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쯤 돌연히
그냥 갑갑하고 짜증나
나 좀 혼자 쉴게 하더니
'동굴에 들어갔습니다.'

중간에 전화를 한 번 해서
아직도 짜증나고 답답한지 확인하고
짜증내라고 받아주겠다고 했지만
그냥 쉬겠다면서 끊더군요.
그럼 나도 귀찮게 굴 이유가 없다는 생각은 드네요.

안 그래도 원거리인데
동굴에 들어가니까 기분이 굉장히 이상해요.
제가 누군가 필요할 때 그래도 버추얼로나마 곁에 있어주었으니 그가 혼자 있고 싶어할 때 저도 꺼져주는게 맞겠지요.

하지만 지금 저는 연애를 하면서 나의 중심을 잃지 않는 능력이,
삐뚤어진 마음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자면- 상대방을 대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내 삶을 얼마나 편안케 할 것인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또 딱히 상대방을 엄청 대상화하지 않았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남자가 어떻든, 동굴에 들어가든 술주정을 하든 죽거나 헤어진 건 아니니까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음 좋겠어요.

아 저도 이제까지 최대한
너는 너
나는 나
어쨌든 나는 내 인생을 산다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냥 이 상황이 몹시 짜증나고 맘이 평안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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