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1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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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발... 오... 하나님...)



 - '암튼 미래임' 이라는 자막과 함께 시작해요. 정확하게 언제 쯤인지는 안 알랴줌.

 3인조 강도들의 어설픈 하이스트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서 어설프다는 건 극중에서 얘들이 어설픈 애들이라는 게 아니라 그냥 영화가 어설프다는... ㅋㅋㅋ

 암튼 그 어설프지만 영화 속 설정으론 유능한 강도들이 아주 큰 건을 되게 쉽게 성공하는데, 어리버리 멤버 하나 때문에 바로 경찰이 출동하구요. 어찌저찌하다 주인공 프랭크가 경찰을 다 따돌리고 먼저 무사히 도망친 동료들과 합류하는데... 바로 배신당합니다. 빵야빵야! 암전됐던 화면이 다시 밝아지면 다행히도 목숨을 건진 주인공이 죄수 호송 버스에 타고 교도소에 도착해요.

 그런데 이 교도소는 최첨단 시스템을 실험하는 괴상한 곳이었고. 그 시스템이란 바로 영화 제목대로 '개목걸이'입니다. 모든 죄수에게 철제 목걸이가 채워져 있는데, 이 목걸이는 다른 죄수 한 명의 것과 페어링이 되어 있으며 둘 사이의 거리가 일정 이상이 되면 폭발해서 죄수를 죽여요(인권 어디...;) 그리고 결정적인 포인트는 누구의 목걸이가 누구의 것과 페어링 되어있는지는 비밀이라는 거!!! 뭐 설정이 이쯤 되면 우리의 프랭크씨가 어떻게든 탈옥을 하는 이야기가 되겠죠. 그렇다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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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도소장님의 개목걸이 오리엔테이션 장면이구요. 목걸이 바로 옆을 보면 당시 범죄자 역할 단역 전문 배우 대니 트레조의 모습이... ㅋㅋ 그래도 4년 뒤엔 '히트'에 나올 예정이시구요.)



 - 별 이유 없어요. 그냥 어렸을 때 이 영화 포스터와 제목을 인상 깊게 봤었고. 또 주연이 로이 배티씨 아니겠습니까. 언젠간 봐야지... 하고 30년이 흘렀고 이제사 숙제를 마쳤다. 뭐 이런 얘깁니다. ㅋㅋ

 근데 캐스팅이 나름 쟁쟁합니다. 초반 강도팀의 리더이자 전기 기술자는 룻거 하우어, 옆에서 몸 쓰는 역할의 룻거 하우어 절친은 제임스 레마... 라는 분인데 나름 그 시절에 잘 나갔던 적도 있었고 최근에 작은 역이지만 '오펜하이머'까지 출연하며 현역 활동 이어가는 중이구요. 강도팀의 마지막 멤버이자 룻거 하우어를 배신하는 여자 친구 역할은 조안 첸이 맡았네요. 이 분 이름을 보는 게 얼마만인가... 싶었지만 역시 여전히 현역이시구요. 덧붙여서 나중에 룻거 하우어와 콤비를 이루는 여자 주인공 역할은 미미 로저스, 주인공들을 끝까지 괴롭히는 교도소장 역할은 스테판 토볼로브스키라고... 솔직히 저도 이름은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암튼 '사랑의 블랙홀'에서 보험 외판원으로 나와서 얼굴은 익숙한 분입니다.


 마지막으로, 감독이 루이스 티그였어요. 제가 며칠 전에 본 '엘리게이터' 감독님이시죠. 찜 해 놓은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제사 볼 결심을 한 결정적인 이유는 이것 때문이었겠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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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보는 젊은 시절 조안 첸의 모습도 참 반가웠구요. 그 시절 헐리웃에서 활동하던 아주 드문 아시아권 여배우였죠.)



 - 전형적인 그 시절 저예산 SF/액션물입니다. '암튼 미래'라는 설정을 보는 순간 눈치 채셨겠지만 영화 속 세상은 아무리 봐도 미래가 아닙니다. 그냥 자폭 목걸이로 유지되는 담장도 철창도 없는 교도소라는 막 나가는 설정을 딱 한 줄로 합리화하는 도구일 뿐이구요. 이것 외엔 그 어떤 SF 설정도 안 나오고 또 이 장치 자체도 전혀 SF스럽지가 않죠. 화려한 액션 같은 걸 기대할 수도 없겠고, 그저 이 목걸이 아이디어 하나로 끝장을 보려는 영화인 겁니다. 대체 이걸 어떻게 해결하고 탈출할 것인가!! 라는 게 그 중심이 되겠구요.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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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들에겐 도망자 이야기를 만들면 무조건 높은 데서 뛰어내려 물에 빠지는 장면을 넣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 같은 것이...)



 - 어차피 이거 챙겨 보실 분들도 별로 없을 것 같아서 딱 영화 중간쯤에 벌어지는 국면 전환 하나를 까발리고 얘길 하겠습니다. 신경 쓰이는 분들은 그만 읽으시구요.


 그냥 어쩌다가 자기 목걸이의 페어링 파트너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둘이 걍 슝~ 하고 나가 버려요. 처음에 적었듯이 애초에 이 감옥에는 철조망도, 담장도 없는지라 그냥 차를 몰고 신나게 달리면 탈출이죠. ㅋㅋㅋ 근데 그 파트너가 미미 로저스란 말이죠. 그래서 둘이 티격태격하며 추격해오는 경찰과 악당들로부터 도망다니는 게 이후의 이야기가 되고. 결국엔 그러면서 둘이 정들고 사랑에 빠지는 러브 코미디(!)로 흘러가요. 크하핫.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는 영화 제목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는 거죠. Wedlock. 대충 '결혼 생활'이라는 뜻입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서로 멀어지면 둘 다 죽는 개목걸이'가 SF 스릴러 도구에서 난데 없이 결혼 생활에 대한 은유로 변신을 하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모드로 방금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 커플이 겪는 모험의 핸디캡 도구가 되구요. 다시 말 하지만 여기서부터 장르는 로맨스 & 코미디가 됩니다. 여전히 빌런들은 존재하고 액션도, 스릴러 요소도 있지만 핵심은 이미...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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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어옹 표정 보세요. ㅋㅋㅋ 후반 가면 장르가 이렇게 바뀝니다.)



 - 근데 그게 오히려 다행이었어요. 왜냐면 우리 룻거 하우어 옹이 겪는 파란만장 교도소 생활은 정말 금방 이야기 거리가 떨어져 버리거든요. 각본가님이 그렇게 상상력이 풍부하진 않았던 모양이죠. 그래서 아직도 한참 남은 런닝 타임을 어쩔 셈이지... 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이야기가 확 바뀌어 버리고, 한동안은 "뭐야 이겈ㅋㅋㅋㅋ" 이런 당혹스러움 때문에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구요. 이후에 이어지는 러브 코미디도 어설프긴 마찬가지지만 두 배우의 능력과 몇몇 코믹한 장면 덕에 어찌저찌 이어가다가 그것도 질릴 때쯤엔 이제 결말을 내기 위한 의무 방어 액션 장면만 남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국면 전환 덕에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영화... 였네요. 기대했던 거랑은 전혀 달랐지만, 뭐 그것 자체도 웃기니 괜찮습니다. 당시에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또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투박하고 거친 제목과 포스터에서 엄근진하게 무게 잡고 있는 하우어옹의 비주얼을 보고 표를 샀더니 이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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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빌런 커플도 나름 재밌는 구석이 있는 악당들이었는데. 분량 관계상 그리 잘 표현되진 않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 에... 그리고 더 이야기할 것이 없습니다.

 전체적으론 그냥 싱거운 그 시절 B급 스릴러 & 코미디 영화에요. 많이 어설프구요.

 1991년이면 이미 '터미네이터2' 같은 영화가 나오던 해이니 이 영화의 어설픔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겠죠.

 하지만 또 그 시절 이런 어설픈 B급 영화들에 대한 추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대충 관대하게 낄낄거리며 즐기실 수 있을 것도 같구요.

 또 룻거 하우어옹이 맨날 두들겨 맞는 너드 기술자로 나와서 무려 러브 코미디 연기를 펼치는 구경... 에 관심이 가는 분들이라면 한 번 보신다고 해도 말리진 않겠습니다만. 어떻게 봐도 '숨겨진 수작'은 커녕 '생각보다 재밌게 만들었다'는 평가 조차 내리기 어려운 그냥 B급 영화 되겠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저는 즐겁게 봤다는 거. ㅋㅋㅋㅋ



 + 스토리를 대충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원래 주인공 프랭크는 범죄자 같은 게 아닙니다. 베테랑 군인이었고 군대에서 맡은 역할이 폭탄 제거반이었어요. 그런데 군대 시절 절친과 본인 여자 친구가 격렬하게 꼬셔서 난생 첨으로 보석 강도질을 했던 건데 알고 보니 그게 그 놈들이 미리 짜고서 자기 하나 엿 먹이고 지들끼리 부자 되려는 계획이었던 거죠. 근데 우리 프랭크가 나름 꼼꼼한 성격이라 친구들 만나서 총 맞기 전에 이미 다이아몬드를 비밀스런 곳에 숨겨놨었고. 그래서 배신자들은 빈손이 되었던 것.


 나중에 밝혀지는 일이지만 교도소장도 이미 그 친구들과 거래를 해서 프랭크를 괴롭혀 다이아몬드의 소재를 알아내려는 거였고. 숱한 고난을 겪다가 얼떨결에 '내가 간수들에게 알아냈는데, 내 목걸이 파트너가 너란다.' 라며 접근하는 트레이시(=미미 로저스)와 함께 탈출하게 된 것인데요. 그럼 이제 다이아몬드를 되찾아서 탈주 자금으로 써야겠죠? 근데 경찰이 계속 쫓아오니 트레이시와 함께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하고 실제로 한참 그런 전개가 나와요. 그 와중에 트레이시의 과거사(자길 버리고 장가가는 갑부집 아들 남친)도 해결해 주고. 그렇게 둘이 정이 싹트고. 결국 사랑하게 되는데...


 당연히도 트레이시 역시 다이아몬드의 소재를 알아내기 위해 교도소장이 접근시킨 사람이었습니다. 둘이 탈주할 수 있었던 것도 교도소장의 시나리오였구요. 트레이시가 지속적으로 교도소에 연락을 해서 둘은 계속해서 감시, 추적 당하고 있었죠. 그리고 그 비밀의 추적자가 바로 도입부에서 프랭크를 배신한 친구 & 애인이었구요.


 그럼 이제 남은 건 뻔하죠. 결국 둘은 다이아몬드(정확히는 다이아몬드를 팔아 마련한 돈)를 되찾구요. 그러자마자 배신자 콤비가 나타나서 일전을 벌이고 친구가 죽습니다. 그리고 둘이 프랭크의 지식을 활용해 목걸이를 해체하는 데 성공하자마자 (뭐 대단한 장비가 필요해서 그때까지 못 푼다더니 걍 니퍼 하나로 다 합니다 ㅋㅋ) 프랭크의 전 애인과 교도소장이 들이닥치구요. 그래서 둘에게 돈가방을 빼앗기지만 프랭크의 순간적인 기지로 그 가방 안에 목걸이에 들어 있던 폭약과 기폭 장치를 넣어서 마지막에 죽는 건 악당들. 그래서 이제 막 시작한 두 연인이 행복하게 길을 떠나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얘네들이 그래봤자 평생 탈옥수 신세인데 뭐가 그리 행복한진 모르겠지만, 암튼 그래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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