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무려 2시간 49분!! 스포일러는 특별히 없구요. 흰 색의 스포일러 구간도 없습니다. 어차피 스토리 다 아시잖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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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왜 1편은 '그것: 첫 번째 이야기'가 아니었던 겁니까!! 라는 무의미한 태클을 걸고 싶어집니다.)



 -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영화의 1편은 일종의 치트키이자 만든 이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완성도나 재미를 몰빵 시켜 놓은 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단 현재의 어른들, 그리고 과거의 어린이들 시점을 오가며 전개되는 원작에서 어린이 시절만 왕창 뜯어다가 재조립 해놓은 것부터 치트 & 몰빵의 기운이 풍깁니다. 이게 원작 소설을 읽어봐도 어린이 시절이 더 재밌거든요. 기본적으로 가뜩이나 현생부터 시궁창인 어린 애들이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서 우주적 악의 존재와 처절하게 싸우는 이야기이니 감정 이입도 몰빵이고. 


 또 얘들의 드라마나 이야기가 어린 시절 쪽이 더 재밌어요. 어른 시절은 아무래도 좀 칙칙하고... 또 이런 이야기란 게 질러 놓는 건 재밌게 하기 쉬워도 그걸 마무리 짓는 건 그렇게 재밌기가 쉽지 않은 게  인생 아니겠어요. 그런 것을 원작은 두 파트를 수시로 오가며 중화를 시켜 주는데, 영화 버전은 그 중 재밌는 부분을 쏙 빼서 1편에 몰빵해 놓았으니 아무래도 2편은 덜 재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기도 해요. 영화 한 편으로 제대로 만들기엔 너무 방대한 이야기라 두 편으로 만들어야겠는데. 그렇담 1편은 무조건 성공을 해야 2편을 만들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1편은 최대한 재밌게 만들어 히트를 시키고, 2편은 좀 덜 재밌어도 1편 재밌게 본 관객들 버프 받아 어떻게든 본전 이상은 뽑아내길 기대해 보자... 이런 작전을 짰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죠. 덧붙여서 배우들 출연료도... ㅋㅋㅋ 어른들은 비싸잖아요. 두 편 출연료 줄 걸 한 편 출연료로 끝낼 수 있으니 경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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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료는 수십 배, 애틋함은 절반!!! 이 되어 버린다는 점에서 뭔가 손해 보는 장사 같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할 숙제였던 거죠.)



 -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예상할 수 있었던 단점들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어른들의 캐릭터와 드라마는 어린 시절의 그것들 대비 매력이 약해요. 그래서 엔딩에서의 감흥도 1편 대비 좀 약했지요. 방대한 원작의 디테일들을 다 살릴 수 없으니 이것저것 열심히 쳐내면서 교통 정리를 했지만 좀 덜컹거리는 느낌이 없지 않구요. 캐릭터들의 비중 배분도 나름 애썼지만 몇몇 인물들은 좀 하찮게 다뤄진 느낌이고... (헨리 같은 캐릭터는 거의 '왜 출연 시키셨어요?' 라는 느낌이고. 엔딩 후 후일담도 각자 밸런스가 안 맞았죠. 마이크는 홀로 완전 무매력 캐릭터가 되어 버렸고. ㅠㅜ) 클라이막스의 최종 결전은 그 처절함에도 불구하고 좀 손쉽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참 깁니다. ㅋㅋㅋ 2시간 49분짜리 호러 영화라니. 이걸 넘어서는 영화가 100여년이 흐른 영화사에 몇 편이나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다른 거 다 떠나서 이 런닝타임 때문에라도 흥행에 꽤 큰 지장이 있었을 거란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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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보면 이 영화의 페니와이즈에겐 성의와 정성이란 것이 넘칩니다. 그냥 미치광이 삐에로라니 무섭지! 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배우의 연기와 개인기, 그리고 cg 까지 동원해서 굉장히 다채로운 표정을 만들어 불쾌감을 선사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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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은 페니와이즈가 아니라 이 분의 차지입니다. 정말 임팩트 쩔어요. ㄷㄷㄷ)



 - 근데... 전 그냥 재밌게 봤습니다. 어차피 '2편은 1편보단 재미가 덜 할 거야' 라고 생각하며 봐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호러 영화 아닌가? 싶었죠.


 일단 그냥 호러 장면들이 좋습니다. 보면서 계속 뭔가 좀 특이하네... 했었는데요. 가만 생각해 보면 미쿡식 호러 감성과 동양식 호러 감상을 잘 섞었달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대표적으로 비벌리가 옛날 집을 찾아가서 할매를 만나는 장면 말이죠. 이 할매를 가지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되게 동양 호러스럽게 근사했어요. 그 외에도 이 영화의 시그니처인 빠알간 풍선들을 시각적으로 활용하는 방식들이 좋았고. 또 우리 얼굴 낭비남 빌 스카스가드의 페니와이즈 연기도 되게 훌륭했습니다. 이 정도면 얼굴 좀 넣어둬도 충분하겠다 싶었던. ㅋㅋㅋ


 그리고 어른들 이야기 매력 덜하다고 계속 투덜댔지만... 어린이들이 여전히 꽤 큰 비중으로 나옵니다? ㅋㅋ 그래서 필요할 때마다 서글픔, 애틋함 버프를 적절히 넣어 주니 나쁘지 않았어요. 또 어른 역할 배우들이 워낙 잘 하는 사람들이기도 했구요.


 또 클라이막스의 액션도 이런 '초자연적, 영적인 존재와의 물리적 배틀' 연출의 근본적인 한계를 생각할 때 이 정도로라도 해  영화가 그리 많지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관대하게 보게 되더라구요. 페니와이즈의 최종 약점과 그걸 활용하는 방법이라는 게 너무 심플하고 쉽긴 한데. 뭐 그게 나름 이 이야기의 교훈이 담긴 해결책이었으니까요. 또 말로 풀어서 설명하면 정말 민망, 난감하기 그지 없는 그 장면을 적절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간신히 극복해낸 느낌이랄까. 뭐 그랬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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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들이 속편에도 적절한 비중으로 등장해 주는 게 신의 한 수... 라고 생각했구요. 2년이 흘렀는데 애들이 참 안 늙었네? 라고 생각했더니만. cg로 어리게 만들어 놓은 거였더군요. 디에이징 빔을 맞은 역대 최연소 배우들이 아닐지. ㅋㅋㅋ)



 - 그냥 빨리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처음부터 주어진 핸디캡 안에서는 이 정도면 최선을 다 했고 또 결과물로서도 선방을 해 낸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원작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뭐 이보다 더 잘 각색할 수 있겠니... 라고 생각하면 답은 안 나오구요. 드라마로 한 시즌을 만들어도 쉽지 않고 맘 먹으면 두 시즌도 충분히 뽑아낼만한 이야기를 갖고 이 정도로 교통정리 해냈으면 충분히 잘 한 거죠. 결과물이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구요.

 무시무시한 런닝타임 때문에 영 부담스럽다... 라는 분들도 관심이 간다면 그냥 한 번 틀어 보세요. 생각보다(?) 시간 잘 가고 괜찮은 호러 영화였습니다. 물론 1편만큼 재밌으면 좋겠다는 기대는 살짝 내려 놓으시고... ㅋㅋㅋ 전 만족스럽게 잘 봤습니다.




 + 데리가 가난한 촌동네여서 그럴까요. 시내에 유난히 현대 차가 많이 보였습니... (쿨럭;)



 ++ 에필로그에 나오는 스탠리의 편지는 흠... 원작에 없던 걸 스탠리의 입장을 위해 굳이 만들어 넣어 준 제작자들의 따사로운 마음은 참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좀 어색하더라구요. 그런 논리면 앤디는 뭐가 됩니까(...)



 +++ 마지막에 나오는 빌의 서재가 '스탠 바이 미'의 마지막에 나오던 주인공의 서재랑 되게 닮아 보여서 잠시 '일부러 닮게 만들었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영화가 워낙 중간중간 킹에 대한, 혹은 킹 원작 영화에 대한 오마주 같은 게 들어가다 보니 말이죠. '스탠 바이 미'는 소재도 통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다 큰 어른이 회상하는 어린 시절의 모험 이야기, 친구의 죽음, 지긋지긋 끔찍한 어린 시절 그 동네...



 ++++ 이 영화 이후로 무진장 잘 나갈 거라 확신했던 소피아 릴리스에게 2021년과 2022년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뭐 그래도 작년부턴 다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니 다행입니다만. 일단 던전 앤 드래곤 영화부터 봐야겠네요. 아스테로이드 시티도 보고... 둘 다 넷플릭스에 있네요. 있나요? 있었던 듯 한데 확인을 해봐야. ㅋㅋ



 +++++ 다들 아시다시피 감독님은 이후에 '플래시' 영화를 만들었죠. 뭐 논쟁은 있어도 그간의 DC 영화들 중에 괜찮은 편이었다는 게 중론이었던 것 같고. 그 덕(?)인지 배트맨과 로빈이 나오는 극장용 영화를 맡을 예정이라는 듯 하네요. 그리고  '진격의 거인'의 실사판 프로젝트도 맡은 모양이고. 결정적으로 '웰컴 투 데리' 라는 '그것'의 프리퀄격 이야기를 시리즈로 만든다고 합니다. 과거에 HBO MAX 였던 그냥 MAX에서 내년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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