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나온 영화라네요. 런닝타임은 1시간 35분. 스포일러는 아래에 따로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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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터 이미지가 꽤 그럴싸해서 기꺼이 낚여 봤습니다만. 그 결과는...)



 - 배경은 일본이 중국을 괴롭히던 2차 대전 언저리... 쯤 되는 듯 하구요. 신문 기자라는 젊은 훈남께서 '귀신 나오는 집'이라며 사람들이 기피하는 장소에 한밤중에 도착하며 시작됩니다. 여기서 20년 전에 종이 인형들이 사람을 여럿 죽였대요. 그리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기자님은 한 밤중에 벌어지는 괴상한 상황을 목격한 후 섬뜩한 종이 인형들의 습격을 받고 죽... 습니다만 꿈이었습니다? ㅋㅋ 

 그리고 기절해 있던 자신을 데려와 재워 준 동네 아저씨와 사람들로부터 쓸만한 정보를 얻어요. 20년전 그 인형들을 만든 사람이 있는데, 그 사건 후로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바로 이 마을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는데 대충 어느 동네라고 들었다는 거죠. 그래서 기자님은 그 곳을 찾아가고, 이미 세상을 떠난 그 장인 대신 미모의 여제자를 만나 그 날의 일에 대해 다시 캐묻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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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이런 장면들이 잔뜩 나오는 섬뜩한 호러 무비를 기대하고 틀었는데 말입니다.)



 - 포스터 이미지와 제목 때문에 봤습니다. 일단 요즘 중국 호러를 제가 본 게 없어서 궁금하기도 했고. 포스터와 제목으로 볼 때 중국 전통 아이템을 소재로 한 이야기 같아서 나름 참신한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던 거죠. 그런데... 음. 이게 스포일러 없이 설명하기가 참 애매한데, 어차피 길게 할 말이 있는 영화도 아니니 대충 얘기하고 넘겨 보자면요.


 일단 영화가 정말 놀랍도록 안 무섭습니다. ㅋㅋㅋ 나름 섬뜩하다면 섬뜩하게 생긴 종이 인형이 필사적으로 노력해주고 연출도 어떻게든 해 보려고 애 쓰는 게 보이는데요. 정말 희한할 정도로 긴장감이 하나도 없고 무섭지도 않아요. 그리고... 중반 이후로 가면 그 노력 조차 아예 사라집니다. 왜냐면 이게 호러로 시작해서 멜로로 끝나는 이야기이기 때문인데요. 에... 이걸 갖고 영화를 비판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영화가 방향을 잃고 그 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애시당초 그럴 의도로, 그럴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라서요. 


 그렇다면 왜 영화 제목이랑 포스터, 시놉시스 갖고 사기를 치냐고 투덜거려보고 싶어지지만 그 조차도 애매합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 알게 되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두고 생각해보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게 납득이 되거든요. 심지어 이런 컨셉이 영화 속 내용과도 절묘하게 어울려요. 허허허. 대체 뭔 소린지 모르시겠죠? 제가 적어 놓고 읽어 봐도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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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실체는 이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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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이 마주 앉아 과거 회상 수다만 죽어라고 떨어대는 멜로 영화였다는 거... ㅋㅋㅋ 그 이상도 있긴 하지만 그건 스포일러라서요.)



 - 결국 '기대와 다른 이야기'로 급 드리프트를 걸면서 그런 이야기 전환으로 승부하려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순 없는 것이고. 그 부분은 스포일러 파트로 넘겨두고 할 수 있는 이야기만 하자면....


 1) 대체로 올드한 감성의 멜로 영화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나쁘진 않아요. 어쩌면 재밌게 볼 사람도 없지 않겠다 싶었습니다만 그게 저는 아니었구요.

 2) 앞서 말 했듯이 정말 하나도 안 무섭구요. 이야기 전개는 느릿하구요. 무서움도 없지만 유머도 한 점 찾아볼 수 없이 내내 궁서체라서 살짝 지루했습니다.

 3) 하지만 때깔은 좋구요. 전체적인 모양새도 멀쩡합니다. 그리고 제가 포스터 보고 기대했던 '중국 전통 소재를 활용한 개성' 같은 건 사실 꽤 충실한 편이에요.

 4) 호러 토핑을 얹은 중국산 사극 멜로를 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 번 시도해볼만도 합니다. 계속 느리다, 지루하다 같은 얘길 하고 있지만 애시당초 장르를 멜로로 생각하면 또 얘기가 달라지니까요. 하지만 그렇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전 애초에 이걸 봤을 리가 없을 뿐이고... ㅋㅋㅋㅋ


 대충 이렇습니다. 그냥 여기까지만 얘기하고 스포일러나 적어 볼래요. 많이 깁니다. 굳이 안 읽으셔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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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국에선 흥행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때깔은 좋구요. 제작비도 생각보다 좀 들인 영화입니다. 허접한 건 아닌데 그게...)



 - 네. 스포일러입니다.


 그러니까 영화 초반에 플래시백인 척하고 제시되는, 마을 사람들이 알고 있는 버전의 이야기는 대략 이렇습니다.


 20년 전 이 마을엔 갑부 집안이 하나 있었다. 근데 갑자기 이 집에서 동네 인형 장인에게 그 집 딸래미 인형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산 사람의 인형을 만드는 건 금기이기에 거절했으나 협박을 당하고는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납품했는데. 납품하러 들른 그 집에선 아주 수상한 무당 쑈가 펼쳐지고 있었고. 다음 날 갑작스레 딸의 장례를 치르는 걸 보고 희한하고 수상했던 장인은 장례 행렬을 따라가 봤다. 중간에 이상한 동네 미친 놈이 장례 행렬에 끼어들어 난장을 부리긴 했지만 별 일 없었고. 그런데 장례 지역에 도착해 보니 갑자기 안개가 끼고 사람들이 죽고 종이 인형이 막 돌아다니고...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고 장인 하나만 운 좋게 어찌저찌 살아서 돌아왔다. 그리고 금기를 어긴 후환이 무서웠던 장인은 마을을 떠났다.


 그리고 그 기자가 장인의 제자이자 사건 당시 그 마을에 살았던 여성을 만나 '근데 이 얘기 앞뒤가 격하게 안 맞는데요?' 라는 식으로 추궁해서 듣게 되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장례 행렬에 끼어들었던 동네 미친 놈은 사실 인형 장인의 절친 같은 사람이었다. 이 사람은 원래 학교 교사를 하면서 나이 든 학생이자 동네 예쁜 처녀 한 명과 예쁜 사랑을 하고 있었는데. 마을의 부자가 그 여자를 탐내서 뒤에서 일을 꾸며 그 학교 선생을 전쟁에 차출해 보내 버렸고, 그 선생이 돌아오는 데는 10년이 걸렸으며, 그동안 그 여자는 강제로 결혼 당한 그 부자와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고 우울하게 살다가 병이 나서 죽었다. 하지만 그 선생은 여자를 잊지 못하고 집착하다가, 장인에게서 '그 여자애를 본따서 만든 종이 인형으로 이런저런 주술을 해서 성공하면 돌아올 수도 있고, 안 되면 영원히 안 되니 포기하라'는 얘길 들었다. 그래서 밤낮으로 그 주술에 집착하던 선생은 정말로 여자의 혼을 소환하는 데 성공하고(혹은 그런 망상에 빠지고), 둘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당연히 다른 사람들 눈엔 미친 놈이 종이 인형 앉혀 놓고 쑈하는 걸로 밖에 안 보였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선생이 자기 애인(=인형)을 휠체어에 앉혀 놓고 산책을 나갔는데, 거기에 부잣집 장례 행렬이 지나가고 있었고, 이때 장례를 치르고 있던 그 아이가 바로 여자의 딸이었던 것. 그래서 이 선생이 장례 행렬에 뛰어들어 진상을 부렸다는 이야기. 그런데 부잣집 사람들이 이 선생을 마구 쥐어패고 밟다가 옆에 있던 종이 인형까지 부숴 버렸고. 여기에 한을 품은 선생이 몰래 장례식장에 따라가서 그 집 사람들을 다 죽여 버리고 체포되었다. 그러니까 20년 전 살인 사건의 범인은 그냥 그 선생이었고 귀신이나 종이 인형이 사람을 죽이진 않았다. 물론 이 사건 후에 인형 장인은 어린 여제자(=나)를 데리고 마을을 떠난다.


 그러자 이번엔 기자가 결정적인 반전을 제시합니다. 여보세요, 사실 그 부잣집 딸은 죽지 않았죠? 그게 당신 아닙니까? ㅋㅋㅋ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여자가 또 다른 버전의 이야기를 해요.


 맞다 그게 나다. 그래서 사실은 사실은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방금 말 했듯이 원조 장인과 선생은 절친이었다. 선생의 애인(=나의 엄마)을 부자가 억지로 끌고 가 결혼했고, 자식 둘 낳고 죽은 것도 사실이다. 근데 몇년 후, 내 동생에게 병이 났고, 남존여비 신봉에 미신 홀릭이었던 아빠는 애를 병원에 데려가는 걸 거부하고 집사를 시켜 용하다는 무당을 불러왔다. 하지만 그 무당은 당연히 사이비였고 집사와 둘이 짜고서 뻘짓거리를 해가며 아빠의 재산을 거덜내고 있었던 것. 

 근데 그 과정에서 무당이 나의 종이 인형을 주문했고. 그 덕에 장인이 이들의 음모를 알게 되어 선생과 함께 나를 몰래 구출해 왔고. 바로 다음 날 다 함께 마을을 떠나기로 계획 했는데... 동생을 너무나도 아꼈던 내가 밤중에 몰래 빠져나가 동생 보러 갔다가 그 집에 붙들려 버렸다. 그러자 무당은 이번엔 '남자애와 여자애의 수명을 교환하는 의식을 하겠다'며 스케일 큰 사기 쑈를 기획하는데, 자기가 사랑했던 여자의 딸을 죽게 둘 수 없었던 선생과 그를 말릴 길이 없었던 장인이 함께 그 쑈케이스에 난입해서 어찌저찌 하다가... 싸움 끝에 집사와 무당은 2인조의 손에 죽었고. 아빠는 아들 살리겠다고 나를 직접 목졸라 죽이려다가 내가 엉겁결에 휘두른 송곳에 찔려 죽었다. 당연히 이 어린 애를 감옥에 보내고 싶지 않았던 2인조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애초에 '연인을 빼앗긴 원한'이라는 그럴싸한 동기가 있는 선생이 마을에 남아 자수하고 장인은 나를 자기 조수인 것처럼 위장해서 마을을 떠나 버리는 것. 그래서 지금 같은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 기자가 여기에서 또 반전을 넣습니다.


 다 좋은데 그, 아빠를 찔러 죽인 송곳. 그거 뒤에서 찌른 거다. 니가 설명한 것처럼 누운 상태에서 휘둘러선 그 위치에 닿지 않는다. 그거 니가 아니라 니 남동생이 한 거지? 그리고 넌 동생 지켜주려고 거짓말 하는 거지??


 다음엔 이제 최종 회상(...) 씬으로 기자가 말한 대로의 상황이 보여지구요. 여성 장인은 부들부들 떨면서도 끝까지 아니라고 우겨요. 그러자 기자는 '아 뭐 그럼 그런 걸로 하죠' 라는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가게를 떠나는데요. 이때 전반부에 있었던 자잘한 암시를 활용해서 요 기자가 사실은 여성 장인의 동생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잠시 후 그걸 깨달은 장인이 밖으로 뛰쳐나가 찾아 보지만 기자는 멀리서 누나를 바라보다 돌아서구요. 

 여기에서 회상이 추가되는데, 일단 그 기자 겸 남동생의 말대로 아빠를 죽인 건 동생이었습니다. 다만 동생은 당시에 워낙 몸이 아파서 제 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기가 그날 밤에 겪은 일을 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는 어린 애가 너무 딱하단 생각에 '응. 그거 꿈 맞음' 하고 덮어줬구요. 그랬던 그 남자애가 나이 먹고 기자가 되어 살다가 자기 집안 일이었던 그 사건을 조사했을 거고. 그러는 과정에서 '사실 그게 꿈이 아니라 실제였나???'라는 생각이 들어 확인차, 그리고 자길 챙겨줬던 누나도 다시 만나보고 싶어서 방문을 했었던 거죠.


 암튼 여기에서 끝나는 줄 알았더니만. 이어져 나오는 마지막 장면은 상당히 뜬금이 없습니다. 과거 회상씬에서 남동생을 챙겨줬던 형사의 나이 든 현재 상황이 나오구요. 편지가 한 통 도착해요. 그 편지를 읽은 형사의 표정이 오묘해지고, 잠시 후 이 형사가 찾아간 곳엔 우리 기자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냥 . 하고 끝나요. 아마도 이게 중국 영화이다 보니 자기 아빠를 죽인 폐륜 범죄자를 그냥 냅두고 끝낼 수는 없어서 자수하는 걸로 연출한 것 같기도 하구요. 근데 그걸 공들여 찍기는 싫어서 이런 게 아닌가... 라고 혼자 상상을 해 봅니다. ㅋㅋㅋ


 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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