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에 나왔군요. 런닝타임은 1시간 59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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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보이 1편 감독이 아니라 '판의 미로' 감독이라고 소개하는 게 재밌네요.)



 - 1편의 난리법석이 지나간 후 대략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주인공 팀입니다. 다만 우리 정들었던 뉴비 요원은 알래스카인지 어딘지로 파견 가 버려서 안 나와요. 그리고 헬보이와 리즈는 난생 처음 연애를 경험하는 모쏠 출신 커플로서 빡세게 사랑 싸움을 하고 있구요. 사는 게 대략 넉넉해진 헬보이는 이제 인정의 욕구에 시달리며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정체와 하는 일을 드러내고 싶어 안달. 이들을(정확히는 헬보이 한 놈입니다만) 통솔하느라 고생이 많은 중간 관리자 톰 매닝씨는 나날이 고통이겠죠.


 근데 미칠 듯이 오랜 세월 전에 인류가 엘프족에게 무슨 죄를 지었대요. 전쟁을 벌여서 거의 이길 뻔 했는데, 엘프족이 어디서 굴러 들어온 '황금 군대'라는 로봇 군단으로 전세를 역전하고 인류를 멸망 멸족 직전까지 몰았는데... 감정 없는 기계들의 잔학한 학살에 엘프 왕이 질려 버려서 인간과 평화 협정을 맺고, 그 군단의 컨트롤러인 럭셔리 왕관을 세 조각으로 나눠 각각 나눠 가졌다는 겁니다. 그러고 세월이 흐르자 인간들은 옛날의 이 약속을 다 잊었고. 신나게 숲과 자연을 파괴하며 엘프의 본거지를 작살내고 있는 거죠. 고로 분연히 떨치고 일어난 엘프족의 왕자 누아다는 미쿡 시내 한복판에서 학살극을 벌이며 왕관 조각 찾기에 들어갑니다. 과연 우리의 헬보이와 친구들은 이 음모를 분쇄하고 이번에도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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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편의 3인방에 한 분이 추가되셨죠. 정든 캐릭터가 하차한 이유가 궁금했지만 새 캐릭터도 충분히 재밌고 유용해서 금방 잊고 잘 봤습니다.)



 - 전에도 적었듯이 이 '헬보이'의 스토리는, 이야기만 요약해서 정리해 보면 마블 히어로물들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그리고 요 속편도 마찬가지에요. 대략 3부작 히어로물의 전개에 충실하죠. 1편의 이야기가 끝나고 평온과 행복을 찾은 주인공들이 다음 단계의 위협을 마주치고, 전편을 통해 이룬 성과나 성장을 통째로 위협해 버릴만한 경험을 하게 되고... 뭐 그런 식이구요. 마지막에 해피 엔딩이어야 할 상황을 만들어 내고도 뭔가 찜찜함을 남기는 마무리까지. 뭐 그러합니다. 그리고 요 '헬보이'는 1편에서 나름 다른 영화들 대비 신선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이런 익숙함이 조금 더 아쉬워지는 구석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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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케일을 키운 구경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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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로봇 cg는 구렸습니다!! ㅋㅋㅋ 세월이란 참...)



 - 하지만 뭐 보다 보면 그런 아쉬움은 금방 사라집니다. 이유는 1편과 똑같이, 캐릭터가 좋고 이야기 디테일들이 좋고 비주얼이 좋으니까요.

 1편에서 끌어 온 캐릭터들은 망가뜨리는 것 없이 전편에서 확보한 폭 안에서 움직이며 여전히 귀염귀엽하구요. 새로운 캐릭터들, 그러니까 신임 관리자님이나 빌런들도 다 구경할 가치가 있는 좋은 캐릭터들입니다. 특히 관리자님은 기능상으론 흔해 빠진 몸빵 + 괴력 캐릭터인 헬보이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액션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시구요. 특히 더 좋았던 건 빌런 캐릭터였네요.


 뭐랄까... 보통 이런 영화 속 빌런들은 '나에겐 이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고!!' 라고 외치는 게 별로 설득력이 없는 찐따들이 많거든요. (타노스라든가... 혹은 타노스라든가......) 근데 이 영화의 빌런 왕자님은 뭐, 그냥 납득 가능하고 심지어 공감까지 가능한 훌륭한 빌런입니다. 그래서 결말의 아이러니도 잘 살게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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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이 둘이 주인공인 이야기에 헬보이 팀이 얽히는 스토리다... 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이 양반들 드라마의 존재감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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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편에 이어 액션보다 로맨스가 더 맛깔난 영화이기도 했구요. 헬보이랑 에이브가 술에 취해 노래부르는 장면도 어찌나 귀엽던지요.)



 - 에... 정말 뭐 덧붙일 말이 없네요? ㅋㅋㅋ 그냥 마무리하겠습니다.

 1편에서 잘 됐던 부분들을 그대로 잘 살려내면서 속편답게 스케일과 볼거리를 더 키운 모범적인 속편이었습니다.

 1편이 재밌었으면 2편도 재밌을 것이고. 1편이 별로였으면 이것도 별로일 것이고... 뭐 그렇습니다만. 어차피 보실 분들은 이미 다 보셨을 영화라서. ㅋㅋㅋ

 그냥 전 이것도 재밌게 봤다구요. 그리고 3편이 나오지 못한 것에 좌절 & 분노한 팬들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가네요. 그래도 센스 있게 3편이 꼭 있어야할 필요는 없게, 깔끔하게 끝내주긴 하는데요. 그래도 3편을 구상해두고 썼다는 건 또 너무나도 분명한 이야기라서. 아쉽습니다.




 + 스포일러 구간이지요. 


 평범한 인간으로 남들처럼 살고 싶다는 열망에 불타던 헬보이는 결국 대중들 앞에 자신들의 모습과 정체를 드러내죠. 자기들을 위해 수십년을 그렇게 열심히 일 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으니 사랑 받을 거야! 라는 기대가 참으로 민망하게도 사람들은 헬보이의 생김새나 어떤 오해 때문에 다 사라져라 꺼져라 니들 도움 따위 필요 없다는 말만 배부르게 듣고 내상을 입습니다.


 그 와중에 리즈는 임신을 했고 그걸 에이브는 눈치 채지만 헬보이에겐 비밀로 하기로 하구요. 빌런 누아다 왕자의 쌍둥이 남매 누알라는 인간을 멸족하려는 오빠에게 반발해서 왕관 부품을 들고 도망다니다 주인공 팀을 만나 함께 지내게 되면서 에이브와 사랑에 빠져요. 문제는 이 공주님이 왕자와 일심동체처럼 이어져 있는 존재라서 서로의 기억, 감정은 물론 신체 상태까지 공유한다는 것. 간단히 말해 누아다를 죽이면 누알라도 죽습니다. 그래서 에이브는 누아다의 협박에 못이겨,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공주가 숨겨뒀던 왕관 부품을 몰래 챙겨갖고는 누아다를 물리치려는 동료들과 함께 움직이죠.


 결국 최후의 결전 장소에서 누아다는 에이브의 배신(?) 덕에 왕관 풀셋을 완성하고 전설의 황금 군대를 움직입니다. 하지만 우리 헬보이와 신임 관리자님의 화려한 액션으로 신나게 이들을 박살내고 무찌르는데... 허허. 알고 보니 이 놈들 불사신이었군요? 힘들게 다 부숴 놓은 애들이 일제히 살아나서 역습을 하고, 주인공 팀 전원이 위기에 빠져 몰살당하기 직전에... 헬보이가 무려 재치를 발휘합니다. 그것은 바로 누아다 왕자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것. 왕(왕자였던 ㅋ)은 반드시 이 결투 신청을 받아야만 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황금 군대는 움직임을 중단한다는 룰이 있다네요. 그래서 둘은 결투를 시작하고, 히어로물 주인공의 특권인 미칠 듯한 주인공 버프에 힘 입어 (그 직전에야 본인이 곧 아빠가 된다는 걸 알고 신이 나서... 라는 설정입니다. ㅋㅋ) 폼나게 승리하는 헬보이. 어서 나를 죽여! 라고 외치는 누아다입니다만. 아 뭐 필요 없고 난 이룰 거 다 이뤘으니 넌 패배자로 사는 걸 벌이라고 생각하고 살렴... 하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누아다가 컥컥거리며 쓰러져요. 이게 뭐꼬!? 하고 보니 저~ 쪽에서 누알라가 스스로 목을 긋고 있네요. 오빠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결국 다시 이런 일을 벌일 거라 생각했나 보죠. 그래서 누아다도 사망. 누알라도 사랑하는 에이브 품에 안겨 세상을 뜹니다.


 그렇게 무사히 살아 남은 주인공들이 결전 장소 밖으로 나오자 우리의 정겨운 톰 매닝씨가 요원들과 달려와 반갑게 맞이합니다만. 다짜고짜 자신의 장비를 벗어 주며 "난 이제 이 일 그만할 거야! 나를 싫어하는 인간들 따위 돕지 않고 어디 조용한 데 처박혀서 애나 키우며 살겠다능!!" 이라고 외치는 헬보이. 당연히 리즈, 에이브도 그 뒤를 따르구요. 뒤에서 방방 뛰며 당황하는 매닝씨를 멀리하며 길을 떠나는 주인공들의 모습으로 엔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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