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7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1분. 스포일러는 없어요. 어차피 아무도 안 보실 거기도 하고, 또 스포일러란 게 있을 수가 없는 스토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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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포스터 이미지를 보는 순간 어머 이건 봐야해! 라고 생각했다면 이상할까요... ㅋㅋ)



 - 어린 여가수의 무대 영상으로 시작합니다. 70년대 홍콩 가수들은 이런 느낌이었구나! 하면서 그럭저럭 즐겁게 보고 나면 갑자기 수염 성성하고 잉여롭게 생긴 아저씨의 아침 기상 & 출근 풍경을 보여줘요. 원숭이 한 마리 데리고 살구요. 집에 무슨 '모던 타임즈' 초반 공장씬에 나오는 것 같은 해괴한 자동화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 괴이한 장치들로 출근 준비를 아주 편하고 더럽게(...) 해치우는 아저씨 모습을 한참 보여줘요. 근데 이 아저씨, 직장에선 일도 못 하는데 태도도 안 좋고, 게으르고 지저분한 데다가 알콜 중독까지... 호감이 안 가는군요.

 그러더니 이번엔 킬러 조직원들의 모습을 하나씩 보여줍니다. 이미 방금 전 주인공 기상 씬에서 감 잡았지만 이건 뭐... ㅋㅋㅋ 암튼 각자 하나씩 필살기를 갖춘 킬러들이네요. 팔뚝에서 발사되는 강철 주먹을 가진 놈이라든가, 시력이 아주 안 좋은 총잡이라든가, 여성으로 분장을 하고 괴상한 향수 같은 걸 뿌려서 사람들 죽이는 놈이라든가... 암튼 대충 넘어가구요.


 그래서 이 개성 넘치는 킬러 집단이 누군가의 의뢰를 받고 처음에 나온 여가수를 노리는 겁니다. 근데 어쩌다가 계속해서 저 잉여 아저씨가 끼어들게 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구세주가 되구요. 그래서 런닝타임 내내 킬러 집단과 이 아저씨 & 여가수 콤비가 치고 받고 지지고 볶는 내용의 코믹 액션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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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아저씨입니다. '교굉'이란 분인데, 전 잘 모르지만 확인해보니 '영춘각의 풍파'에서 주연급으로 나오신 듯. 액션 연기 당연히 잘 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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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이 영화는 컨셉이 컨셉이다 보니... ㅋㅋ 그리고 이거 무려 '모던 타임즈' 오마주를 시전 중인 상황입니다.)



 - 왜 봤냐면요. 포스터가 웃겨서 봤습니다. ㅋㅋㅋㅋ 일단 포스터가 사정 없이 제 시선을 잡아 끌었고. 그래서 클릭해 보니 감독은 또 오우삼이네요? 나오는 배우들 중에 아는 얼굴은 하나도 없고, 또 오우삼이 홍콩 느와르로 확 뜨기 거의 10년 전의 영화입니다만. 가만 생각해보니 옛날에 영화 잡지에서 '영웅본색으로 확 뜨기 전에도 오우삼 괜찮은 감독이었거든? 드라마, 무협, 뮤지컬, 코미디 등등 장르도 되게 다양하게 다 만들었거든??' 이라는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나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래저래... 걍 봤다는 얘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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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 분이 바로 위기에 빠진 인기 가수님. 10대인 걸로 나와서 다행히도(?) 연애 라인 같은 거 없고 골칫덩이 딸래미 비슷한 포지션입니다.)



 - 뭐라고 설명을 해야 심플하면서 적절하려나... 한참 고민을 해봤는데요.

 문득 심형래 영화들이 떠오르는 겁니다? ㅋㅋㅋ 아니 이렇게 적어 놓고 나니 오우삼과 제작진에게 매우 미안한데요. 

 싸우다가 파파팍! 하고 얻어 맞으면 머리에 만화 같이 커다란 혹이 여러 개 생기고, 여럿이 걸어가다 어떤 놈이 문을 닫아 버리면 뒤에 오던 놈이 얼굴을 문에 쾅! 부딪히고는 뱅글뱅글 2회전 반을 하고 쓰러지면 카메라가 그 놈 얼굴 표정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뭐 그런 거 있잖습니까. 영화 내내 이런 연출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ㅋㅋㅋㅋ 진공 청소기를 악당 머리에 들이대니 머리통이 빨려들어가고, 그러다 악당 머리가 다 벗겨져 버리고, 그럼 악당이 울며 옆에 있는 페인트 통에서 검은 페인트를 머리에 삭삭 칠하고, 그럼 주인공이 미안해 하고... 대충 감이 오시죠?

 근데 이게 정말로 아동 대상 영화라서 그런 게 아니라, 걍 70년대 홍콩의 코미디 영화란 게 이런 식이었던 거겠죠. 생각해보면 어릴 때 텔레비전에서 가끔 해주던 한국의 그 시절 악숀 코미디 영화들도 대략 그런 느낌이었던 듯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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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총인 줄 알고 바나나를 발사 하려다가 쥐어 짜 터뜨리고 당황하고 계신 빌런님입니다. 화질이 워낙 구려서 설명을.... ㅋㅋ)



 - 액션과 연출이 저럴진대 스토리는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개연성이 모자라다든가, 유치하다든가... 하는 표현은 사치입니다!! ㅋㅋㅋ 사실상 스토리가 거의 없다시피 해요.

 그러니까 대충 틀은 있죠. 부모 없는 어린 인기 가수가 생명의 위험에 처하고, 고독하게 살던 사회성 떨어지는 독거 중년이 처음엔 어쩌다가, 나중엔 어쩔 수 없이, 그리고 마지막엔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게 되는. 요약을 하면 뭔가 멀쩡해 보이고 참 훈훈한 느낌도 드는 이야기입니다만. 어차피 그게 다 코믹 액션을 위한 핑계일 뿐이라서 말이죠. 

 다 보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주인공 콤비가 나누는 대화들 중에 특별히 무슨 의미가 있는 대사도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네, 정말로 그랬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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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보단 거의 액션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구요. 그 액션은 다 코미디구요.)



 - 하지만 이게 또 보다가 대충 분위기에 적응하고 나니 괜찮은 점들이 보입니다.

 일단 제가 위에서 심형래 영화 얘길 했잖아요. 아니 정말 그런 스타일이긴 한데요, 당연히 완성도가 하늘과 땅 차이로 다릅니다. 비록 컨셉은 유치 코믹이어도 그게 난이도 있는 액션에 얹혀 가는 건데 이건 홍콩 영화잖아요. 액션을 수행하는 배우들은 물론이고 안무부터 차원이 다르죠. ㅋㅋ 매번 액션이 벌어지는 상황을 다르게 잡고 그 때마다 그 곳의 지형지물을 활용한 액션들이 펼쳐져서 매번 내용물이 확실히 달라지구요. 그 와중에 몇 번씩은 생각보다(?) 괜찮은 장면들도 나오고 그럽니다. 이야기는 하찮지만 액션은 하찮지 않아요. 

 

 그리고 주인공 콤비도 의외로 보다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이게 나이 차이가 격하게 나서 연인이 아니라 아버지-딸의 대안 가족 비슷한 관계로 맺어지는데요. 딱히 뭐 설득력 있는 디테일 같은 게 나오진 않지만 걍 둘 다 씩씩하고 웃기다 보니 보다 보면 정들어요. 특히 클라이막스의 액션씬에서 딸 포지션의 인기 가수님도 본인 밥값을 하는 액션들이 많이 주어져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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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도 안 되고 유치한 건 맞는데, 그 시절 홍콩 영화답게 액션은 또 진심이라는 거.)



 - ...근데 이게 이렇게 길게 얘기할만한 영화인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고 해서 그냥 급마무리하겠습니다. ㅋㅋㅋ

 아마도 오우삼은 이걸 70년대 홍콩 버전의 채플린 영화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던 것 같아요. 도입부에서 노골적인 '모던 타임즈' 오마주가 나오기도 하구요. 지형지물을 활용한 곡예에 가까운 묘기들로 사람들 웃기는 컨셉도 키튼 & 채플린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구요. 뭐 70년대 홍콩 개그 정서가 워낙 강력하긴 합니다만. 의도는 그게 맞을 것 같구요. 또 저도 보면서 '아주 그 시절 홍콩 방식으로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거든요.

 결국 이야기 자체가 워낙 하찮고, 또 그 시절 그 동네 유머 감각이 요즘 보기에 매우 촌스러우며, 전체적인 완성도도 막 칭찬할 수준은 아니긴 합니다만. 또 아주 하찮은 영화라고 무시하기엔 은근히 괜찮은 구석들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절대 남에게 추천하진 않겠지만 저는 재밌게 봐 버린 영화 목록에 하나가 추가 되었습니다.

 그러합니다. ㅋㅋ




 + 하필 클라이막스의 대결전이 벌어지는 장소가 교회입니다. 하하. 하하하하하. 하지만 비둘기는 안 날아요.



 ++ 번역기에 돌려 보니 제목의 뜻은 '큰사악한 별과 여동생'이라고 합니다. 중의적인 거겠죠. 주인공에게 재난을 불러오는 존재인 동시에 빅스타인 동시에 (딸뻘의) 여동생... 결국 여주인공 하나를 가리키는 제목인 듯.



 +++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니 인기 가수 역의 여주인공을 맡은 배우님께선 실제로 본업이 가수였더군요. 지금까지도 활동하시는 걸 보면 진짜로 인기 가수였나 봅니다. 한자 이름은 '로운나', 영어 이름은 '로웨나 코르테스' 라는 듯 하고 국내 음원 사이트에도 올라온 곡이 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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