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작이니 이젠 '재작년' 영화로군요. 런닝타임은 128분. 장르는 로맨스인 척하는 드라마, 코미디입니다. 스포일러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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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 왔어요~)



 - 도입부 소개는 별 의미가 없구요. 주인공은 '율리에'라는 노르웨이 여성입니다. 노르웨이 영화니까요. 배경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요.

 암튼 이 분이 젊고 예쁘고 매력적이고 다 좋은데 살짝 남다른 충동 성향이 있다는 걸 처음에 본인 나레이션으로 대충 설명하고 시작합니다. 공부를 워낙 잘 해서 이만큼 잘 하니 의대를 가야지? 하고 갔다가 조금 배우고 중단. 난 심리학자가 될거야! 하고 다니다가 또 이거 별로구나... 하고 주저 없이 중단하곤 사진 작가가 되겠다고. 그러다 또 때려 치우고 이젠 알바를 하며 글이나 써 볼까... 하는 와중에 나이 30에 접근했어요. 이런 거 말고 연애 쪽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늘 충동적이고 좌충우돌하는 우리 주인공님이 겪는 두 번의 연애를 통해 여성의 심리라든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 맺음이라든가, 혹은 그냥 삶 그 자체라든가... 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뭐 그런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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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인 것인가 그냥 진상인 것인가!! 가 보는 사람들에 따라 많이 갈릴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구요.)



 - 일단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빛' 입니다. 빛과 오슬로의 풍경. 딱히 제작비를 많이 들였을 영화는 아닌데 그냥 일상적이고 평범한 풍경들을 참 생생하고 아름답게 잘 잡아내요. 그냥 주인공이 도심 거리를 걷기만 해도 눈호강이 되는 느낌. 뭔가 그런 느낌 있잖아요. 이 도시와 이 거리를 잘 알고 또 애착이 있는 사람들이 만들었구나... 라는 느낌이 드는 영화요. 이것도 그렇습니다. 보다보면 오슬로라는 곳에 한 번 가보고 싶다. 뭐 그런 기분이 듭니다. ㅋㅋ


 그리고 그 외에도 의외로(?) 시각적으로 정말 풍부한 영화에요.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잡아 내는 카메라 워크라든가. 가끔씩 튀어나오는 아예 작정하고 만든 환상적인 장면들도 참신하고 인상적인 게 많구요. 되게 일상적인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잡아내는 가운데 이렇게 볼거리들까지 챙겨주니 그저 고마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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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 느낌을 잘 보여주는 짤이 없어서 그냥 이 정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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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로 넘어갑니다. ㅋㅋ)



 - 이야기 측면에선... 시작부터 끝까지 온전하게 주인공 율리에의 관점과 입장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이 30세 싱글 충동 녀성에 대한 캐릭터 스터디 비슷하게 전개가 되는데요. 이 인물에 대해 간단히 요약하자면 매력 쩌는 시한 폭탄입니다. ㅋㅋㅋ 일단 외모부터 예쁘구요. 생기가 넘치고 똑똑하고 말도 야무지게 잘 하고 참 멋집니다. 주위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 매력이 있어요. 근데, 평온한 일상에 안주를 못 하구요. 문득문득 찾아오는 충동을 이기지 못하며 사실 이길 생각도 별로 없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체로 관계의 파국이죠. 영화의 원제를 번역기에 넣고 돌리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이 되는데. 주인공에게 치이는 사람들 입장에선 아주 적절한 제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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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 근데 뭐 이렇게 자기 충동대로 행동하는 '자유로운 여성'을 주인공으로 잡고 그 자유로움을 찬양하는 건 사실 좀 묵었고 좀 뻔하잖아요. 그 와중에 이 영화에서 주인공 캐릭터를 더욱 빛나게 해주고, 그 행동과 이야기에 설득력을 만들어주는 게 이 시한폭탄에게 치이는 남자들입니다. 

 일단 비중 있는 인물로만 따지면 딱 두 명이 등장하는데. 둘 다 굉장히 공들여서 빚어진 캐릭터들이고 정말 현실 세계의 남자들 같아요. 현실적으로 구질구질한 단점들이 있고 또 현실적으로 결국 주인공과 어긋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지만, 동시에 둘 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현실의 사람들이고. 또 그 와중에 결국엔 좋은 사람들입니다. 다만 주인공과는 맞지 않을 뿐이죠. 이 두 캐릭터를 정성들여 묘사하고, 타자화 하거나 캐리커쳐로 만들지 않고 다 매력적인 인물들로 만들어 보여주는 덕에 주인공의 드라마가 단순한 연애 진상녀(...) 스토리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훨씬 더 리얼하고 풍요로워집니다. 좋은 선택이었고 또 그걸 되게 잘 풀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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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지만 막상 이별 앞에선 또 찌질해지지만 또 원래 좋은 사람들도 그 상황에선 다 그러니까... 뭐 이런 느낌이랄까요.)



 - 나오는 배우들 연기가 다 좋아요. 주인공도 상대 남자들도 조역으로 좀 덜 나오는 사람들도 다 좋은데 아무래도 사실상 원탑으로 극을 끌고 가는 주인공의 연기 칭찬을 해야겠죠.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이게 그냥 지 멋대로 진상처럼 보이기 딱 좋은 캐릭터인데, 배우 연기가 거기에 설득력을 줘서 짜증나지 않게 봤어요.

 경력 안 풀려서 배우 때려 치우려고 결심한 바로 다음 날 이 영화 캐스팅 됐다는데 결국 그걸로 깐느 여주주연상까지 받았다니 사실 이 영화 스토리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기적 같은 이야기 아닙니까. ㅋㅋ 근데 그래도 될만큼, 그동안 왜 경력이 안 풀렸나 의아할만큼 충분히 잘 합니다. 나이도 아직 젊으니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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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찹니다!!!!)



 - 암튼 그래서 뭐...

 삶과 인간 관계의 구질구질하고 씁쓸한 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도 결국엔 삶에 대한 찬가 같은 느낌으로 마무리되는 훈훈한 영화였구요.

 거기에 멋지게 잡아낸 오슬로의 풍광과 매력적인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어우러져 '뭐라 콕 찝어 말하긴 힘든데 영화 참 좋네'라는 느낌을 내내 받으며 봤습니다.

 런닝타임이 두 시간 남짓이라 살짝 길지만 챕터 방식으로 구분되어 전개되는 이야기라 집중력이 흐트러지지도 않구요.

 그냥 뭐랄까... 특별히 호불호 갈릴 일 없이 참으로 폭넓게, 다들 괜찮게 보거나 아주 좋게 보거나 할만한 좋은 영화란 생각을 합니다.

 본격 로맨틱 코미디일 것이다! 라고 오해하고 보는 분들 아님 다 괜찮으실 거에요. ㅋㅋ 기회 되면 한 번 보시길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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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자면 '8월의 크리스마스' 보단 '봄날은 간다' 정서에 가깝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연애에만 그렇게 집중하는 이야기도 아니구요.)




 + 제목에도 적었듯이 티빙으로 봤구요. 이제 시즌은 우리 곁은 영원히 떠났습니다. 영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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