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그 파티.

2010.06.24 19:02

은밀한 생 조회 수:3126

 

 

친언니네 집에 놀러 갔습니다.

언니는 자주 파티를 여는데 뭔가를 만들어 먹고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기를 좋아합니다.

오늘의 메뉴는 칼국수와 콩국수였어요.

참가자는 찰스 엄마, 제니 엄마,줄리 엄마,토미 엄마.

 

찰스 엄마 ㅡ> 임신 6개월이며 딸 둘에 이번에 세번째 딸 임신중. 남편을 싸가지라고 부름.

제니 엄마 ㅡ> 말투가 조근조근하면서 자신의 신상을 드러내지 않음. 남편을 아빠라고 부름.

줄리 엄마 ㅡ> 오늘 파티 참가는 동네의 수퍼 불매운동이 목적이며 온갖 집들의 신변에 관심이 지대함.

토미 엄마 ㅡ> 이혼했지만 이혼했다고 말을 안 하면서 유령 남편 이야기를 간간이 섞음. (네 저의 언니십니다)

 

토미 엄마 : 내가 재밌는 얘기 해줄까?

일동 : 뭔데요 뭔데 네네 냐하하하하

토미 엄마 : 어떤 75세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었대. 그런데, 어느날부터 할머니가 너무 우울한 얼굴로 집안을 휘젓고 다닌거야. 할아버지는 걱정이 되서

화장실,주방,거실 죄다 따라다니며 "여보 왜 이러시오 무슨 근심이 있소?" 라고 묻기 시작했어. 그런데도 할머니는 묵묵부답인거야. 할아버지가 계속해서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물어대자 드디어 할머니는 매우 억울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대. "아 글쎄 동네 할머니들하고 지난번에 얘길 하다보니까 남편이 살아

있는 할마씨는 나밖에 없잖여욧!!!"

일동 : 냐하하하하하 깔깔깔 호호호호호호호 큭큭큭큭큭큭

제니 엄마 : 하긴 내가 지난번에 보니까 할아버지가 살아 계신 할머니는 꾀죄죄한 몰골인데 혼자신 할머니는 모양도 아주 잘 내고 깔끔하시더라.

줄리 엄마 : 맞아 맞아. 할머니들을 이렇게 가만히 보면 뭔가 초라해보이는 할머니는 다 할아버지가 살아 계시는 분이야.

찰스 엄마 : 여자가 나이 들어서도 남편이 있으면 남편 걷어 먹이느라 늙어서도 자기를 가꾸질 못하는 거야. 아니 솔직히. 남편이 밥을 해? 빨래를 해?

뭐하나 도와주는 거 없이 늙기만 해서는 가만히 있으면서 그 수발을 들어야 하니 나이 들어서는 남편 없는 게 편하지.

토미 엄마 : 뭐 다 각자 스타일이 있으니까. 근데 지난번에 스잔 엄마 애인 보니까 되게 멋있더라. (스잔 엄마는 기혼임. 총각 애인이 있다함)

제니 엄마 : 스잔 엄마는 확실히 능력이 좋은 것 같아 뭐 밤에 재주가 있나 따로?

일동 : 냐하하하하하 깔깔깔 호호호호호호호호 큭큭큭큭큭큭

줄리 엄마 : 아휴 자기는 뭐 재주 없어서 그래? 다 마음 먹기 나름이지.

제니 엄마 : 그건 그래. 우리 아빠가 나 머리 풀고 미니 스커트 입으면 아직도 처녀같대 냐하하하하하 ( 나이는 41세,얼굴에 기미 잔뜩 있음)

일동 : 침묵.

줄리 엄마 : 근데 캐리 엄마네 집은 왜 그렇게 온 동네에 피존 냄새가 진동을 해? 아휴 골치가 아파 죽겠어. 그리고 K수퍼 거기 못 쓰겠더라 앞으로 절대들

가지 말아들. (그 순간 전화벨이 울리면서 전화를 받고 다시 K수퍼 험담을 늘어 놓음)

토미 엄마 : 우리 토미 아빠가 지난번에 그러는데 블라블라....(이혼한 언니가 토미 아빠란 표현을 쓰는 것에 놀라서 내용을 제대로 못 들음)

 

 

 

 

 

 

 

 

 

사랑은,

순정은,

어디로 갔나요.

분명히 찰스 엄마 제니 엄마 줄리 엄마 토미 엄마도 한때는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했을텐데.

 

모두가 돌아간 뒤에 언니한테 물었어요.

스잔 엄마는 기혼자야?

그럼 기혼자지.

근데 애인이 있어?

그럼 있지.

근데 그렇게 공개적으로 말하고 다녀?

아유 요새는 아줌마들 다 애인 있어 야.

아침 드라마에 이런 걸 써야 하는데.......왜 맨날 남편이 바람 펴서 아내가 울고 짜는 것만 나오니 언니.

그러게 말이다. 현실은 이런데 후후.

 

언니는 이혼했는데 왜 남편 있는 행세해? 라고는 차마 묻지 못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안 물을 거예요.

그냥 뭔가 기분이 씁쓸하면서 무서워지면서 급기야는 지금 좀 슬픕니다.

제가 지나치게 감상적인 걸지도 모르겠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49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5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134
124800 푸른 눈의 사무라이/인피니티 풀 바낭 [8] daviddain 2023.11.21 337
124799 발 마사지 catgotmy 2023.11.21 134
124798 프레임드 #620 [4] Lunagazer 2023.11.21 74
124797 싱그릭스 대상포진 예방접종 후기 및 담석증;;;;(상복부 초음파의 중요성) [4] 산호초2010 2023.11.21 506
124796 듀나인]연남동에 일본 가정식 추천할만한 식당아시나요? [3] 산호초2010 2023.11.21 281
124795 존윅이 킬러 세계의 전설이 된 이유? [3] 돌도끼 2023.11.21 380
124794 버뮤다 삼각지대 [1] 돌도끼 2023.11.21 185
124793 연예계 가쉽잡담 - 아사코 주연배우들 근황 [4] 상수 2023.11.21 396
124792 외제차 빈집털이 catgotmy 2023.11.21 141
124791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조성용 2023.11.21 509
124790 [웨이브바낭] 참으로 안 적절한 시국에 봐 버렸네요. '피닉스' 잡담입니다 [9] 로이배티 2023.11.20 470
124789 어린왕자 광동어 catgotmy 2023.11.20 101
124788 리그 오브 레전드를 생각하다 상수 2023.11.20 153
124787 이번에 산 책과 읽을 책 잡담입니다. [4] thoma 2023.11.20 279
124786 여성들의 치마바람이 극장 구조를 바꾸었다는 이야기? 돌도끼 2023.11.20 326
124785 듄 음악 돌도끼 2023.11.20 156
124784 에피소드 #64 [4] Lunagazer 2023.11.20 60
124783 프레임드 #619 [4] Lunagazer 2023.11.20 65
124782 승무원 [4] Sonny 2023.11.20 395
124781 한일전 야구 시청률/사우디 야구 진출 조짐 daviddain 2023.11.20 15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