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모델 도촬+유포 사건

2018.05.10 22:11

soboo 조회 수:2746


전 오래전에 누드 대생 수업을 해본적 있어요.  

학교 다닐적 공대소속이었지만 건축과였던 덕분에  미술실기 수업을 한학기 받았는데 마지막 실기과제가 누드 대생이었고 그것이 기말고사였죠.

이 수업은 학기초부터 과학우들을 무척 들 뜨게 만들었는데 이유는 선배들로부터 교양미술 수업은 학기말에 누드대생을 하게 될 것이란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에요.  모델은 여성이었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성비는 남:녀가 3:1 정도였던거 같습니다.


드디어 학기말이 되자 교수님께서 누드 대생 실기수업을 예고하시면서 5분여간 주의사항을 말씀하셨습니다.

주로 일종의 금기시 되는 행위들을 나열하고 경고를 하는 내용이었어요.

그 대부분은 수업분위기를 진지?하게 유지하며 모델분의 '인격'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흐릿하지만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것은

대생교실 (건축과 설계 실기실) 의 모든 창문을 교수님 연구실 분들이 와서 레드벨벳천으로 가리고 

교실의 앞과 뒤문을 잠그고 외부에서 조교 한명이 엿보려는 것들이나 무단침입자들을 경계 섰던것이 떠 오르네요.

한시간 남짓 시간이 흐른거 같은데 뭘 어떻게 그렸고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도 잘 기억이 안나요. 그건 오래되서 그런게 아니라

뭔가 빨리 머릿속에서 지우개가 자동 작동된게 아닐까 싶어요.

그냥 조명 아래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어떤 추상적인 이미지만 남아 있어요.

그 실기수업 있던날 저녁에 복학생들과 남학생들은 술자리를 갖고 그날 자신들이 본 것에 대해

무용담을 나누었다는 쪼다같은 소문이 기억이 남네요.

가장 분명한 기억은 제가 그 수업에서 A+ 받았다는거 :)




워마드? 유저의 행위라고 하는데 맞나요? 여기 망해서 문닫았다는 소리 들었던거 같은데....역시나 멍청하고 나쁜것들은 질겨요.

이런식의 미러링은 정말 멍청하고 백해무익합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들을 애들도 아니고 그냥 저지랄들 하다가 스스로 다 디졌으면 좋겠어요. 


워마든지 뭔지 하는 것들의 누드모델에 대한 도촬과 sns 유포는 바로 대생 누드모델의 '인격'을 개무시한 행위죠.

게다가 교양수업도 아닌 미대생의 전공수업중 그런 짓을 했다니 퇴학 당해도 싸요.

왜? 이건 여혐 남혐의 문제가 아니라 미대에서 누드대생 수업에 관련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오던 에티켓, 금기의 문제이며

누드모델의 인격권에 관한 문제거든요.  당장 저런식으로 누드모델을 도촬하고 유포하는것을 통제 못하는 학교에 어떤 모델이 가고 싶겠어요?


학교차원에서 공권력까지 동원해서라도 가해자를 색출하고 책임을 물리고 (사법적 처벌과 별개로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처벌도 있어야 함)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분명하고 실효적으로 해야합니다.

제가 학교 다닐적에는 창문만 가리고 문단속하고 조교 한명이 보초만 서면 되었지만 
지금은 몰카 감지 및 제거 그리고 핸드폰 압수가 추가 되어야 겠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사건이 방송사 저녁 뉴스에 보도가 될 정도의 사건인가요? 전 이해가 안됩니다. 

대부분의 언론에서 기사화 된것도 놀라웠는데 방송까지? 

아니 여성신체에 대한 도촬과 그 유포와 소비로 형성된 한남들의 더러운 변태적 성욕해소 생태계가 거대하게 형성된 한국에서?

 

아; 피해자가 남성이었군요.   역시 한남들의 호들갑이란;


마이너 인터넷 언론사 사회면 단신꺼리도 안될 사건이 방송을 타는걸 보면서

한국사회 성평등 지수가 끔찍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이 사건에는 세가지 측면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미술수업에서 학생들을 통제하지 못한 학교측(교수의 관리감독의 불성실함) 의 문제

두번째는 허술한 관리속에 누드모델의 인격을 대상화한 양아치 같은 학생의 문제

그리고 이 감도 안되는걸 방송 뉴스까지 타게 만들고 일파만파 커지게 풍선을 불어대는 한남들의 빻은 짓거리


세번째.... 니들이 거기 왜 끼어 든건데?




(저런걸 받아서 기사화한 언론들 문제는 제낄게요. 달리 기레기입니까)



* 범인이 잡혔는데 학생등  특정학교 관계자가 아닌 것으로 들어나 제목을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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