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준익 브랜드 영화에 대해 평소 좀 고리타분하고 꼰대의 설교같단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영화 #박열은 제가 지금 마시고 있는 자두 칠러같이 시원하고 상큼한 영화였기에 제 편견을 반성합니다.


2. 이 영화 전에는 전혀 이 인물들에 대해서 몰랐기 때문에..실화라고 믿기에 어려울 정도로 둘의 이야기는 쿨하고 섹시했어요...

흔한 독립운동물에서 다루던 맹목적 애국심이나 비장미를 거둬내고 이 영화는 이 두 남녀에게만..그들의 상열지사에 집중하는데..연인들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흔한 애정문제 따위가 아닌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사랑하는 완전한 관계라니..그런 의미를 담아 서로를 동지라고 부르는 모습 너무 멋있었어요..


거기에 더불어 단순히 학살당하는 조선 민중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말도 안되는 천황제를 숭상하며 스스로를 서양과 같은 문명국으로 믿는 일본 민중을 깨우기 위해서 자신들이 죽을 수 있는 재판을 이용해 사상을 전파하는 그들은 정말 바다에서 박터지게 싸우는 물고기떼를 내려다보는 독수리커플처럼 형언할 수 없이 높았고 멋있었어요


  3.누구는 케미를 위해 옷을 벗고 베드신도 세게 하지만..후미코역의 최희서 배우는 다양한 표정연기와 성격연기만으로 이제훈과 케미가 엄청나게 만들었어요..

처음엔 아가씨에서 들어본 엉망진창 일본어의 경험이 있어서 한국 배우가 일어연기를 얼마나 잘할까 의구심을 가졌는데...억양빼고는 정말 일본사람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일본어 발음을 해내다니..연기를 위한 혼신의 노력이 느껴졌어요..특히 마지막 최종변론때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만하게 강렬하면서도 눈물나게 사랑스러운 고백도 보여줬습니다. 최희서 배우가 연기한 후미코는 정말 특별한 신여성이었고..한국영화에서 본 여주 캐릭 중 이렇게 주체적인 캐릭이 있었나 돌아보게 만들었어요.. 만약 1월부터 개봉작 중 여우주연상을 주라고하면 저는 단연코 최희서 배우입니다. 인물이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걸 넘어서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활력있게 만들어서요..


한편 이제훈의 박열은..그의 전작 캐릭을 다 지워버릴만큼 역시 강렬한 생명력이 느껴졌고(왜냐 진짜 똘아이같았으니까)..여주와의 케미도 누구랑은 다르게(ㅋㅋ)최선을 다하는 게 느껴졌습니다(특히 사진찍는 신). 맞아요..이 영화의 장점은 남녀주 모두 죽을힘을 다해 연기하는 게 느껴진다는 거죠.. 연기하면서 약간 행복했을 것 같아요..완전 답답한 인물이 아니라 너무나 개방적인 인물을 연기한다는 게 재밌었을 것이고..특히 시대특성상 어두울 수 밖에 없는데도 초긍정 커플로 산다는 건 참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엄청나게 단출한 촬영과 스펙터클한 부분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기만으로 이 정도 감상을 느끼게 만든 게 감독의 역량이라면


이준익 감독님 죄송합니다. 정말 재밌는 이야기였고 감동적이었어요


*악역 내무대신은 암살에서 독립군 도와주는 일본인 역할 했던 분이네요..재일교포 3세 배우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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