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첫대사는 오펜하이머 예고편에도 나오는 대사. 두번째는 마이크 타이슨이 한 이야기.

1. 오늘도 바깥에 나가서야, 집콕하며 보던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화면 속 세계가... TV보다 더 확증편향을 불러일으키기 쉬운 곳이라는 걸 실감합니다. 화면을 보면 자기만 보는 화면 속 세계밖에 안보여요.(좋은 의미건 나쁜 의미건) 그래서 우리는 실제 만난 적도 없는 뉴진스, 아이브, 에스파, 르세라핌같은 아이돌을 보고, 간접체험하면서 대화 한 번 못해봤는데도 좋아하고 성냥만큼 보이는 얼굴이라도 보려고 콘서트를 가게 되고... 반대로 NCT, 세븐틴, TXT, BTS도 그렇죠.

또 한편으로 만난 적도 없고, 가본 적도 없는 나라의 일들을 뉴스로 접하면서, 역사책 읽고, 유튜브 좀 보고, 어쩌면 제대로 된 언론기사 읽고나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나라의 수장에게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겠죠.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이 아는 선에서 주제나 소재로서 일종의 비평이랍시고 이야기한다고 혼자 생각하는 건데... 그게 인터넷에서 익명커뮤니티가 갖기 쉬운 대화소재의 특성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현실에서는 취향이나 관심사가 다르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들어줄 상대가 없으니까 불특정한 누군가(듀게로 치면 게시판 회원들 상대)로 하지만... 사실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도 당사자도 아니고, 실무자도 아닌 같은 3자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을 상대로 발언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기 생각에 대한 순수한 공감을 얻고 싶어서 일수도 있죠. 아니면 자기만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싶은데, 그 방법이 타인을 재단하고 평가하는 방법으로 비평적 사견을 제시하고, 그에 동의를 얻는 것입니다. 때로는 무플도 암묵적 동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일단은. 조회수는 그 숫자고요. 그러나 개개인에게 익명으로 물어도 생각의 동의여부는 진심으로 알 수 없습니다. 그냥 대충 읽고 넘어가거나 아예 안읽었을 수도 있지요.

그러니까... 듀게를 떠나서 ...게시판 시스템을 차용하는 대다수의 웹 커뮤니티는... 그러한 조회수체크와 댓글수, 추천같은 반응이 생겨나면서, 인기글이라는 게 생기고, 일종의 알력다툼이 일어나면서, 어떤 점에서는 사상적이거나 관념적인 게 생겨납니다. 대표적인 성향 같은 거요.

또한 대개 인터넷 커뮤니티나 소셜앱에서 반응을 표시하는 버튼들은 공감, 비공감, 추천, 비추천, 좋아요, 싫어요 같은 호불호의 영역에 있습니다. 어떻게보면 흑백논리와 단순 반응으로 담는건데... 저는 이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가령... 뉴욕타임즈의 이스라엘-하마스 분쟁도... 인스타그램에서는 좋아요라고 된 하트표시를 누르게 됩니다. 그런데... 대개는 전쟁이 좋아서, 사상자가 나오는게 좋아서 좋아요를 누르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좋아요 말고는 인스타그램에서 반응을 남길 방법이 없으니 좋아요를 누를 수 밖에 없는 거지, 그 상황이 좋다는 건 (보통 사이코 제외하고) 아니겠죠.

그러니까... 인터넷을 보고 든 생각은... 인터넷 상에서, 화면을 통해 본 생각이지, 누군가가 눈 앞에 위치하고 마주하는 현실은 아니라는 거요. 그냥 화면을 상대로, 화면 너머 누군가에게 텍스트라는 불완전한 형식으로 말을 건네는 것밖에 더되나 싶은. 그리고 일부는, 또는 어떤 면에서, 그저 공감이나 좋아요 1, 2개정도 얻는 자기만족적인 행위일지도요. 일단 쓰면 조회수를 볼 때 누군가는 읽고 넘어가니까. 그런데.. 그게 왜, 글쓴이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냐면... 자신을 드러내지 않게되는 상황에서, 소재나 주제는 대개 인터넷 상의 무언가이고, 그건 대체로, 타인의 문제일 뿐이며, 자기행동은 아무것도 없이 자기비판은 결여된 관념적인 것입니다. 그냥, 현상에 대한 리뷰...혹은 감상, 아니면 

어떤 부분에서 무의식적이며, 집단무의식적이고, 여론과 군중심리에 의해 심판론적이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선 설명할 길이 없는 그저 불특정한 3자라는 입장에서의 서술이라는 것이죠. 그 3자는 익명적인 판단의 주체이지만, 대체 그 3자의 신뢰도는 고사하고, 그가 그런 판단을 내릴만한 적합한 사람인지 마냥 보면 잘 모르잖아요..? 

닉네임을 통해 지속적인 시간을 축적하면서 인지되는 호불호의 문제도 있습니다. 연구결과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팩트보다... 호감도를 더 우선합니다. 호감가는 사람이 팩트를 말하면 당연한 거고, 때론 틀린 말을 해도... 호감이 가니 그 사람에게 그 부분을 정정해주는 보충설명을 해주고 서로 좋게 넘어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비호감인 사람이 팩트를 말하면, 반기를 들며 그 논리의 허점을 꼬집게 됩니다. 가령 윤석열이 맞는 말을 해도, 그는 비호감적이고 문제되는 행동만 해왔기 때문에, 그가 당적을 바꾸고 대통령을 사퇴하지 않는 한, 그의 역사적인 비호감도가 사실을 말해도 오히려 불편함을 일으킵니다. 

화면속으로 이어진 (대개 익명 커뮤니티에서) 개개인이 불특정하게 확정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상대가 누군지도 알 수 없고, ㅇㅇ이 예전의 그 ㅇㅇ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직접 만나지 않다보니, 때로는 예의를 밥말아먹듯 차리지 않아도 됩니다. 무엇보다, 게시판적 성격에서는 한 번 논쟁이 붙으면, 술자리도 아니라서 주변에서 제지를 할 수가 없습니다.

2. 가령, 이 게시판에서 가장 자주 화자되는 영화라는 매체 말인데요. 다큐멘터리는 일단 제외하고, 논픽션도 일단 픽션이죠. 일단은. ..그러니까 예전 EBS의 한 강의영상이 생각나는데요. 어떤 드라마 엔딩에서 배우들도 나오고 카메라도 나오고, 커튼콜도 나오며... 이게 결국 픽션이고 촬영현장을 보여주는 엔딩씬. 먼저 대본도 쓰고, 기획도 들어가고, 캐스팅도 하고, 세트도 짓거나, 분장도 하고, 카메라가 있고,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그 후에 촬영이 끝나면 편집도 하고, 음악도 넣고, 믹싱도 하고... 뭐... 그런 결과물이잖아요?

그런데 너무 많은 경우, 아니 실제로, 그걸 사람들은 진짜같이 받아들이잖아요. 굳이 가짜라고 하는 것도 그렇겠지만... 정확히는 진짜일 수도 있는데, 어디까지나 창작물의 영역에 있지 않습니까? 물론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는 감동, 희망, 깨달음, 진리 같은 것이 담겨있으니까... 결국 사람은 자기가 자신이 믿고싶은 것만 골라 말하며 믿으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뭐가 어떻다... 라는 걸 이야기하려면, 되도록 좋은 이야기만 하려고 합니다. 물론 자존심 채우기엔 남에 대한 비판적 사고가 쉽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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