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승천기를 두고 오해하기

2011.01.26 18:45

wonderyears 조회 수:6882

 

아래 글을 보다보니 '유니클로'가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팔았다고 하는군요.

 

 

 

 

이 티셔츠를 두고 하는 말이겠죠.  그런데 이 티는 욱일승천기 티가 아닙니다. 

 

http://www.asadaame.co.jp/index.html 

 

유니클로에서는 매해 세계 각국의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해 해당 회사의 로고를 새긴 티셔츠를 발매하고 있지요.

캐논의 dslr이 그려진 티셔츠나 미쉐린의 타이어마스코트가 그려진 티셔츠 등등.

이 티셔츠도 그런 종류의 티셔츠입니다. 그리고 저 마크는 주시회사 아사다아메(아사다사탕)의 트레이드마크고요.

목캔디 종류를 파는 회사입니다. 역사가 길죠. 메이지 20년(1887년) 부터 시작된 회사라니까요. 오래된 회사니 태평양 전쟁 시기에 어쨋거나

부역했을 수 있겠지만 저 마크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 욱일승천기라 주장하기엔 무리죠.

 

유니클로가 극우 기업이라고 하는데 유니클로 회장이 한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왜 야스쿠니 신사에 가는 건지 모르겠다. 고이즈미 수상 개인의 취미를 외교에 사용하는 건 곤란하지 않나.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이웃 나라로 움직일 수 없는 관계. 이 관계가 파멸적이 된다면, 일본이라는 나라도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

라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이 발언이 전형적인 기업인으로서 이익을 위해 발언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극우라고 속단해서는 안될 여지는 주겠죠.

실제로 저 문장을 혐한인 일본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며 유니클로 회장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국익을 모르는 작자라고 말이죠.

 

일본의 제국주의, 군국주의를 경계하는 것은 충분히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종종 그것이 지나쳐 혐의를 씌울 수 없는 부분에까지 씌우고 낙인을

찍어버리는 경우를 봅니다. 그래서 이 글도 쓰게 된 것이고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벼랑 위의 포뇨>에서 한 장면입니다. 이 장면을 두고 개봉당시 '하야오 극우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분께는 상식이지만 군국주의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양반이죠. 대표적으로 <붉은 돼지>를 통해 비판하기도 했고, 대부분의 작품에 그런 것을 경계하는

게 묻어납니다.

 

사실 저 장면에 태양이 떠오르는 그림은

 

 

대어 깃발입니다. 일본 어부들이 만선을 기대하는 깃발로 오래전 부터 걸어왔다고하죠. 흔한 풍경의 하나인겁니다. 태양이 떠올라 맑은 날씨여야

안전한 항해와 만선을 기대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러니까 저런 형태를 띈다고 하더라도 누가 어떻게, 왜 사용하는지를 판단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요.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트럭 몰고와 확성기 틀고 일본의 재무장을 촉구하고,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이들과 만선을 바라는 어부, 몬캔디를 파는 회사는

똑같은 일본인이지만 똑같이 극우로 묶을 수는 없을 겁니다.

 

우리가 저 떠오르는 태양에 대한 경끼가 얼마나 심한지

 

 

레드얼럿3라는 게임의 출시에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소련 그리고 욱일제국(일본)이 싸우는 게임인데 플레이를 해보면 이 게임에서

욱일제국은 우스운 이름만큼이나 시대착오적인 세력으로 나옵니다. 캐릭터들과 전투 병기들도 시대착오적이고 웃음 밖에 안나오는 그런

세력인데도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항의를 했습니다. 실제 플레이 해 본 분들은 이 게임이 일본 제국을 전혀 찬양하지 않음을 아실거라 봅니다.

 

 

 

에어조단 신발 깔창에도 욱일승천기가 있다며 다국적기업 nike를 상대로 불매하자는 말도 있었고요. 이런걸 진지하게 제국주의로 여길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태평양 전쟁 때 창설된 sundowners 부대 마크입니다. 태양이 가라앉는 모양이죠. 그런데도 이걸 보고도 욱일승천기로 오해하는 분도 계십니다.

오해에서 벗어진 코미디지만 우리의 예민함이 어느 정도인지 조금 씁쓸하기도 합니다.

 

 

 

2차 대전 독일의 철십자 훈장입니다. 19세기 프로이센 제국 때 부터 사용해왔습니다. 1차 대전에서도 독일군 전투기 등에 그려져있죠.

그러나 패전 이후 사용 금지되지 않았습니다. 2차 대전 이후에도 하켄크로이츠는 나치의 상징이기에 사용을 할 수 없게되었지만 가운데 하켄크로이츠를

제거한 철십자 형태의 훈장은 계속 사용되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훈장입니다. 그들도 철십자 형태를 쓰니 하켄크로이츠와 달리 제국주의 군에서 사용했지만 제국주의를 상징한다고 보지는 않았나봅니다.

하지만 욱일승천기로 예민한 우리나라에선 저 철십자 형태를 두고도 말이 나오죠. 대표적으로 소녀시대가 저 논란에 시달렸었죠.

 

하켄크로이츠는 지금도 독일에서 공공연하게 사용 할 수 없으므로 그들이 만든 2차대전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죠.

 

독일인이 만든 영화에 하켄크로이츠가 나오고, 하일 히틀러를 외친다고 그 감독이나 배우들이 나치가 아니듯 우리도 일본인이 욱일승천기로 보이는 것을

사용한다고 언제나 똑같이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성적인 대응으로 진실을 가려 정말 제국주의, 군국주의, 극우라면 그 때가서

비난을 하고, 사죄를 촉구해도 늦지 않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다른 댓글에서도 몇 번 밝혔지만 인도 문화에 심취한 영국 밴드 kula shaker의 크리스피안 밀스가 만(卍)이 원래 평화의 상징인데 나치로 인해 왜곡되 안타깝다

고 이야기했다 나치와 하켄크로이츠에는 우리 만큼이나 예민한 유럽에서 순식간에 언론과 팬들이 동을 돌렸으며 정신적 고통을 받아 활동을 접고 멤버 전체가

인도로 떠난 사건을 보면 이성적인 일이란 생각이 안듭니다.  여러 문화권에서 사용했던 스바스티카(Swastika)가 히틀러의 공로로 오로지 하켄크로이츠로만

보이게 되었으니 조심하지 못한 크리스피안 밀스가 멍청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치라는 증거는 되지 못하는데 말이죠.

 

단지 어제 축구 경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매번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예로 드는 사건들이 오해되고 왜곡된 부분들이 있어 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여전히 인터넷에는 유니클로가 욱일승천기 티를 팔았다고 하고, 하야오나 이사오 감독이 극우라 합니다. 일본 배우들이나 감독들을 두고 혐한, 극우로 단정하는

것도 매우 손쉽게 이루어지고요. 정말 그렇게 분류가 쉬운건지 묻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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