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영화입니다. 런닝타임은 2시간 7분이고 장르는 드라마 & 스릴러 정도. 스포일러는 없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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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무성의하게 복붙 해놓은 배우들 사진이 정겹습니다. 옛날에 저런 포스터 많았는데...)



 - 자기 방 책상에서 공부하던 청년이 갑자기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전대물 히어로 포즈를 취하고 그걸 엄마에게 들킵니다. 그 순간 플래시백이 들어가며 '우리 아빠는 히어로였다' 운운하는 이야기를 한참 해요.

 그러다 장면이 바뀌면 남고딩 하나가 헐레벌떡 논스톱으로 장거리를 달려 등교하구요. 지각해서 들어간 체육관 조회에서 이지메 당하는 여자애를 발견하고 구해줍니다만. 그 여자애는 오히려 그 고딩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네요. 근데 요 남자애는 좀 사상이 만화책 같은 앱니다. 그래서 파워 오지랖!으로 그 여자애 주위를 맴돌며 도와주고 구해주고, 그러다 서로 가까워지고 급기야는 드라마의 순리대로 사랑에 빠집니다만. 애초부터 평범한 여학생은 아니었던 그 이지메 피해자님은 아니나 다를까... 상당히 위험한 비밀을 품고 있네요. 과연 이들은 그 비밀을 극복하고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요!!!

 ...라는 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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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다!!!"를 대략 열 번 이상은 외쳐줬던 듯한 우리 순박한 주인공님. 그 뒤에 왕따 소녀와 그 뒤에 왕따 소녀 돕던 소녀. 와따시가 마모루!!! ㅋㅋ)



 - 제목에도 적었듯이 넷플릭스가 무려 '고품격 호러' 카테고리에 분류해두고 있는 영화입니다만. 뭐 '고품격'이야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 치더라도 아무리 봐도 '호러'가 아니에요. 클라이막스에 피가 튀고 시체가 구르는 장면들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뭐 그냥 평범한 스릴러 정도구요. 그나마도 '드라마'가 메인인 가운데 클라이막스 부분에 강세를 주기 위해 막판에 무리수 전개가 들어가는구나... 라는 느낌입니다. 그냥 '드라마' 카테고리에 넣어둬도 놀라는 사람 아무도 없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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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인공 얼굴 상태가 고품격 호러.)



 - 장점을 얘기하자면... 이야기의 중심인 그 '드라마'와 캐릭터가 의외로 괜찮습니다. 특별한 뭔가가 있는 건 아니에요. 그냥 좀 맹해도 착한 남자애가 인생 꼬인 여자애 도와주며 함께 고생하고,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변화해가는 흔한 미담 스토리입니다만. 일방적으로 퍼주는 역할의 주인공이 딱히 거북하고 부담스럽지 않게, 대체로 자연스럽게 묘사가 되어서 거부감이 크게 안 들구요. 왕따 여학생의 고통도 선을 넘을 수준으로 자극적으로 묘사하지 않으면서 캐릭터도 은근 웃기고 귀엽게 잘 묘사가 됩니다. 그리고 너댓명쯤 되는 이들의 주변 인물들도 다 귀엽고 재밌고 괜찮아요.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악의 없고 동글동글하게 귀여운 이야기랄까. 뭐 그랬구요.


 그래서 두 시간이 넘는 런닝타임 중 한 시간 이십분 정도를 이렇게 동글동글 귀엽게 이어갑니다. '고품격 호러' 섹션에서 발견한 영화에게 기대할 전개가 아니라서 좀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전반부는 그냥저냥 볼만 했어요. 후반부에 이걸 좀 더 잘 살려 이어갔다면 되게 괜찮았을 수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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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이렇게 따뜻한 청춘 & 학원물 분위기로 갈 때가 가장 좋았습니다.)



 - 이제 대략 40분 정도만 남겨 놓고나서부터 이 영화가 고품격 '호러' 섹션에 있었던 이유가 밝혀지기 시작합니다. 여주인공이 계속 아주 티나게 숨기고 있던 비밀 이야기가 펼쳐지는 건데... 흠. 뭐랄까요. 전개상 뭔가 포인트가 필요한 건 사실이었지만, 그 전까지 이어지던 소소하고 동글동글하던 이야기랑 톤이 안 맞습니다. 너무 과하기도 하구요. 여기까지 보면서 짐작했던 대로 흔한(?) 가정 폭력 정도로 전개했어도 충분했을 텐데 갑자기 피와 폭력이 난무하고 시체가 굴러다니니 그게 참...; 게다가 이 '호러' 부분은 앞부분의 동글동글 스토리에 비해 연출도 쳐지는 느낌이구요.


 그리고 이야기의 결말이... 뭐랄까. 일본 영화 보고서 이걸 불만이라고 꺼내는 것도 웃기지만, 격하게 일본식이에요. ㅋㅋ 마지막에 주인공이 내리는 결단과 그에 따른 결과가 이 이야기의 핵심 같은 건데. 그게 참 1도 공감이 안 돼서 난감하더군요. 제가 볼 땐 걍 그동안 없었던 자뻑이 갑자기 우주 대폭발하며 정신승리식 혼자만의 해피엔딩을 맞는 기분이었는데. 영화는 그게 감동적인 거라는 식으로 보여주니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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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메 소재 일본 영화가 참 많죠. 이 영화는 이지메 x 가정폭력 크로스!! 로 암담함이 두 배!)



 - 마지막으로 한 가지...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구요. 그래서 '소설이었으면 먹혔겠다' 싶은 반전 트릭이 몇 가지 나오는데 그게 영화라는 장르랑 잘 안 맞습니다. 소설이었다면 작가 의도대로 속아넘어가기 쉬웠겠는데 영화로 보면 시작하자마자 음? 하고 당황하고, 몇 분 후면 '아 그런 구성이구나'라는 걸 눈치 채게 되버리는 게 있어요. 뭐 그래서 영화를 만든 사람들도 굳이 속이려고 하지 않고 걍 다 보여줘버린 것 같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그 구성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 뭔가 뻘한 느낌이 좀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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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이런 풍경 같은 건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거긴 하겠죠. 주변 여건상 다니긴 힘들겠지만 사진은 참 예쁘게 받는 학교였습니다. ㅋㅋ)



 -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원작이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소설이라 그런지 일본 영화들 특유의 막 격하게 오버하고 비현실적이고 이런 느낌이 적습니다. 주인공이 눈물 콧물 흘리며 연설하는 장면도 없구요. ㅋㅋ 그 연설에 감동 받은 사람들이 갑자기 개심해서 우와아아~ 뭐 이러는 것도 없구요. 나름 장점이겠죠.

 화면도 예쁘게 잘 잡고 배우들도 예쁘고 귀엽고 이야기는 좀 구닥다리 느낌의 남자 주인공의 일방적 구원 & 영웅담이지만 캐릭터가 부담스럽지 않아서 괜찮았구요.

 하지만 필요 이상의 투 머치 클라이막스와 1도 공감 안 가는 일본풍 마무리가 좋게 본 부분들을 대부분 깎아 먹어 버렸습니다. 그나마 그 좋았던 부분도 '괜찮네' 정도였지 '와 좋다'는 아니었기에... 추천은 하지 않는 걸로. ㅋㅋㅋ 

 솔직히 완전 괴작을 예상하며 봤는데, 의외로 멀쩡해서 괜찮았던 것과 동시에 그냥 멀쩡하기만 해서 별로였던. 그런 영화였습니다.




 + 언제나 느끼지만 일본 영화 속 세상에는, 특히 일본 학원물 속 세상에는 안 예쁜 여자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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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게 뭔가 다 유형화된 느낌으로 익숙한 미모들이라는 게 재밌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외국인들이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일본만큼 확고하진 않을거란 생각도 들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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