국놈들"을 담고 있어서 대중적으로 크게 흥하긴 어려울거 같은데 실제 성적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듀게에서도 관련 쓰레드를 본 기억이 없구요.


어제 우연히 EBS의 다큐를 보았어요.

갚아도,갚아도 없어지지 않는 빚의 비밀, 금융의 덫│돌아가는 원리를 모르면 절대 벌 수 없는 돈│자본주의 심층분석│경제다큐│다큐프라임│#골라듄다큐

https://youtu.be/2rO8_2gJKjc?si=uvuCnNfEOLjG5KEk


이거 실은 12년전 다큐입니다. 그런데 너무 지금과 딱 맞아서 시대보정이 전혀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서도 '미국 개새끼들' 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차이점이라면 '금융자본주의'라는 보다 구체적인 '미국 개새끼들'의 근거가 나올 뿐이죠.



*

드 쓰고 보니 서두에 잠시 언급해두었던 일본사회의 정서적 기초? 에 대한 이야기는 쓰지 않았군요.

그런데 굳이 또 써야하나? 싶습니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아는 이야기일테고 관심 없는 사람들은 백날 이야기 해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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