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작이네요. 에피소드 여섯개에 편당 한 시간쯤 됩니다. 장르는 첩보/스릴러구요.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두 얼굴 가운데를 저렇게 해 놓은 센스가 그리 맘에 들진 않습니다만...)



 - 조나단 파인이라는 젊은이가 나옵니다. 2011년 이집트 혁명 시기의 카이로에 위치한 고급 호텔이네요. 시내가 군중으로 점령당하고 군인들이 최루탄을 쏴대는 와중에 우리의 성실한 '심야 지배인' 조나단이 출근을 해요. 그리고 드라마는 잠시 동안 집약적으로 이 양반이 얼마나 유능한 매니저인지를 보여줘요. 친절 상냥하고 반응 즉각적이고 돌발 상황에도 늘 현명하게 대처하며 심지어 '펑!' 소리만 듣고도 '서쪽 45m 위치에서 최루탄이 터졌다!'고 보고하는 필요 이상으로 훌륭한 능력까지 갖고 있지요. 

 아...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요약합니다. 그날 밤에 이 양반이 어떤 미모의 여성과 엮이고, 그 여성 배후의 위험한 비밀을 알아 버리고는 여성을 도와주려 애쓰다가... 실패하구요. 그로부터 몇 년 후, 스위스의 호텔로 옮겨서 일하다가 바로 저 실패한 일의 진짜 배후를 운명적으로 마주치고는 "이번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능!!" 이라 결심하여 쓸 데 없이 위험한 일에 몸을 내던진다는 이야깁니다.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나이트 매니저!!! 로 활약하는 부분은 첫 에피소드 하나 뿐이라는 거. ㅋㅋ 근데 그 때 주인공 매력이 제일 쩐다는 거.)



 - 존 르 카레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원작이 출간된 건 1993년이라고 하니 거긴 이집트 혁명 대신 뭔가 다른 게 나왔겠지만 전 당연히 안 읽어봤죠. (당당)

 이렇게 유명한 양반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이다 보니 보고 나서 뭐라 떠들어대는 게 여러모로 좀 부담스럽습니다. 왜냐면 전 이 작가님 팬이 아니어서 읽어본 책이 몇 권 안 되거든요. 영화도 본 게 얼마 없습니다. 저 심지어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도'도 아직 안 봤어요. ㅋㅋㅋㅋ


 그런 와중에 제게 가장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건 당연히 비교적 최근작인 '모스트 원티드 맨'입니다만. 이 드라마는 그 영화와 톤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래서 뭐... 책임도 못 질 '존 르 카레 스타일 운운' 드립 같은 거 자제하고 그냥 드라마 자체에 대한 얘기만 하려구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혹시나 사진 보고 의아해하는 분 있을까봐, 콜먼님은 임신한 걸로 나옵니다.)



 - 일단 아무 정보 없이 처음 재생을 시작하고는 이런 생각을 했었죠. '아, 이거 이집트 혁명 기간 동안 호텔에서 은밀히 벌어지는 스파이 암투극인가!'

 그래서 굉장히 머리를 굴려가며 이 고풍스런 호텔을 소재로 뽕을 뽑아 먹는 알찬 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만. 그런 거 전혀 아니었구요.

 그 다음엔 또 '아... 역시 또 리얼 스파이 세계를 건조하고 삭막한 톤으로 그린 이야기려나!' 했는데, 어라. 그것도 좀 아니었구요.

 결국 다 보고 난 후에도 여전히 '기대하고 다른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ㅋㅋ 뭐가 그렇게 기대와 달랐냐고 한다면...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스파이, 카지노, 미인, 오가는 의심의 눈빛과 그 와중에 피어나는 사랑!!!)



 - 뭔가 되게 '스파이물의 로망' 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뭐 존 르 카레의 원작 소설들도 로망 같은 게 있긴 하지만 그건 보통 '로망 따위 없는 삭막하고 현실적인 스파이 세계의 로망'이잖아요. 근데 이 드라마는 되게 정석적으로 스파이물의 로망, 페티쉬 같은 걸 잔뜩 깔고 전개가 돼요.


 일단 주인공 캐릭터부터가 그렇습니다. 걸프전 3회 참전 용사로서 전투력 쩔구요. 자기 직업에 대한 사명감도 매우 투철하면서 겁나게 유능합니다. 게다가 톰 히들스턴의 외피를 쓰고 있기 때문에 수트빨 끝내주고. 가는 데마다 여자들이 눈에 하트가 되어 달려드는데 그게 어색하게 안 느껴질 정도로 간지 쩔... ㅋㅋㅋㅋ 또한 제대로 훈련 받은 적도 없이 다짜고짜 살벌한 임무에 투입돼서는 수십년 경력 스파이 뺨치는 상황 판단 능력과 연기력으로 거듭되는 위기를 착착 헤쳐나가구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애초에 굳이 본인이 할 필요도 없는 위험한 임무에 자발적으로 뛰어드는 고귀한 영웅입니다. 더 이상 뭐 덧붙일 로망이 남기는 했나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그 와중에 월급쟁이 생계형 정보요원의 진면목을 보여주시는 콜먼님. 이야기의 균형을 잡아 주십니다.)



 - 물론 원작자 취향이 어디 가버린 건 아닙니다. MI6나 CIA를 한심하고 매정하며 사실상 무능한 조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라든가. 그 와중에 임무에 헌신하는 스파이와 정보 요원들에게 존경의 시선을 보내는 것도 그렇구요. 또 거의 대부분의 스파이질, 정보원질 장면들은 대략 현실적으로 묘사가 돼요. 주인공이 내내 살짝 오버 스펙 먼치킨 느낌이긴 한데, 대신 올리비아 콜먼(!)이 연기하는 조력자 캐릭터의 '공무원 생활' 스토리가 이야기를 현실 세계에 붙잡아 놔 주고요. 


 하지만 역시 위에서 말한 스파이물 히어로 주인공 캐릭터에다가, 주인공을 끝까지 신뢰하며 자기 삶 바쳐가며 돕는 프로 정보원님과 동료들의 훈훈한 뒷받침이 있구요. 눈부신 미녀(들)와의 로맨스가 있구요. 카리스마 있는 악당이 있구요. 마지막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드라마틱한 마무리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극사실주의적 푸석푸석 퍽퍽 스파이물 기대하는 분들은 안 보시는 게 좋아요.

 보는 내내 고민했어요. 1993년경 존 르 카레씨는 원래 이런 소설을 썼던 것일까. 아님 드라마 만드는 사람들이 MSG를 한 통 원샷으로 털어 넣은 것인가... ㅋㅋ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적으로 만난 두 남자 사이에서 피어나는 위험한 우정!!! 같은 건 다행히도 없습니다. 근데 그거 비슷한 건 나와요.)



 - 초반이 참 매혹적이었습니다. 카이로 호텔의 분위기도 쩔고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도 그 때 가장 폭발하구요. 말하자면 고전 필름 누와르 분위기랄까. 본의 아니게 탐정 노릇을 하게 된 남자가 위기에 처한 팜므 파탈과 엮여서 알 수 없는 미스테리와 위기로 빠져드는 분위기가 아주 그럴싸했구요. 직장 옮겨서 빌런을 마주쳐서 본격적으로 임무에 뛰어드는 부분도 아주 좋았어요.


 다만 이제 임무가 본격적으로 발동 걸리고 나면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악당 소굴에 들어간 아마추어 스파이, 그리고 악당 그룹들의 캐릭터와 관계들이 폭발하면서 차가운 척하는 멜로드라마 모드가 되는데...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겠다 싶었어요. 일단 '모스트 원티드 맨' 같은 냉정하고 간결한 스파이물과는 아주 거리가 멀구요. 아마추어 히어로가 연달아 닥치는 위기들을 임기 응변과 피지컬로 극복해가며 악의 실체를 밝혀가는 과정... 입니다만. 워낙 주인공의 상황이 엔들리스 절체절명이고 캐릭터들도 잘 뽑혀서 긴장감 하나는 훌륭합니다만. 동시에 다소 평범한 스릴러 분위기라는 느낌도 있어요.


 그리고 진짜로 호불호가 갈릴 건 결말 부분이요. 여기는 정말로 그냥 장르물이 됩니다. ㅋㅋ 아무리 능력치가 쩔어도 나름 현실적인 톤은 잃지 않던 주인공이나 아무리 믿음과 신뢰를 보여도 현실 공무원 st.의 행동을 넘지 않던 조력자들이 막판엔 그냥 정의의 팀이 되어서 막 드라마틱한 함정도 파고 모험도 하고 반전반전 거듭하고... 그래서 가라앉은 톤의 비정한 사실주의적 스파이물을 바라고 보신다면 이 결말에 조금 김이 샐 수도 있겠더군요. 전 뭐 그냥 좀 비약은 있지만 이 정도면 재밌게 잘 짰네... 하면서 봤구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넘나 예쁘신 분이 연기도 잘 하셔서 세상엔 참 잘난 사람들이 많고 그 중에 내가 아는 사람은 정말 적구나... 하며 봤던 엘리자베스 데비키.)



 - 그래서 결론은요.

 톰 히들스턴의 쩌는 수트빨, 귀엽뽀짝과 터프함이 공존하는 매력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작품입니다. ㅋㅋ 되게 매력적이에요.

 웰메이드 스파이물을 원하신다면 그것도 괜찮습니다. 다만 계속 하는 말이지만 '모스트 원티드 맨' 스타일까진 원하지 마시라는 거.

 솔직히 중후반으로 가면 점점 커지는 스케일에 비해 살짝 쳐지는 느낌이 있습니다만. 에피소드가 6개 밖에 안 되니 지루해서 쉬고 싶을 정도까진 안 가더군요.

 어차피 아마존 프라임 쓰시는 중이고, 딱히 볼 게 없는 가운데 괜찮은 스파이물, 혹은 톰 히들스턴 매력 뿜뿜 영상 화보를 보고픈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휴 로리 팬분들이라면야 뭐, 일단은 추천 가능합니다만 캐릭터가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아요 사실. ㅋㅋㅋ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배우 매력이 별로란 얘기가 아니니 오해 마시길! ㅋㅋ)



 + 엘리자베스 데비키라는 아주 매력적인 비주얼의 배우가 나와서 상당히 좋은 연기 보여주십니다만. 이런 배우를 왜 자주 못 봤을까? 했는데 보다가 뭔가 좀 어색함이 느껴져서 확인해보니 키가 191cm시라네요. 188이라는 톰 히들스턴과 나란히 섰을 때 더 커보이는 장면이 많습니다. 나름 인물 배치나 이런저런 트릭으로 키를 조정해서(?) 보이게 만드는 것 같던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티가 나는 장면들이 있더라구요. ㅋㅋㅋ



 ++ 이 드라마를 삼일 전에 시작하고 원래는 이틀 전에 끝낼 생각이었는데 그 때 내용에 집중을 못 해서 느릿느릿 보다가 어제 끝냈습니다. 본의 아니게 영 안 좋은 추억이 토핑되어 버린... ㅠ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8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4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31
124573 베르나르 베르베르 얼굴 나오는 광고보고 놀라는 언니왈 "프랑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데 정말일까요 [31] 고등어/여름엔 밀면 2012.08.07 7269
124572 부르카(히잡) 금지법에 대한 이야기 [38] amenic 2015.01.24 7267
124571 전 이 분이 지구에서 가장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21] 비밀의 청춘 2011.08.05 7266
124570 (역겨운 글이니...) 외로워서 잠이 안와요ㅠㅠ [18] hottie 2012.11.18 7263
124569 무슨 도시 전설같은 영국 요리, 그리고 유럽의 요리들 [22] Bigcat 2014.09.30 7262
124568 문재인 일화, 뭉클했습니다. [44] 늦달 2012.10.25 7258
124567 예언왕 김성모.jpg [7] 자본주의의돼지 2012.09.21 7258
124566 회사 사람의 경조사, 어디까지 챙기세요? 특히 기혼직원의 배우자 관련인 경우... [2] DH 2011.08.04 7258
124565 진중권씨 요새 많이 힘들어 보이던데요. [20] 知泉 2012.08.21 7258
124564 나는 가수다.. 옥주현씨가 아니고 가수 A씨 [23] 도야지 2011.05.27 7258
124563 전 직장 여자 분에게 자꾸 카톡 게임 초대가 옵니다 [10] 새벽하늘 2013.02.09 7256
124562 태연이 태업했다며.swf (자동재생주의) [30] carcass 2010.06.25 7255
124561 요즈음, 영향력있는 한국소설작가는 누가 있을까요? [26] 교집합 2010.06.06 7255
124560 사이좋은 엘렌 페이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14] magnolia 2010.07.23 7253
124559 홍진기(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의 아버지)라는 인물로 본 혈연카르텔(옆동네에서 퍼왔어요) [5] 코기토 2011.02.17 7249
124558 카페 일회용컵 규제 8월부터 본격 시작, 일회용품, 비닐, 영수증 등 규제에 대한 필요성 [17] 프레데리크 2018.07.13 7249
124557 위장 천주교신자 살짝 꼬리 잡히다 [9] Apfel 2010.06.06 7248
124556 이 정도면 승리한 분위기가 날 법도 한데.. [24] 루아™ 2010.06.03 7248
124555 레고 섹스도 있군요 [10] 가끔영화 2013.06.17 7246
124554 [듀나in] C드라이브 적정용량 어느정도로 잡으면 좋을까요? [11] 라곱순 2011.03.11 7246
XE Login