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십니까?

2020.01.15 04:43

어디로갈까 조회 수:929

이 신새벽에 못본 지 오래된 지인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어떻게 지내요?"
저에게 호감을 표하거나 서로 생각/감정을 나눠본 적은 없는 사이입니다. 각자의 업무성과에 대해 절제된 언어로 격려 정도 주고받는 관계라 답말이 막히네요. - -

에코의 유머 용 에세이집 <세상의 바보들에게 화내는 방법>에는 독자의 상식과 지식에게 던지는 여러가지 질문이 적혀 있죠. 
그 중  '어떻게 지내십니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역사적 셀럽들의 한마디가 소개돼 있는데, 몇몇 인물들의 것을 함 떠올려봅니다.
(주: 작년이었나, EBS에서 이 질문을 영상으로 제작해 방송한 바 있음.)

- 어떻게 지내십니까? 

괴테 : 빛이 조금 보입니다.
노스트라다무스 :  언제 말입니까?
노발리스 : 한 바탕 꿈속입니다.
데카르트:  잘 지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드라큘라 : 피봤습니다.

라이프니츠 : 이 보다 더 잘 지낼 수는 없을 것 같군요.
레닌:  4월에 무엇을 할까 고민 중입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는 그가 집필한 볼셰비키 혁명의 교과서.)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처럼 뜻모를 미소만 지음.
뤼미에르 형제: 열차를 조심하세요~ (그들의 '라시오타 역의 열차'상영 때 정면에서 달려오는 열차 장면에서 관객들 혼비백산.)
버지니아 울프 : 내일은 날씨가 좋기를 바랍니다.

버클리 : 잘 지냅니다. 난 그렇게 지각합니다.
베토벤: 뭐라고요? 뭐라고요? ( 청력을 잃은 후 글로만 의사소통했으니.)
비발디 : 계절에 따라 다릅니다. (<4계>가 저절로 나온 게 아님.)
비코 : 나에게 그건 순환적이죠.
비트겐슈타인 : 그것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 게 낫겠습니다.

성 안토니우스 : 환상이 자꾸 보입니다.
소크라테스 : 모르겠소.
셰익스피어: 당신 좋을 대로 생각하세요. (As you like it.)
세헤라자데: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라기엔 왕에게 천일 동안 이야기를 들려줬던 전력이.)

아가사 크리스티: 맞춰보세요~ 
아베로에스 : 잘 지내면서 잘 못지냅니다.
오이디푸스 : 질문이 복합적이군요.
유다 : 입맞춤 한 번 해도 될까요?

아인슈타인 : 상대적으로 잘 지냅니다.
이카루스: 한바탕 곤두박질을 치고 난 기분입니다. (밀랍 날개로 날다가 바다로 곤두박질쳤... )
에피메니데스 : 내가 그걸 말한다면 거짓말을 하는 게 될 거요.
카뮈 : 부조리한 질문이군요.
카프카: 벌레가 된 기분입니다. 

탈레스 : 물 흐르듯 살고 있습니다.
파스칼 : 늘 생각이 많습니다.
플라톤 : 이상적으로 지냅니다. (핵심 개념 이데아.)
피타고라스 : 만사가 직각처럼 반듯합니다.

하이데거 : 지낸다 함은 무엇을 의미하는 거죠? (Was heisst gehen?)
헤라클레이토스 : 잘 돌아갑니다. 잘 돌아가요......
흄 : 잘 지냅니다. 난 그렇게 믿습니다.

어디로갈까: 어느 길로 가볼까, 여태 생각 중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7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23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767
124738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4화까지 보고 catgotmy 2023.11.14 258
124737 프레임드 #613 [4] Lunagazer 2023.11.14 63
124736 LG, ‘29%할인’ 정말로 검토중이다/코시 하이라이트 [2] daviddain 2023.11.14 281
124735 영웅본색2 한국에서 애니 제작 [1] DAIN 2023.11.14 166
124734 신 울트라맨 12월 6일 한국 개봉 [4] DAIN 2023.11.14 179
124733 3명의 권력자 암살 3차대전 [4] catgotmy 2023.11.14 232
124732 시에라 게임 주제가 [1] 돌도끼 2023.11.14 124
124731 [왓챠바낭] 영화보다 출연진 구경이 더 재밌는, '보디 백'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3.11.13 327
124730 LG 우승 ㅡ Succede solo a chi ci crede/구글에 LG 트윈스 치면 불꽃놀이 [7] daviddain 2023.11.13 251
124729 프레임드 #612 [6] Lunagazer 2023.11.13 81
124728 응답하라1988이 8년전 작품이었군요... [3] 왜냐하면 2023.11.13 347
124727 KS 5차전 시구자 [24] daviddain 2023.11.13 388
124726 [넷플릭스] '블루 아이 사무라이', 완전 초강추 [6] S.S.S. 2023.11.13 642
124725 John Bailey 1942-2023 R.I.P. [1] 조성용 2023.11.13 180
124724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이동진 평론가 해설을 다녀와서(스포)(걸그룹 신곡 뮤비 있음) 상수 2023.11.12 508
124723 [게임바낭] 그동안 엔딩 본 게임들 넷 잡담입니다 [9] 로이배티 2023.11.12 265
124722 바낭 - 왜 하필 주말 오후에 듀게가 멈출까(그냥 추정) 상수 2023.11.12 208
124721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catgotmy 2023.11.12 130
124720 프리임드 #611 [2] Lunagazer 2023.11.12 72
124719 모처럼 재미있는 일드 [7] thoma 2023.11.12 46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