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24 23:51
시드니 대학과 시드니 공과대학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의 44%가 불법활동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작년 기준). 이는 즉 비트코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투기 목적 거래를 빼고 나면 거의 다 범죄관련 거래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비트코인의 비싼 수수료라던가 느려터진 속도 때문에 커피를 사먹는다거나 하는 일상에서의 사용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범죄 관련 거래의 비중이 이토록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의 변명이 되기는 하지만, 여하튼 투기목적의 거래를 제하면 비트코인이 실제 거래에 사용되는 것은 대부분 범죄라는 것은 정상은 아닙니다.
워낙 범죄자들이 마약이나 무기거래에 비트코인을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심지어는 비트코인을 받고 청부살인이나 청부강간, 협박을 해준다는 싸이트까지 당당하게 등장을 하자 최근에는 공권력도 비트코인 거래를 모니터하는 소프트웨어 등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거래 자체는 익명이지만 블록체인에 거래기록이 다 남아 있으니, 이를 통해 추적이 가능한 것이죠. 그러면 더 이상 비트코인이라고 해서 편하고 안전한 범죄자들의 거래 수단이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https://www.scmagazineuk.com/why-are-cyber-criminals-dumping-bitcoin/article/734738/
그래서 이제 범죄자들은 점차 비트코인을 버리고, 익명성을 강조하는 이더리움, 모네로, 제트캐시 등으로 환승하고 있습니다. 원래 블록체인 방식의 분산장부를 들고 나왔을 때, 탈중앙화와 함께 모든 거래가 블록체인에 저장이 되고 공개된 된다는 거래의 투명성을 들었고 비트코인은 따라서 거래내역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 가능한 반면 저 셋은 개인정보 보호를 명목으로 거래내역 추적을 피하는데 혼신을 다 했죠. 커피를 사먹는데 저렇게까지 익명성 뒤에 숨으려 혈안이 될 필요는 없으니 저들이 거래내역을 숨기는데 힘을 쏟고 이러한 익명성을 열심히 홍보한 이유는 사실상 '범죄자 여러분, 비트코인 대신 우리 코인으로 갈아타세요~' 를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여하튼 비트코인 가격을 올려놓은 것이 실질적으로 보면 검은 돈이었는데 비트코인 단속이 가능해 지면 이게 빠져나갈 수 밖에 없고, 그러면 비트코인은 가격 하락을 넘어 서서히 죽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투기꾼들은 완벽한 익명성을 추구하는 모네로 등에 검은 돈이 모일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더군요. 저딴걸 기대심리라고 가지고 있는 부터가 같은 인간으로 취급도 하기 싫지만, 투기놀이 하는 사람들이야 자기 주머니 불릴 수만 있으면 뭔들.
암호화폐가 괜히 사이버 세계의 블러드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게 아니죠.
2018.01.25 00:06
2018.01.25 01:33
나쁜놈들이 어리석은 자들을 판에 끌어들이고, 그 어리석은 자들은 더 어리석은 자를 찾아서 끌어들이고...그런데 그렇게 끌려들어간 어리석은 자들이 자기 폭탄을 넘길 더 어리석은 자를 찾는 순간 선량함과는 거리가 먼 것이죠. 그냥 똑같이 나쁜놈.
2018.01.25 02:35
2018.01.25 04:03
그분이었으면 자신들이 돈 벌었을거라며 현 정부 원망하는 일부 띨띨이들 보면 그냥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2018.01.25 03:10
2018.01.25 03:19
가격 등락과 관련, 제가 다른데 쓴 글 옮겨와 봅니다. 가디언지의 관련 기사도 밑에 링크로 첨부
랜섬웨어는 아시다시피 개인 컴퓨터에 침투해 파일들을 암호화하여 접근을 제한하고, 사용자가 이를 풀고 싶으면 몸값을 지불해야만 하는...일종의 파일 유괴입니다. 따라서 랜섬웨어로 돈을 요구하는 측을 편의상 유괴범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이들 유괴범의 목적은 당연히 돈이고 사용자의 컴퓨터 파일 날려봐야 득 보는게 없으니, 이들은 컴퓨터를 담보로 어떻게든 상대가 돈을 입금하도록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100시간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시간 제한을 걸어놓고 그 안에 지불이 안되면 금액이 2배가 된다거나, 어떤 랜섬웨어는 그 시간이 지나면 파일이 영영 복구 불가능하게 폭파를 해버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조급증을 자극하죠.
랜섬웨어 감염으로 인한 몸값 지불 중 단일 건으로 가장 액수가 컸던 것은 자랑스럽게도(?) 한국의 웹호스팅 업체인 '인터넷나야나'로, 서버가 감염이 되면서 수천개의 사이트들이 마비가 되고 결국 나야나는 13억원에 달하는 몹값을 지불해야만 했습니다. (원래 요구액은 550비트코인이었는데 협상을 통해 397비트코인으로 낮추었다고)
그런데 이들 랜섬웨어들이 성공적인 범죄사업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합리적인 가격설정인데, 어린아이를 유괴하면야 부모 입장에선 뭐든 할 수 밖에 없으니 부르는게 값이지만 파일을 가지고 랜섬하는 경우는 몸값을 잘 정해야 합니다. 유괴범의 입장에서야 최대한 몸값을 많이 받고 싶은게 인지상정이지만, 너무 센 가격을 부르면 파일 주인이 내가 그렇게까지 지불해야 하나 싶어서 포기를 해버리는 수가 있거든요. 상대가 포기를 해버리면 노오력이 헛수고가 되니, 개인 사용자가 일반적으로 자신의 사진과 문서 파일을 복구하기 얼마 정도까지 지불을 할 용의가 있을지 잘 생각을 해야 합니다.
둘째는 신뢰도입니다. 돈이 지불이 되면 반드시 파일을 풀어줘야 하고, 돈이 지불이 안되면 필히 파일을 폭파시켜 평판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죠. 뭔가 비유가 이상하긴 하지만, 만약 직업적 연쇄유괴범 조직이 있다면, 이들이 유지되기 위해선 아이들을 납치해서 몸값을 받았으면 아이를 살려 돌려보내야 합니다. 돈을 줘도 아이를 죽이더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더 이상 건실한 유괴업자로 활동을 할 수가 없게 될테니까요. 물론 어디까지나 건실한 유괴업자 이야기고, 실제로는 랜섬웨어의 반절은 먹튀.
세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당연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암호화폐로 지불을 받는 것입니다. 랜섬이라는 것이 결국 범죄이기 때문에 은행계좌를 파고 달러로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거든요. 그랬다간 계좌 추적당해 경찰이 와서 문 두드리기 딱 좋죠. 사실 초창기엔 진짜로 계좌 파고 돈 받다가 덜미를 많이 잡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 암호회폐가 나오면서 이제 이들은 편리하고 안전하게 몸값을 지불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범죄자들의 미래 먹거리 산업 만세~ ! 물론 비트코인의 경우는 추적이 가능 하다는 말도 있지만, 이는 추적 안되는 코인으로 세탁했다 다시 비트코인으로 바꾸면 그만입니다. 처음부터 추척이 안되는 코인으로 요구를 해도 되고요.
그런데 작년 말부터 암호화폐 가격이 너무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하자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터넷나야나 케이스에서 유괴범이 550비트코인을 요구했던 것처럼, 원래 이전까진 몸값 요구를 암화화폐 단위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가격변동이 과해지면서 코인 단위로 랜섬을 요구해서는 아까 언급한 첫번째 원칙인 합리적인 가격설정을 하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100시간을 제한시간으로 두었다 치면 그 안에도 몇배씩 가격이 오락가락 하니, 이들이 당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요구한 코인이 사용자가 지불을 하려는 시점에는 몇배로 뛰어버려 포기를 해버립니다. 혹은 코인을 받고 보니 그 사이 폭락이 일어나 랜섬을 받기 위한 힘든 노오력이 제대로 된 보상을 못받습니다.
결국 이들은 무슨무슨 코인을 몇개 달라 대신, 대신 몇달러치에 해당하는 만큼의 무슨무슨 코인을 달라고 문구를 수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는 2/3에 달하는 랜섬웨어가 몸값요구를 암호화폐 단위가 아닌 달러나 유로 등으로 하고 있는 상황. 물론 지불 자체는 여전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암호화폐로 받고 있기는 하지만요. 어떤 의미에선 위기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암호화폐가 존재하는 한 랜섬웨어는 번성할 것이고 랜섬웨어, 마약거래, 불법상속, 자금세탁, 테러자금 유통 등 지하경제에 암호화폐가 기여하는 한 암호화폐의 가치 역시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지하경제 활성화를 열심히 외치시던 503께선 편히 누우셔도 되겠습니다.
아래 링크는 'Bitcoin's fluctuations are too much for even ransomware cybercriminals'라는 제목의 18일자 가디언 기사인데 최근에 랜섬웨어의 지불요구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는 내용입니다. 궁금하면 한번 읽어 보시길...
2018.01.25 03:28
2018.01.25 11:04
2018.01.26 11:57
놀랍습니다....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2018.01.25 07:29
나쁜놈들, 도둑놈들,, 누구누구 같은 놈들 :
흔적 남는 게 적은 거래일수록 좋아요. 그래서 우리는 불편하더라도 현금을 뭉텅이로 들고 다니면서 집도 사고 그러거든요. 100만원권 발행을 희망합니다. 5만원권을 이렇게 많이 발행하는 건 국가적 낭비입니다. 부동산 가격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할 수 있다면 가격을 40% 까지 더 지불할 용의도 있습니다.
불법자금세탁, 불법외화반출, 불법거래 등으로 덩치가 형성되고 거기에 탈중앙화니 아나키즘이니 뭐니 it먹물들이 설레발치고 그에 혹한 눈먼돈들이 모여 투기광풍을 만들어 낸거였죠. 그래서 가상화폐거품은 이전의 거품들보다 더 오래 갈지도 모릅니다. 나쁜놈들과 어리석은 자들이야 이 세상에 차고 넘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